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GS칼텍스 '만능 플레이어' 권민지 "그래도 WS에 마음이 가요"

여자프로배구 / 이정원 / 2021-06-27 05:56:17
  • 카카오톡 보내기

 

[더스파이크=청평/이정원 기자]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미들블로커보다는 윙스파이커에 마음이 가요."

GS칼텍스 권민지(20)는 미들블로커, 윙스파이커는 물론이고 아포짓 스파이커도 소화할 수 있는 다재다능한 선수다. 2020-2021시즌에는 주로 미들블로커로 뛰었지만 고교 시절은 물론이고 데뷔 시즌에는 윙스파이커로 기용됐다. 차상현 감독은 지명 당시 "제2의 표승주로 키우고 싶다"라는 이야기를 한 바 있다.

이번 비시즌에도 권민지는 세 포지션 모두 훈련을 하고 있다. 리시브 훈련 비중이 지난 시즌보다 커지는 등 다가오는 시즌에는 '윙스파이커 권민지'의 모습을 볼 기회가 늘어날 수 있다. 에이스 이소영이 떠났기 때문에 권민지에게도 기회는 있다.

최근 기자와 만난 권민지는 "휴가 때 잘 쉬고 잘 놀았다"라며 운을 뗀 뒤 "컵 대회가 한두 달 정도 남았다.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미들블로커보다는 윙스파이커에 마음이 간다. 내 실력을 확인해보고 싶다. 물론 리시브가 두렵기도 하지만 내 실력이 궁금하기도 하다"라고 말했다.

윙스파이커, 아포짓, 미들블로커 훈련을 모두 소화하는 권민지. 지난 해에는 윙스파이커보다 미들블로커 훈련의 비중이 높았다고 한다. 그녀는 "윙스파이커에서 뛰는 게 편하긴 하지만 오랜만에 하니 기분이 다르더라. 윙스파이커 훈련을 할 때는 새로운 느낌이 든다. 지금은 아포짓이나 미들블로커 훈련이 편하긴 하지만, 윙스파이커 훈련도 나쁘지는 않다"라고 웃었다.

2020-2021시즌, 권민지는 희로애락을 모두 경험했다. 쏠쏠한 조커로서 팀의 트레블 달성에 큰 힘이 됐지만, 시즌 중반 손가락 부상을 당하며 이탈하는 경우도 있었다. 훈련 도중 좌측 제5수지 골절 진단을 받으며 리그 10경기에 결장했다.

지난 시즌을 되돌아본 권민지는 "손가락 부러진 게 처음이었다. 부러진 게 처음이다 보니 부러졌다는 느낌이 안 들더라. 삐었을 때의 느낌이 들더라. 병원에서 부러졌다는 소식을 듣고 펑펑 울었다. 그래도 코트 밖에서 배구를 보면서 많이 배웠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시즌에 생각보다 많은 일이 있었다. 좋은 기회를 받아 최대한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또한 많이 배웠다. 점수를 준다면 한 85점 정도 주고 싶다. 15점을 뺀 이유는 더 완벽해지기 위해서다"라고 덧붙였다.

권민지의 장점은 과감함이다. 공격에서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녀 역시 "올라오는 공이 항상 좋을 수는 없다. '막히더라도 그냥 때리자'라는 생각이다. 페인트를 넣으면 더 안 되더라. 항상 과감하고 자신 있게 하려 한다. 그렇게 하면 내 실력도 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권민지도 이제 프로 3년차를 맞는다. 이전 두 시즌은 권민지라는 신예의 패기를 보여주는 시간이었다면, 이젠 팀에서 자신의 존재감도 발휘하고 자리도 잡아야 될 시간이다. 권민지 역시 인지하고 있다. 언니들과 주전 경쟁에서 이기고, 윙스파이커 권민지의 모습을 확실히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언니들과의 주전 경쟁을 이겨내는 게 숙제다. 그래도 언니들 보면서 배워야 될 부분이 많기에 더 배우겠다"라며 "다가오는 시즌, 윙스파이커로 뛸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뛰게 된다면 팬들에게 '권민지, 원래 윙스파이커였지. 저 정도는 했지'라는 느낌을 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리시브가 중요하다. 리시브 연습을 많이 해서 리시브에 대한 어느 정도의 자부심, 자신감을 갖고 싶다"라고 이야기했다.

권민지는 흥부자, 웜업존 리더로도 유명하다. 그녀가 주도하는 응원 덕분에 GS칼텍스의 코트 분위기는 언제나 시끄럽다. 권민지는 "먼저 소리를 지르면서 파이팅을 외쳤다. 나도 힘이 되고 팀원들에게도 힘이 된다. 이제 소리를 지르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느낌이다"라고 웃었다.

끝으로 그녀는 "다가오는 시즌에도 다치지 않고 꾸준하게 활약하고 싶다. 또한 과감하게 하는 걸 내 장점으로 만들겠다. 주눅 드는 모습은 보이지 않겠다"라며 "이제는 3년 차다. 아무 생각 없이 플레이할 연차는 아니다. 매년 성장해가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라고 웃으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사진_더스파이크 DB(문복주, 홍기웅 기자)

[ⓒ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THE SPIKE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