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배구의 힘을 보여줄 때가 왔다! 2022년 한국 남녀 대표팀의 항해

매거진 / 이정원 / 2022-04-08 12: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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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가 종료되면 비시즌에는 국제 대회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최근 2년 동안 각종 대회가 취소되거나, 연기되고 혹은 제대로 된 선수 라인업을 꾸리지 못하며 국제 경쟁력을 쌓을 기회가 없었으나 2022년에는 다르다. 국제배구연맹(FIVB)이나 아시아배구연맹(AVC) 모두 대회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 2022년에는 어떤 대회가 한국 배구를 기다리고 있을까.
 


‘세자르호’ 첫 대회는 2022 VNL
2020 도쿄올림픽 종료 후 한국 여자배구는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 한국 여자배구를 10년 이상 이끈 김연경, 양효진, 김수지 등이 은퇴를 선언했다. 새로운 선수 라인업을 꾸려야 한다. 또한 2020 도쿄올림픽 4강을 함께 한 스테파노 라바라니 감독이 새로운 도전을 위해 한국과 재계약 대신 폴란드 여자배구 대표팀 감독으로 자리를 옮겼다. 배구협회는 지난 3년간 라바리니 감독과 함께 여자 대표팀을 이끈 세자르 에르난데스 곤잘레스 감독에게 지휘봉을 넘겼다.

세자르 감독은 현재 터키여자배구리그 바키프방크 수석코치를 맡고 있으며, 유럽 일대에서는 자신의 능력을 펼치며 인정받은 사람이다. 선수 출신은 아니지만 전력분석, 코치, 매니저 등 보직에 관계 없이 제 능력을 펼쳐 인정받았다. 대표팀 감독직은 처음이지만 그간 쌓아온 여러 지도자 경험이 대표팀을 운영하는 데 있어 큰 힘이 될 거라는 게 배구협회의 생각이다. 배구협회 관계자는 “원래는 2월에 한국에 와 전반적인 선수 검토나 여러 이야기를 해보려고 했는데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현재로서는 4월 입국을 추진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세자르 감독과 한국 여자 대표팀이 함께 할 첫 무대는 바로 2022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다. VNL이 이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 2021년에는 코로나19 여파로 도시 간 이동 없이 이탈리아 리미니에서 진행됐으나 올해는 다시 여러 국가, 도시를 돌아다니며 경기를 치른다. 또한 가장 달라진 점은 리그를 치르는 방식이다. 이전에는 5주에 걸쳐 진행됐고 매주 4개 팀씩 4개의 조로 나누어 조별로 리그전을 치렀다. 이번에는 아니다. 2022년부터는 3주에 걸쳐 매주 8개 팀씩 2개의 조로 나누어 리그를 치르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총 6개의 도시(미국 슈리브포트-보시에시티, 터키 앙카라, 브라질 브라질리아, 필리핀 파사이, 캐나다 캘거리,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열린다. 이전에는 한 팀씩 맞붙어 총 15번의 경기를 치른 후 상위 4팀을 뽑아 토너먼트의 4강 형식을 치렀다. 이제는 다 한 번씩 맞붙지 않는다. 토너먼트 진출국도 4개 팀에서 8개 팀으로 늘어났다. 토너먼트는 7월 11일에서 17일까지 열린다.

한국은 1주차에 미국 슈리브포트-보시에시티에서 경기를 치른다. 첫 경기는 숙명의 라이벌 일본이다. 오는 6월 2일 오전 10시(이하 한국 시간 기준)에 첫 경기를 가진다. 그리고 6월 4일(오전 4시)에 독일, 5일(오전 4시)에 폴란드, 6일(오전 8시)에 캐나다와 경기를 치른다.

이후 열흘의 휴식 시간을 가진 뒤 브라질의 수도 브라질리아로 이동한다. 16일(오전 6시)에 도미니카공화국, 17일(오전 3시)에 세르비아, 19일(오전 9시)에 네덜란드, 20일(오전 4시)에 터키를 만난다. 2주 차에 눈여겨볼 경기는 세르비아전이다. 도쿄올림픽 3-4위전에서 한국에 아픔을 준 세르비아를 상대로 패배 설욕을 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그리고 원래 3주 차 경기는 러시아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FIVB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되면서 오는 6, 7월 러시아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VNL 대회를 다른 장소에서 열기로 했다”라고 발표했다. 또한 FIVB는 “러시아를 동조한 벨라루스는 물론이고 러시아 국가대표팀, 클럽, 임원, 비치발리볼, 스노 발리볼 선수들은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모든 국제 및 대륙별 경기에 참가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지난 5일 FIVB는 새로운 경기 장소를 발표했다.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경기가 열린다. 3주차 첫 상대는 28일에 맞붙는 태국이다. 30일에 브라질, 7월 1일에 중국 그리고 마지막으로 7월 3일에 이탈리아를 만난다.

지난 2021 VNL에서는 미국이 브라질을 꺾고 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터키는 일본을 잡고 3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지난 대회에서 3승 12패, 승점 10점으로 16개국 참가국 중 15위에 머물렀다.

올해부터는 FIVB 주최 대회에도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FIVB는 올림픽 티켓을 해당 대륙의 월드랭킹이 가장 높은 팀에 출전권을 우선 배정하기로 했다. 그동안 출전권 확보를 위한 마지막 관문이자 기회였던 대륙예선전이 치러지지 않는다. 배구협회 관계자는 “이제는 VNL이나 세계선수권에도 많은 신경을 써야 한다. 랭킹 포인트를 많이 쌓아야 랭킹도 계속해서 유지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여자대표팀의 8~9월 촉박한 일정
배구협회의 생각은?

지난해에도 VNL과 하동코호트훈련, 도쿄올림픽까지 바쁜 비시즌 일정을 보냈던 여자 대표팀은 이번 비시즌에도 타이트한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6월부터 7월까지 VNL 일정을 소화한 후 잠시 숨 고르기를 한 뒤 8월부터 연이은 세 개의 대회가 기다리고 있다. 8월 21일부터 28일까지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리는 2022 AVC컵 여자대회, 9월 8일부터 16일까지 중국 항저우에서 열리는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9월 23일부터 10월 15일까지 네덜란드와 폴란드에서 열리는 2022 세계여자배구선수권대회가 여자 대표팀을 기다린다.

상대적으로 1군보다 2군 전력이 나오는 AVC컵에는 유망주 위주의 팀을 꾸릴 것으로 보인다. 배구협회 관계자는 “아무래도 아시안게임이나 세계선수권보다는 위상이 떨어지고, 올해는 AVC컵 성적이 랭킹 포인트에 포함이 안 되는 걸로 알고 있다. 다음 대회 성적부터 포함이다. 일정이 타이트하기 때문에 세 개의 대회를 모두 주전급 선수들로 나가는 건 현실적으로 무리다. 그때 가봐야 알겠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AVC컵은 멤버를 다르게 꾸려야 되지 않을까 싶다”라고 예상했다.

AVC컵과 세계선수권은 이미 조 편성이 나왔다. 총 10개국이 참가하는 AVC컵에서 한국은 개최국인 필리핀, 중국, 베트남, 이란과 A조에 편성됐다. B조에는 일본, 태국, 카자흐스탄, 대만, 호주가 속했다.

세계선수권에서는 라바리니 감독이 이끄는 폴란드를 VNL에 이어 또 한 번 만난다. 한국과 폴란드는 터키, 도미니카공화국, 크로아티아, 태국과 함께 B조에 포함됐다. 네덜란드, 이탈리아, 벨기에, 푸에르토리코, 카메룬, 케냐가 A조에 미국, 세르비아, 독일, 불가리아, 캐나다, 카자흐스탄이 C조에, D조에는 브라질, 중국, 일본, 콜롬비아, 아르헨티나, 체코가 편성됐다.

위에서 언급했듯 이제부터는 세계선수권 성적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최대한의 성적을 내 랭킹 포인트를 획득해야 한다. 이번 세계선수권은 각 조 상위 네 팀이 다음 조별리그 2라운드로 진출한다. 2라운드에 진출한 16개 팀은 자동으로 조 편성이 이루어진다. 2차 조별리그는 1차 조별리그 성적을 안고 진행될 예정이다. 이후 8강, 4강 그리고 결승전까지 치르게 된다. 한국은 최근 대회인 2018년 대회에서 17위에 머물렀다. 2002년 6위 기록 이후 아직 단 한 번도 세계선수권에서는 10위 안에 든 적이 없다. 최고 성적은 1967년, 1974년에 기록한 동메달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 중인 남자대표팀
좀처럼 기를 펴지 못했던 남자대표팀은 2022년 새로운 마음, 설레는 마음으로 국제 대회 일정을 준비하고 있다. 원래 개최를 추진했던 2022 코리아컵 국제남자배구대회 개최를 대신해 7월 27일부터 31일까지 열리는 2022 발리볼챌린지컵 남자대회 개최를 FIVB로부터 제안받았다.

배구협회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건 없지만 FIVB 측에서 챌린지컵 개최를 제안했다. 토너먼트 형식으로 진행될 것이 유력하고, 우리는 개최국으로서 좋은 시드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국제 대회가 열린다면 남자배구 인기 회복에 기폭제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다. 비시즌 배구에 목말라 있는 팬들을 끌어모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후 8월 7일부터 14일까지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리는 2022 AVC컵 남자대회가 기다리고 있다. 남자대표팀은 여자대표팀과 반대로 정상 전력을 꾸려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배구협회 관계자는 “남자대표팀 같은 경우는 한동안 국제 대회를 치르지 못했다. 그리고 대회 종료 한 달 후에 아시안게임을 가진다. 충분한 모의고사가 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라고 말했다. AVC컵 남자대회는 총 12개국이 참가한다. 한국은 이란, 뉴질랜드와 함께 B조에 편성됐다. 대만, 브루나이, 태국이 A조에 일본, 파키스탄, 카자흐스탄이 C조에 자리했다. D조에는 카타르, 호주, 홍콩이 속했다.

최근 침체돼 있는 남자배구가 2022년 국제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 배구 팬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도 기대를 모은다.



유망주들도 국제 대회를 기다린다

2020년과 2021년에는 지금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유행세가 심했다. 그로 인해 성인 대회는 취소되거나 연기됐다. 국제 경쟁력을 키우며 힘을 키워야 할 우리 배구 꿈나무들 역시 한동안 국제 대회를 치르지 못하는 아쉬움을 마음 속으로 삼켜야 했다.

최근의 아쉬움을 이제는 씻어내려 한다. AVC도 각급 연령별 대회 개최를 통해 유망주들에게 경쟁 무대를 제공하려 한다. 지난 3월 17일 각급 연령별 대회 조 편성을 진행했다. 올해는 AVC 주최 유스, 청소년 대회가 남녀 합쳐 4개나 열린다. 가장 먼저 열리는 대회는 제14회 아시아유스여자U17선수권대회다.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리는 유스여자선수권은 6월 6일부터 13일까지 진행된다. 한국은 개최국인 우즈베키스탄, 태국, 호주, 이란과 함께 A조에 편성됐다. B조에는 일본, 중국, 대만, 필리핀, 인도, 카자흐스탄이 자리했다. 이후에는 곧바로 7월 4일부터 11일까지 카자흐스탄 세메이에서 제21회 아시아청소년여자U19선수권대회가 열린다. 총 12개국이 참가한다. 한국은 중국, 필리핀과 C조에 편성됐다. 그 외 카자흐스탄, 이란, 호주가 A조에 일본, 베트남, 우즈베키스탄이 B조에 태국, 대만, 인도가 D조에 속했다.

8월 15일부터 22일까지는 이란 에스파한에서 제14회 아시아유스남자U18선수권대회가 열린다. 한국은 중국, 이라크와 C조에 편성됐다. A조에는 이란, 호주, 카타르가 B조에는 일본, 인도, 쿠웨이트가 D조에는 태국, 카자흐스탄, 태국이 자리했다. 8월 22일부터 29일까지 바레인 리파에서 제21회 아시아청소년남자U20선수권대회가 마지막을 장식한다. 한국은 카타르, 쿠웨이트와 함께 C조에 편성됐다. 총 24개국이 참가한다. 한국 배구 유망주들이 최근 보여주지 못했던 활약상을 보여줄 때가 왔다.

2022년 한국 배구는 어디까지 올라갈까. 세계, 아시아의 강호들을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팬들의 기대가 크다.

글. 이정원 기자
사진. 더스파이크·FIVB·AVC·대한민국배구협회 제공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4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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