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eams Come True! 현대캐피탈에서 시작과 끝을 꿈꾸는 오레올
- 매거진 / 이가현 / 2023-02-18 09:25:15
현대캐피탈 팬이라면 2015-2016시즌을 절대로 잊지 못할 것이다. 현대캐피탈의 ‘업 템포 배구’가 가장 화려한 꽃을 피웠던 시즌이었다. 최태웅 감독이 처음 지휘봉을 잡은 그 시즌에 현대캐피탈 선수들은 스피드를 장착하고 창의적인 플레이로 코트를 누볐다. 덕분에 무려 18연승의 대기록이 만들어졌다. 현대캐피탈 팬에게는 그야말로 최고의 시즌이었다. 당시 18연승 신화를 썼던 선수들 대부분은 여전히 코트 위를 누비고 있다. 이제는 베테랑으로서 팀을 이끈다. 18연승 동안 팀의 중심을 잡아줬던 외국인 선수 오레올 까메호도 7시즌 만에 다시 현대캐피탈의 선수로 돌아왔다. 그의 합류 덕분일까. 힘들었던 지난 2년간의 리빌딩을 뒤로 하고 현대캐피탈은 선두를 향해 열심히 경쟁하고 있다. 배구에 진심인 이 남자. 오레올의 모든 것을 파헤치고자 <더스파이크>가 만났다.
<더스파이크>와 첫 인터뷰입니다. <더스파이크>를 알고 있는지.
숙소(캐슬오브스카이워커스)에 신문이나 잡지가 놓여있는 곳이 있어요. 잡지를 읽어봤습니다.
‘팩트 체크’에서 외국인 선수는 처음인데, ‘팩트체크’ 코너에 대해서는 알고 있나요.
코너는 잘 모르겠습니다(웃음). 그래도 첫 외국인 선수라는 말이 확 와닿네요. 처음으로 초대 해줘서 감사합니다.
포털사이트에 자신을 자주 검색하는 편인지.
어렸을 때는 많이 했어요. 현재는 거의 검색하지 않는 편입니다. (이유가 있는지.) 딱히 이유는 없어요(웃음). 그냥 자연스레 검색하는 횟수가 줄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기사나 영상이 있다면.
딱 하나로 이야기하려니까 어렵네요. 러시아 국적 취득 당시 나왔던 기사가 기억에 남아요. 올림픽 출전을 위한 국적 취득이었는데 가족과 함께 인터뷰했기에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V-리그 첫 경험은 아름답지 못했다
2012-2013시즌 때 그는 ‘오레올’이 아닌 ‘까메호’로 V-리그에 처음 발을 디뎠다. 세터와 공격수를 모두 경험해본 그에게 거는 기대치는 높았다. 그러나 정착은 쉽지 않았다. 당시 김영래, 이효동 2명의 세터로 운영되던 LIG손해보험은 까메호와 기대했던 만큼의 호흡을 보여주지 못했다. 공격 성공률 50.21%, 득점 5위, 블로킹 3위의 성적을 기록하고 일찍 한국을 떠났다.
LIG손해보험이 첫 V-리그였는데 좀 아쉬웠을 것 같아요.
배구 인생 중에서 가장 안 좋았던 시즌이에요. 선수들이 아니라 당시 팀 관계자나 팀 외적으로 전문적이지 않은 모습이 많았어요. 그리고 훈련 시스템, 방법 등 말이 안 됐던 부분이 많았습니다.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요.
LIG손해보험에서 뛰던 당시 삼성화재에는 레오(현 OK금융그룹)가 활약했습니다. 같은 쿠바 국적의 선수가 한국이라는 낯선 땅에서 만난 것이라 감회가 새로웠을 것 같은데.
굉장히 좋아요. 레오는 정말 좋고 잘하는 선수잖아요. 같은 쿠바 국적인 선수랑 좋은 경기력으로 맞대결을 펼쳐서 흥미롭기도 해요. 레오가 워낙 좋은 기량을 보여주다 보니 내게도 좋은 자극이 됩니다. 전체적으로 좋다고 생각합니다.
#리그 18연승의 주역 “황홀했죠”
아쉬웠던 V-리그였음에도 그는 3년 뒤 다시 한국행을 선택했다. 이번에는 현대캐피탈이었다. 새로운 팀에서 젊은 감독과 함께 신화를 만들었다. 문성민과 대각을 이루며 리그 18연승을 일궈냈다. 아포짓을 주로 담당하는 다른 외국인 선수들과 달리 리시브, 공격 모두를 안정적으로 해내면서 ‘스피드 배구’에 가장 적합한 선수라는 것을 증명했다. 그 시즌에 기록했던 59.45%의 공격 성공률과 리시브 효율 44.77%가 이를 뒷받침한다. 비록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달성하지 못했지만, 행복했던 기억만 남겼던 두 번째 V-리그 경험이 한국 복귀를 꿈꾸게 만들었다.
2015-2016시즌 V-리그 이후 어떻게 선수 생활을 계속 이어왔는지.
당시 시즌 이후에 개인적으로 좋은 경험을 했어요. 중국, 카타르, 러시아 리그 등 여러 해외 리그를 경험했습니다. 특히 러시아에 있을 때 막내딸이 태어났어요. 그래서 더 잊지 못할 시즌이었죠. 튀르키예 리그에서 챔피언도 해봤어요. V-리그 이후 값진 시간을 보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한국, V-리그에 돌아오고 싶던 특별한 이유는.
2015-2016시즌 당시 너무나도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때 선수들과의 우정, 팀 성적 등 모든 것이 황홀했어요. 최태웅 감독님도, 당시 팀의 스타일도 모든 것이 나와 잘 맞았습니다. 루카스 통역과도 형제처럼 지냈죠. 돌아보니 좋은 기억들만 가득했고 팀에 대한 애정이 가득했습니다. 그래서 가족들한테도 막연하게 “한국에 다시 갈 수 있을까”라는 말을 자주 했어요(웃음). 이 모든 일은 하나님이 다 이끌어주시기 때문에 나는 열심히만 했습니다.
2015-2016시즌 현대캐피탈에서 18연승을 했는데 당시 대기록이 기억나는지.
당연히 기억나죠. 18연승도, 내 기록도 모두 좋은 기억들입니다. 당시 너무 즐겁게 배구를 했어요. 다른 생각은 안 하고 온전히 배구에만 집중했어요. 리그 우승과 재밌었던 기억이 팀을 향한 애정을 키운 것 같습니다.
그 시즌에 V-리그 남자부 레프트 부문 베스트7 상도 받았죠.
기억납니다. 베스트7. 말만으로도 굉장한 상이었죠. (이번 시즌에도 베스트7 욕심이 있는지.)신경 쓰거나 목표로 잡고 있지는 않습니다. 현재 나의 목표는 팀에 보탬이 되는 거예요. 이 팀이 얻고자 하는 타이틀에 내가 도움이 되는 것만이 내가 집중하는 부분입니다.
#꿈에 그리던 V-리그와의 재회
중국, 튀르키예, 러시아 등 다양한 리그에서 활동하며 그는 경험을 차곡차곡 쌓았다. 그리고 2022 V-리그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서 2순위로 현대캐피탈에 지명됐다. 그가 꿈에 그리던 순간이 마침내 현실이 됐다. 현대캐피탈은 오레올과 함께 현재 리그 2위를 달리고 있다.
2022-2023시즌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서 지명됐을 때 상황이 기억나는지.
굉장히 기분이 좋았어요. V-리그에 다시 돌아오게 된 것도, 지명된 팀이 현대캐피탈인 부분도 더 기분 좋게 만들었습니다. 내 꿈 중 하나가 이루어졌던 날이었습니다(웃음).
최태웅 감독과 다시 만났을 때 어떤 말을 주고받았는지 궁금합니다.
감독님이 “우리의 추억을 살려보자”라고 하셨어요. 루카스 통역을 통해서 6~7년 동안 연락을 꾸준히 주고받았지만,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많이 했어요. 팀 또한 좋을 때도 있지만 어려웠을 때도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지난 성적에 개의치 않고 우리 것을 잘해보자고 했습니다.
2015-2016시즌에는 ‘업 템포 배구’로 스피드를 강조했다면 이제는 기본기를 중시하는 ‘복고풍 배구’를 하고 있잖아요.
긍정적으로 생각해요. 배구는 기본기가 중요합니다. 기본이 잘돼야 다른 부분도 따라온다고 생각합니다. 훈련했던 부분이 경기에서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좋게 바라봅니다.
38세로 체력적인 부분을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알고 있나요.
알고 있지만 크게 신경 쓰지 않아요. 언어가 달라서 보기 어렵기도 하지만 그런 기사들은 기자의 개인적인 의견이 들어갈 때가 있다고 봐요. 시즌 초반에는 누구나 그렇듯 몸이 무겁고 어려울 수 있어요. 현재는 몸 상태도 좋고 컨디션도 많이 올라왔습니다. 다른 선수들과 비교할 때 나이가 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뒤처지거나 다르진 않다고 생각합니다.
7년 전에 함께 뛰었던 문성민, 여오현, 최민호 선수와 다시 한 팀이 되었어요.
7년이라는 세월은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잖아요. 다시 함께 뛸 수 있어서 정말 좋고 다 대단하다고 생각해요. 승부욕은 여전하더라고요(웃음). 모두가 지기 싫어해요. 이기기 위해 훈련도 열심히 하고 있으니 함께 그때의 영광을 다시 마주하고 싶습니다.
2015-2016시즌 함께 뛰었던 신영석, 노재욱 선수와는 코트를 마주 보고 있는데.
크게 특별한 감정이나 느낌은 없어요. 스포츠에선 늘 있는 일이니까요. 6~7년 전의 좋은 감정이 있어 항상 반가워요. 그러나 우리는 다른 소속팀이잖아요. 그래서 서로가 승리를 위한 생각만 하는 것 같아요.
1라운드 한국전력과 맞대결 이후 “V-리그의 수준이 하향됐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그렇게 생각한 가장 큰 이유가 있다면.
내가 평가할 입장은 아니에요. 개인적인 생각을 말하자면 트라이아웃 제도를 도입한 게 가장 아쉬워요. 트라이아웃 제도 이전에는 나를 포함해 게오르기 그로저(2015-2016시즌 삼성화재), 로버트랜디 시몬(2014~2016시즌 OK저축은행)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많았어요. 당시 해외의 다른 리그들도 한국을 많이 주목하고 있었는데 트라이아웃 제도로 금액적인 부분에서 이점이 사라지니까 관심이 떨어졌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당시에는 팀끼리 경쟁이 심했는데 지금은 그런 경쟁이 덜하다고 느껴요.
#세터도 매력적이죠
경험해본 세터와 아웃사이드 히터의 매력이 무엇인가요.
아웃사이드 히터, 세터 모두 매력적인 포지션이죠. 개인적으로 세터를 조금 더 좋아합니다. 경기를 조율하는 재밌는 자리지만 그만큼 힘든 포지션이기도 해요. 세터는 경기 전체를 읽을 수 있어야 하죠. 아웃사이드 히터는 빨라야 하기에 체력이 굉장히 중요한 포지션이에요.
배구 선배로서 지금 팀의 주전 세터로 활약하는 신인 이현승은 어떤 선수인지.
나도 세터를 해봤지만, 세터 포지션이 성숙해지기 가장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소화하기 어려운 포지션이라고 할까요(웃음). 신인이지만 정말 잘해주고 있어요. 하고자 하는 의지가 아주 강해요. 그 부분이 이롭게 작용할 거로 봅니다. 이제 선수로 첫걸음을 걸었어요. 긴 배구 여정을 위해 지금처럼 열심히 한다면 좋은 선수가 될 거예요.
#배구도 한국 생활도
만렙이 된 오레올
함께 뛰는 허수봉 선수는 “(오레올의) 블로킹이 정말 좋다. 경기하다가 블로킹하는 것을 보면 깜짝 놀랄 정도다. 나이가 있지만, 최고의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38세의 나이에도 지금처럼 꾸준히 기량을 유지하는 비결이 궁금한데.
가문의 비밀이에요(웃음). 농담입니다. 비결보다는 상대방의 특징을 파악하는 게 중요해요. 상대가 좋아하는 각도나 코스를 많이 찾아보는 편입니다. 그리고 그 공을 위에서 덮으려면 위치 선정이나 점프 타이밍이 중요하잖아요. 그래서 그 부분을 눈에 익히려고 많이 노력합니다. 그게 비법이라면 비법일까요(웃음). (허수봉 선수에게 칭찬을 되돌려준다면.) (허)수봉은 좋은 선수예요. 현재 대한민국 선수 중에서 그 나이대에 가장 가능성 있는 선수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해요. 열심히 하는 선수니까 지금처럼 겸손하고 열심히 하면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현대캐피탈에서 아빠 선수들과 주로 나누는 이야기가 있다면.
자녀가 있어서 공통점은 있지만 많은 얘기를 나누진 않아요(웃음). 문화는 다르지만, 교육이나 집에서 아이들을 어떻게 돌보는지에 관한 이야기가 대부분이에요. 경기장에서 아이들끼리 이야기하고 노는 모습을 보면서 그 이후에 훈련할 때 가끔 이야기해요.
이번 시즌 대한항공만 만나면 어려운 경기를 하는데.
크게 압박이나 부담을 느끼진 않아요. 우리도 충분히 잘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경기력을 계속 이어가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우리 팀은 아직 성장하고 있으니까요. 경기할수록 더 나아지는 모습이 보일 거예요. 안되는 부분은 훈련으로 고치려고 합니다. 각자 열심히 하다 보면 기회가 오지 않을까요. 우리의 경기력도 괜찮으니 분명 중요한 때에 대한항공을 이길 거라는 확신이 있어요.
1월 7일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재미있는 액션이 보였는데. 당시 상황이 궁금해요.
4세트 20-18로 앞서는 상황이었어요. 사실 맞지 않았는데 맞은 척 연기했어요. 비디오 판독을 하게끔 유도하는 전략이었죠. 나는 재미있었습니다(웃음).
이번 시즌 달고 있는 등번호 10번에 특별한 의미가 있나요.
의미는 없어요. 2015-2016시즌에 사용하던 7번을 쓰고 싶었는데 허수봉이 쓰고 있었어요. 그래서 마음에 담아둔 게 있습니다(웃음).
#하나님 안에서 자신감을 찾았던
베테랑 선수로서 팀원들에게 강조하는 부분이 있다면.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해요. 젊은 선수들이 많이 있다 보니 가끔 현실에 만족하는 것 같더라고요. 캐슬과 같은 좋은 시설, 조건에서 훈련하는 것에 만족하니까요. 당연히 편안하고 안락함을 느끼는 것은 좋아요. 그러나 그 부분에서 멈추는 것이 아니라 늘 성장하고, 커지기 위해 열심히 하는 선수들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겸손함도 중요하고요.
인생의 선배로는 어떤 부분을 말해주고 싶은지.
배구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잖아요. 배구 이외의 부분에도 관심을 가지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운동선수로서 운동은 기본이고요. 늘 새로운 것을 배우려고 하는 자세가 중요하죠.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자만하지 않는 것이에요. 깨닫고, 배우려고 하는 낮은 자세로 어떤 일이든 임했으면 좋겠습니다.
자신의 자랑을 한다면.
내 자랑이 쉽지 않네요(웃음). 딱히 자랑할만한 부분이 없네요. 정말 하나를 꼽자면 겸손하다는 거예요. 일반적인 겸손 말고 하나님 안에서 생활하면서 나오는 ‘겸손’이요. 그리고 믿음 안에서 생활하는 것입니다. 항상 하나님의 뜻을 구하고 예수님 안에서 성장하면서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라는 마음이 있어요.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자녀’로서 얻은 것이기에 가장 자랑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배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다시 돌아가도 같은 선택을 할까요.
운동을 처음 접한 건 농구였어요. 농구 훈련하는 곳이 집에서 멀었어요. 그래서 조금씩 거리를 두게 됐죠. 당시에 키가 커서 할 수 있는 다른 운동이 배구였어요. 특별한 이유 없이 하게 됐는데 배구를 할수록 재미를 느껴서 지금까지 하고 있습니다. 다시 돌아가도 배구를 하고 싶어요. 배구를 하면서 지금의 가족을 만난 것이 가장 큰 이유예요. 경제적인 풍요로움과 지금 생활의 모든 것을 얻었고 경험했기에 배구를 선택하고 싶습니다. 지금은 배구와 뗄 수 없는 사이 아닐까요(웃음).
형제들도 배구 선수로 유명한데 세 명이 다 다른 포지션이네요.(형 오스마니 까메호는 미들블로커, 막내 동생 오스멜 카메호는 아포짓)
형제 중에는 내가 제일 배구를 잘한다고 생각해요. 포지션은 다르지만 그래도 같은 선수여서 통하는 부분도 많아요.
형과 동생은 2019-2020시즌부터 인도네시아의 자카르타 BNI46에서 같이 뛰고 있는데.
형제가 같이 뛰는 것은 나의 꿈이에요. 솔직히 말하면 실현 가능성이 낮은 꿈이죠. 형은 운동을 그만뒀고 동생은 고민 중이에요. 옛날에는 꼭 뛰고 싶었는데 지금은 쉽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동생이 2014시즌에 우리카드에서 잠시 뛰었어요. 같이 V-리그에 있을 수 있었는데 절묘하게 서로 다른 시기에 한국에 왔죠. 그때가 가장 아쉽습니다.
휴식 기간은 주로 어떻게 보내는지.
아무것도 안 해요. 거의 집에서 쉬는 편이에요. V-리그 일정상 쉬는 날이 많지 않아요. 그래서 무엇을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에요. 집에서 쉬는 것을 좋아해요(웃음). 그래도 외출한다면 가족이랑 맛있는 거 먹으러 다녀요. 서울 가는 것도 좋은데 천안에서 서울까지의 거리가 꽤 멀잖아요. 차 막히면 2시간까지 걸려 하루가 사라지더라고요. 가끔은 서울 가서 놀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웃음). 그래서 대부분 집에 친구들을 초대해서 이야기하고 노는 편이에요.
딸 부자입니다. 딸들이 배구를 하고 싶어 하지는 않나요.
딸 억만장자죠. 딸들이 배구를 했으면 좋겠지만 강요하진 않아요. 키나 다른 조건들이 운동선수에 아주 적합해요. 강요는 하지 않지만, 자신들이 하고자 하면 최선을 다해 지원할 예정입니다. 최고가 되기 위해 도와주고 옆에서 응원할 거예요.
나이 차이가 없다면 현대캐피탈 선수 중 딸에게 소개해주고 싶은 선수가 있나요.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서 생각해본 적이 없습니다(웃음). 질문이 너무 확 마음에 꽂혀서 생각이 안 나네요(웃음). 아직 애들은 학교도 가야하고 공부가 우선이죠. 갈 길이 멀어요. 그리고 절대 없습니다(웃음). 아직 그런 상상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구하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찾으라 그리하면
찾아낼 것이요. 문을 두드리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열릴 것이니]
<마태복음 7장 7절>
나이가 나이인 만큼 은퇴를 생각해본 적이 있는지.
은퇴하는 시점이 오겠죠. 슬픈 일이지만 언젠가는 다가올 테니까요. 모든 선수가 은퇴하기를 싫어하지 않을까요. 은퇴를 어떤 시점이라고 말하고 싶진 않습니다. 정하고 싶지도 않고요. 은퇴는 하나님이 정하실 거예요. 하나님이 운동을 허락하는 그 날까지 최선을 다할 겁니다. 그 길까지 인도하시는 것도 끝을 아는 것도 하나님뿐이라고 생각해요.
은퇴 후 계획한 일이 있을까요.
물론 머지않은 일이라고 생각해서 생각해본 적은 있습니다. 어떤 팀이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배구 감독도 생각했어요. 팀에서 제안이 온다면 충분히 고민해볼 것 같아요(웃음).
배구 인생의 최종 목표가 있다면.
현대캐피탈에서 선수 생활을 더 하고 싶습니다. 나의 모든 능력치를 다 보여주고 싶어요. 몇 년 더 현대캐피탈 선수로 활약하고 여기서 은퇴하고 싶어요. 이것이 목표이자 바람입니다.
마지막으로 팬분들께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현대캐피탈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가 팬들의 뜨거운 응원입니다. 여러분의 응원이나 힘찬 모습이 큰 힘이 됩니다. 계속 응원해주시면 우리도 경기력으로 보답하겠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제2의 배구 인생 시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레올은 38세의 나이로 체력을 걱정했던 모든 이에게 스스로의 능력을 증명해냈다. 인터뷰 내내 그만의 단단하고 견고한 ‘배구 길’이 만들어져있음을 알 수 있었다. 하나님 안에서 겸손함을 찾았다는 오레올. 이것이 그가 베테랑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던 원동력이지 않을까. 매사에 안주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고자 하는 그가 있기에 현대캐피탈은 오늘도 힘차게 승리를 향해 전진한다. 현대캐피탈을 향한 사랑이 성공적인 상호교환으로 이어져 또 하나의 꿈을 이뤄내길 간절히 바란다.
글. 이가현 기자
사진. 박상혁 기자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2월호에 게재되었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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