태국 극적 잔류 한국女배구 VNL 최하위 확정 챌린저컵으로 강등
- 국제대회 / 류한준 기자 / 2025-07-14 10:53:21
대한배구협회(KVA)도 그렇고 성인대표팀에서 뛰는 대부분 선수들이 속한 V-리그를 주관하고 있는 한국배구연맹(KOVO)도 공통적으로 신경쓰고 있는 문제가 있다. 바로 남녀대표팀 국제경쟁력 강화다.
남녀대표팀은 지난 2023년 중국 항저우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사상 대회 역사상 처음으로 동반 노메달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그리고 여자대표팀도 남자대표팀에 이어 국제배구연맹(FIVB) 주최 발리볼 네이션스리그(VNL) 무대에서 강등됐다.
남자대표팀은 2018년 VNL에서 최하위에 머물면서 챌린저컵으로 강등됐고 이후 VNL 복귀에 힘들어하고 있다. 같은 상황을 여자대표팀도 맞이했다.
페르난도 모랄레스(푸에르토리코)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여자대표팀은 2025 VNL에서 1승 11패(승점5)라는 성적을 냈다. 13일 불가리아와 맞대결에서 2-3으로 져 승점1을 손에 넣고 18개 참가국 중 17위로 이번 대회 일정을 마쳤다. 그런데 '경우의 수'가 걸려있었다.
14일 열리는 태국-캐나다 경기 결과에 따라 올해 VNL 최종 순위가 정해지기 때문이었다. 한국 입장에선 이번 대회에서 유일하게 승수를 챙긴 캐나다(3-2 승)가 태국을 3-0 또는 3-1로 잡아주길 바랬다.
하지만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태국은 이날 캐나다와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2-3(25-17 23-25 28-30 25-23 13-15)으로 졌으나 승점1을 획득, 1승 11패(승점6)가 되며 한국을 최하위로 끌어내리고 17위로 올라서며 극적으로 VNL 잔류에 성공했다.
이로써 여자대표팀은 2026년 챌린저컵으로 강등됐다. 챌린저컵에서 우승을 해야 그 다음해 VNL로 돌아올 수 있다. 남자대표팀 경우를 봐도 복귀는 쉽지 않다.
FIVB 챌린저컵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관문을 거쳐야 한다. 각 대륙별로 열리는 챌린저컵에서 우승을 해야한다. 한국의 경우 아시아배구연맹(AVC) 챌린저컵을 먼저 통과해야한다. 이곳에서 만나개 되는 상대도 이제 더이상 만만하지 않다.
2010년대 이후 대표팀 전력을 한층 끌어올리고 있는 대만, 베트남을 비롯해 국내 배구팬들에게도 익숙한 메가(전 정관장)가 버티고 있는 인도네시아 등과 만나야한다. 여기에 높이가 있는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과도 FIVB 챌린저컵 진출을 놓고 경쟁해야 한다. 이도희 전 현대건설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이란도 만만하게 봐선 안된다.
AVC 챌린저컵을 통과한다해도 VNL 복귀를 장담할 수 없다. FIVB 챌린저컵에서 만날 상대는 유럽과 중남미 팀이라 AVC 소속팀들과 또 다르다. 이런 이유로 VNL에서 한 번 밀려나면 다시 돌아오기란 녹록치 않다.
VNL이 중요한 건 FIVB 랭킹 포인트 관리 뿐 아니라 국제배구 트랜드를 파악하기 좋은 대회기 때문이다. FIVB는 각종 규정 변경 등을 VNL을 통해 테스트한다. VNL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월드리그(남자부)와 월드그랑프리(여자부)도 그랬다.
남자대표팀과 별계로 여자대표팀의 VNL 강등에 대한 우려는 그전부터 나왔다. 2020 도쿄올림픽(2021년 개최) 이후 김연경, 김수지(흥국생명) 양효진(현대건설)의 대표팀 은퇴와 함께 전력 약화에 대한 걱정과 함께 앞으로가 정말 중요하다는 의견이 배구계 안팎에서 많이 나왔다.
그러나 도쿄올림픽 4강이라는 기쁨 뒤에 찾아온 아픔은 컸다. 세사르 에르난데스 곤살레스(스페인) 감독(현 프랑스여자배구대표팀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을 당시 VNL에서 전패를 당하는 등 비상등은 이미 켜진 상황이었다. VNL에서 졸전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노메달로 이어졌고 사령탑을 모랄레스로 바꾸긴 했지만 결국 바라지 않던 VNL 강등이라는 결과와 마주했다.
모랄레스호는 오는 23일 재소집될 예정이다. 8월 12일부터 17일까지 경남 진주시에서 열리는 '코리아인비테이셔널 국제대회'에 참가한다. KVA가 개최하는 대회로 지난해 남자대회에 이어 올해는 여자대회로 치러진다. 모랄레스호에게는 올해 참가하는 사실상 마지막 국제 대회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체코, 프랑스, 스웨덴, 아르헨티나가 참가한다.
코리아인비테이셔널은 FIVB 랭킹 포인트 관리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FIVB 주관 대회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한국이 대회 참가국과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두거나 우승을 차지해도 FIVB 랭킹 포인트를 쌓을 수는 없다.
글_류한준 기자
사진_국제배구연맹(FIV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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