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부 보상선수 지명 완료, 굵직한 이름들의 대거 이동…후속 무브 가능성에 눈길
- 남자프로배구 / 김희수 / 2025-04-29 10:18:12
보상선수 지명에서 끝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다음을 주목할 만하다.
남녀부 4개 팀의 자유계약선수(FA) 이적에 대한 보상선수 지명이 모두 마무리됐다. 남자부 우리카드, 한국전력, 삼성화재의 보상선수 지명이 먼저 진행됐고, 28일 현대건설의 지명을 끝으로 FA 시장으로 인한 선수 이동은 일단 모두 끝났다.
가장 먼저 보상선수 지명을 발표한 팀은 우리카드였다. 송명근의 FA 이적에 대한 보상선수로 이시몬을 선택했다. 송명근이 빠져나간 아웃사이드 히터 자리를 그대로 보강한 셈이면서도, 두 선수의 스타일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눈길이 간다. 송명근은 공격과 서브에 강점이 있는 선수인 반면, 이시몬은 수비와 리시브 쪽에서 힘을 보태줄 선수다. 그런데 한 가지 중요한 포인트는 이시몬의 역할을 기존에 수행해왔던 한성정이 이번 FA 시장에서 재계약을 체결한 상태라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카드가 아웃사이드 히터 쪽에서 새로운 움직임을 취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시몬과 한성정 모두 적잖은 연봉을 수령하는 베테랑 선수인 만큼, 둘 중 한 명이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물론 시즌은 길고 리시버가 필요한 순간은 많기 때문에 두 선수가 번갈아가며 팀의 윤활유 역할을 할 가능성 역시 충분하다.
한편 이시몬을 떠나보낸 삼성화재도 곧바로 보상선수 지명에 나섰다. 김정호의 FA 이적에 대한 보상선수로 미들블로커 박찬웅을 지명했다. 현재 국군체육부대 소속으로 군 복무 중인 박찬웅은 다음 시즌 초반 팀에 합류한다. 김준우의 대각 한 자리가 늘 고민인 삼성화재에서 양수현‧손태훈 등과 경쟁하게 될 전망이다.
다만 삼성화재는 이시몬이 이탈하면서 안정적인 리시브가 가능한 아웃사이드 히터 자원이 사실상 아무도 없는 상황이 됐다. 아시아쿼터 세터인 알시딥 싱 도산의 공격적인 플레이를 살리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리시브가 받쳐줄 필요가 있다. 리시버 추가 보강에 나설지, 혹은 공격에 모든 걸 거는 ‘닥공 배구’로 컨셉을 잡고 밀어붙일지가 궁금해진다.
임성진을 KB손해보험으로 보낸 한국전력은 KB손해보험에서 리베로 정민수를 보상선수로 영입했다. 남자부에서 가장 화제가 된 보상선수 지명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전 시즌 베스트7 리베로이자 팀의 주장이었던 선수를 트레이드도 아닌 보상선수로 영입한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리베로에 대한 고민이 있었던 한국전력은 정민수의 영입으로 단숨에 수비력을 끌어올렸다. 국군체육부대에서 곧 돌아올 장지원과 함께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줘야 한다.
한국전력 역시 보상선수 영입으로 인한 후속 무브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팀이다. 원래대로라면 리베로로의 포지션 변경에 나선 서재덕과 돌아올 장지원, 지난 시즌에 경험치를 쌓은 김건희까지 세 명이 리베로 자리를 맡을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서재덕을 다시 윙으로 복귀시키거나, 리베로 카드 하나를 활용해 다른 포지션을 보강하는 방향으로 변화를 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보상선수를 지명한 팀은 여자부 현대건설이었다. FA 고예림의 이적에 대한 보상선수로 페퍼저축은행에서 이예림을 데려왔다. 2015-16시즌에 2라운드 3순위로 현대건설에 입단했던 이예림은 열 시즌만에 친정팀으로 복귀하게 됐다. 신장은 크지 않지만 코트 위에서 할 수 있는 플레이가 많은 살림꾼 이예림이기에 어떤 식으로든 팀 내에서의 활용도는 클 전망이다.
현대건설의 경우 남자부 팀들에 비해서는 드라마틱한 후속 무브가 있을 가능성이 크지 않다. 고예림과 이예림의 장단점이 신장과 하이 볼 처리 정도를 제외하면 대동소이하기 때문에 고예림의 롤을 그대로 이적생 이예림에게 맡길 수 있는 구조다. 오히려 이예림-서지혜-쟈스티스 야우치가 밸런스형 아웃사이드 히터 한 자리를 두고 펼치게 될 경쟁 구도에 더 눈길이 간다.
이렇게 FA 시장이 정말 막을 내렸다. 그러나 아직 열려 있는 가능성들은 너무나 많다. 경기는 없어도 비시즌 역시 배구 팬들에게는 흥미로운 시간인 이유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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