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IKE프리뷰] 1차전 완패한 흥국생명, 김연경을 살릴 수 있을까

여자프로배구 / 이정원 / 2021-03-28 05:4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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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이정원 기자] 흥국생명은 2차전에서 승리를 가져올 수 있을까. 

 

흥국생명과 GS칼텍스는 28일 오후 4시에 서울장충체육관에서 도드람 2020-2021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2차전을 가진다. 지난 26일 열렸던 1차전은 GS칼텍스의 3-0(25-18, 25-14, 25-17) 완승이었다. 

 

1차전을 잠시 되돌아보자. 스코어에서 볼 수 있듯이 GS칼텍스는 경기 내내 주도권을 가졌다. 흥국생명은 3세트를 치르면서 단 한 번도 20점을 넘기지 못했다. GS칼텍스는 러츠가 24점, 이소영이 14점, 강소휘가 11점을 올리며 팀이 자랑하는 막강 삼각편대가 49점을 합작했다. 

 

여기에 선발 미들블로커로 출전한 문명화와 권민지가 블로킹 6개를 합작하며 상대 중앙 라인을 제압했다. 상대보다 7개 많은 9개의 블로킹을 기록한 GS칼텍스다. 범실도 상대보다 적었다(12-19). 모든 게 잘 됐다. 경기 후 차상현 감독도 "생각했던 것보다 선수들이 긴장하지 않았다. 이런 부분을 보면 선수들이 확실히 성장했다. 잘 풀어갔다. 명화가 블로킹에서 힘을 줬다"라고 칭찬했다. 

 

반면, 흥국생명 패인은 무엇일까. GS칼텍스보다 체력적인 여유를 갖지 못하고 경기를 임하고 있기에 선수들의 컨디션이 베스트가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다른 무엇보다 김연경을 살리지 못한 게 큰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김연경은 팀 내 최다인 13점에 공격 성공률 59%.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흥국생명 김다솔은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김연경의 공격 점유율은 22.92%로 김미연과 똑같았으며 브루나(42.71%)보다 약 20% 정도 낮았다.

 

함께 리시브 라인을 꾸리는 김미연과 도수빈이 리시브에서 불안함을 보이니 공격과 더불어 리시브에서도 많은 비중을 가져가야 했던 김연경이다. 김연경은 이날 18개의 서브를 받았고, 도수빈과 김미연은 각각 이보다 네 개 많은 22개를 받았다. 하지만 효율 차이는 컸다. 김연경은 리시브 효율 55%였지만 김미연은 18%, 도수빈은 36%로 저조했다. 

 

 

또한 김다솔도 안혜진과 세터 대결에서 패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아직 큰 경기 경험이 적고 성장하는 세터이기에 어느 정도 감안을 하고 봐야 하지만 1차전은 아쉬움이 컸다. 리시브 불안으로 패스를 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부분도 있지만 김연경 앞에 상대적으로 높이가 낮은 안혜진-권민지가 있음에도 이를 전혀 살리지 못했다. 경기 내내 상대 블로커 라인을 고려하지 못했다. 

 

경기 후 박미희 감독도 "김연경의 점유율이 너무 낮았다. 본인이 더 때려야 한다고 하더라. 김연경이 자신보다 낮은 블로커 라인을 계속 만났는데도 불구하고 다솔이의 패스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라고 말한 뒤 "한두 점차 가면 김연경에게 집중해볼 필요도 있는데 한편으론 아끼는 편이 나았다고 생각한다. 줄 땐 주고 뺄 땐 빼라고 했다"라고 이야기했다. 

 

박미희 감독의 말처럼 흥국생명이 승부처 상황 혹은 경기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김연경에게 줄 땐 줘야 한다. 김다솔이 상대 블로커 라인과 팀의 포메이션을 고려해 공격 세팅을 준비해야 한다. 또한 김미연의 리시브 효율이 들쭉날쭉하다. 포스트시즌 김미연의 리시브 효율이 30%를 넘겼을 때는 팀이 모두 승리했다(PO 1차전 35%, 3차전 41%). 반면, 30% 미만을 기록했을 때는 팀이 패했다(PO 2차전 27%, CH 1차전 18%). 2차전에서도 김미연이 리시브에서 안정감을 가져다줘야 팀도 승리를 바라볼 수 있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 1세트부터 경기 끝날 때까지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이럴 때 나는 밖에서 박수만 쳐주면 된다. 팀이 잘 돌아간다"라는 1차전 종료 후 남긴 차상현 감독의 말처럼 GS칼텍스는 이 흐름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하지만 상대는 흥국생명이다. 힘든 상황에서도 투혼을 발휘하는 김연경이 있다. 1차전 승리의 원인 중 하나였던 '김연경 공격 점유율 줄이기' 작전이 이번에도 나와야 한다. 

 

1차전 종료 후 이소영은 "분석한 대로 잘 이뤄졌다. 특히 연경 언니의 공격 점유율을 줄인 게 효과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자세한 분석 내용은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김연경 공격 점유율을 줄였던 게 팀 승리 요인 중 하나였다고 전했다. 챔프전은 처음인 세터 안혜진도 1차전 때처럼 김다솔에 또 한 번 판정승을 거둬야 한다. 

 

배구공은 둥글다. 두 팀 모두 서로를 잘 알고 있는 만큼, 이번에도 치열한 승부가 예상된다. GS칼텍스는 2연승을 기록한 후 인천으로 넘어가고 싶어 한다. 흥국생명은 원정에서 1승 1패 동률을 기록하는 게 목표다. 

 

두 팀의 2차전도 10% 관중 입장이 허용된 상황에서 펼쳐진다. 두 팀의 승부가 벌써 기대된다. 챔피언결정전 2차전은 KBSN스포츠 채널에서 시청할 수 있다. 

 

 

사진_더스파이크 DB(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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