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IKE프리뷰] 전쟁의 서막이 열린다!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 100% 확률은 어디로
- 여자프로배구 / 이정원 / 2021-03-20 09:02:35
[더스파이크=이정원 기자] 드디어 전쟁이 시작됐다. 봄배구가 시작된다.
흥국생명과 IBK기업은행은 20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플레이오프 1차전을 가진다.
정규리그 초반 10연승을 달리다 이다영, 이재영의 학폭 논란으로 인해 분위기가 가라앉은 흥국생명과 라자레바의 맹폭을 앞세운 IBK기업은행이 맞붙는다.
올 시즌 상대 전적은 4승 2패로 흥국생명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점이 있다. 지금 있는 라인업 상황에서 맞붙은 5라운드와 6라운드는 모두 IBK기업은행이 승리로 가져갔다.
흥국생명을 살펴보자. 흥국생명은 이재영과 이다영이 빠진 이후 추락의 길을 걸었다. 그들이 빠진 이후 흥국생명은 2승 6패를 기록하며 1위에서 2위로 내려앉았다. 6패 안에는 IBK기업은행전 2패도 포함되어 있다.
김연경은 올 시즌에도 잘 했다. 공격 성공률과 서브 1위에 올랐고, 디그 5위, 득점 6위를 기록했다. 맹활약을 펼쳤다. 또한 IBK기업은행을 상대로는 공격 성공률 48%를 기록했다. 5개 상대팀 가운데 두 번째 높다. 주장으로서 동생들을 이끄는 리더십도 뛰어났다. 왜 우리가 그녀를 배구여제라 부르는지 알 수 있었다.
김연경이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으나 브루나의 공격 결정력이 떨어지고, 김다솔의 패스 안정감은 여전히 문제다. 브루나는 상대 외인 라자레바와 비교해 파워 부분에서 밀린다. 높이 올라온 공은 득점으로 해결해 줄지 몰라도 그 외 다른 부분에서는 여전히 낙제점을 받고 있다.
김다솔은 올 시즌 처음으로 주전 경험을 하고 있다. 물론 경기를 치르면 치를수록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여전히 패스가 들쭉날쭉하고, 한 번 흔들리면 쭉 흔들리는 경향이 있다. 플레이오프는 정규리그보다 몇 배의 긴장감이 더 생긴다. 이를 이겨내야 한다.
IBK기업은행은 2017-2018시즌 이후 처음으로 봄배구 진출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 5위, 아쉬운 성적을 딛고 김우재 감독도 부임 후 첫 봄배구를 맛보게 됐다. 사실 시즌 막판 한국도로공사에 밀리며 플레이오프 진출이 힘겨워 보일 때도 있었으나 이를 이겨내고 다시 올라선 IBK기업은행이다.
IBK기업은행은 장점은 라자레바로 설명된다. 라자레바는 득점 2위, 공격 성공률 3위, 서브 4위, 블로킹 10위에 오르며 맹활약을 펼쳤다. 흥국생명을 상대로는 47.7%의 공격 성공률을 기록했다. 5개 상대팀 중 가장 높다. 시즌 막판 허리 부상으로 고생을 하기도 했으나 보강 운동도 하고 충분한 휴식도 취하며 플레이오프를 진출했다. 경기를 뛰는 데는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시즌 후반 조송화의 패스 안정감이 떨어졌다. 김하경이 조송화가 흔들릴 때 나와 맹활약을 펼쳤으나 포스트시즌에서도 이 같은 활약을 펼칠 거라 장담하긴 힘들다. 봄배구 경험이 풍부한 조송화가 시즌 막판의 부진을 이겨내고 김우재 감독의 믿음 아래 다시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김희진의 활약도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김희진의 올 시즌은 사실 커리어로우 시즌이었다. 29경기에 출전해 200점, 공격 성공률 35.93%, 속공 4위에 올랐다. 200점과 35.93%는 데뷔 후 김희진이 기록한 최저 기록이다. 또한 김희진은 올 시즌 흥국생명을 상대로 약한 모습을 보였다. 6경기 29점에 그쳤다. 평균 5점도 안 되는 수치. 물론 라자레바, 표승주, 김주향 쪽으로 공격이 치중되는 경향이 있기에 공격 기회가 없었다고 말할 수 있지만, 우리가 알던 김희진을 생각하면 이는 아쉬운 기록이다. 김희진이 더 살아날 필요가 있다.
양팀의 키플레이어는 누구일까. 18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도 언급됐지만 IBK기업은행은 표승주, 흥국생명은 김미연이다. 두 선수 모두 윙스파이커다.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은 "표승주를 집중 공략하겠다"라고 선언했다. 김우재 감독은 "다 뛰는 모두가 중요하지만 주향이나 승주가 잘 해줬으면 좋겠다"라고 희망했다.
표승주 쪽으로 서브가 많이 갈 확률이 높다. 표승주는 올 시즌 리시브 효율 27.57%를 기록했다. 상대전 리시브 효율도 26.61%로 비슷하다. 사실 지난 시즌 리시브 효율에 비해 약 3% 정도 떨어졌다. 그래도 표승주가 없는 IBK기업은행은 상상할 수 없다. 기록에서 보이지 않는 표승주만의 존재감이 있기 때문이다. 무릎이 완전치 않은 상황 속에서도 김주향에게 힘을 주는 표승주다.
박미희 감독은 키플레이어를 지목해달라는 말에 "김미연이다"라고 딱 잘라 말했다. 김우재 감독도 "브루나와 김미연을 막는 게 중요하다"라고 이야기했다. 김미연은 30경기 전 경기에 출전해 169점, 공격 성공률 30.24%, 리시브 효율 22.64%를 기록했다.
김연경이 어느 정도 공수에서 제 역할을 해준다는 가정하에 김미연이 일정 부분 힘을 준다면 흥국생명을 수월하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 하지만 김미연 역시 표승주와 마찬가지로 올 시즌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다. 정상적인 몸 상태는 아닌 상황. 뒤꿈치, 허리 부상 때문에 고생을 한 김미연이다. 김연경의 어깨를 가볍게 해 줄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 여자부 플레이오프는 1차전 승리팀이 모두 챔피언결정전으로 갔다. 그렇기에 두 팀 모두 1차전 승리에 사활을 걸 것이다. 양 팀 감독의 머릿속에 3차전은 없다. 이미 미디어데이에서도 말했듯이 김우재 감독과 박미희 감독은 2차전에서 끝내고 싶다고 강조했다.
흥국생명은 시즌 막판 급격하게 흔들렸다.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게 중요하다. IBK기업은행은 라자레바의 허리 상태가 관건이다. 보강 운동을 했다고 하더라도 언제 재발할지 모른다. 경기를 치르면서도 꾸준히 체크할 필요가 있다.
플레이오프는 총 3판 2선승제로 진행된다. 경기 사이에는 하루 휴식이 주어진다. 양 팀 선수들의 체력 관리도 필요하다. 1차전은 인천계양체육관, 2차전은 화성종합경기타운 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3차전이 열릴 경우, 다시 인천계양체육관으로 간다. 1차전은 오후 2시 30분에 열린다. KBS1 지상파로 경기를 만날 수 있다. 오랜만에 10% 선에 한해 팬들의 현장 입장도 가능하다. 팬들의 응원 아래 봄배구를 치를 수 있게 됐다.
100%의 확률을 잡을 팀은 어디일까.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사진_더스파이크 DB(문복주 기자)
[ⓒ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