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석이 형한테 지기 싫어요"

남자프로배구 / 송현일 기자 / 2025-02-23 03:3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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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미들블로커 김준우(25)가 당차게 도전장을 냈다. 상대는 한국 남자배구의 살아있는 전설 신영석(39·한국전력)이다.

현역 최고의 미들블로커를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인물이 신영석이다. 그는 2012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드림식스(現 우리카드)에 입단한 뒤 지금까지 V리그 통산 466경기에서 1306개 블로킹을 잡았다. 이 부문 남자부 역대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2022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3순위로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은 김준우는 학창 시절부터 그런 신영석을 보며 배구 선수의 꿈을 키웠다. 2012~2013시즌 신영석이 그랬던 것처럼 그 역시 데뷔 시즌인 2022~2023시즌 신인상을 수상했다. '신영석 키즈'답게 빠른 발을 활용한 블로킹과 정확한 리딩 능력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어느덧 프로 3년 차를 맞은 김준우에게 신영석은 이제 단순히 닮고 싶기만 한 우상이 아니다. 소속팀뿐 아니라 스스로 알을 깨고 나오기 위해서라도 언젠간 넘어야 할 벽이다. 근래 신영석을 향한 그의 마음이 존경심과 경쟁심, 그 사이 어디쯤에서 줄다리기를 하는 이유기도 하다.

"최근만 해도 (신)영석이 형을 보면 '와 잘한다' 소리가 절로 나왔어요. 요즘엔 지기 싫다는 생각이에요. 그래서 영석이 형을 상대할 땐 일부러 세터 보고 저한테 공을 더 달라고 해요. 영석이 형이 때리는 공을 하나라도 더 잡으려 따라다니기도 하고요. 선수 대 선수로서 지기 싫은 것 같아요."

마음만 앞서는 풋내기가 아니다. 단숨에 V-리그를 대표하는 미들블로커로 성장했다. 이번 시즌 김준우는 23일 현재 세트당 블로킹 0.791개로 이 부문 독보적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다음이 신영석(세트당 0.693개)이다.

"블로킹 1위 욕심, 없다면 거짓말이죠. 하지만 블로킹만 집중하면 다른 부분에서 처질까 경기장에 들어갈 땐 기록을 신경쓰지 않으려 해요. 팀에 도움이 되는 게 최우선입니다."

일각에선 김준우가 블로킹 1위를 지키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2024~2025시즌 V-리그 남자부 베스트 7에 뽑힐 거란 기대도 나온다.

"베스트 7을 받으면 당연히 좋겠지만 팀의 승리가 먼저예요. 남은 경기에서 한 번이라도 더 이기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김준우는 스승을 향한 고마움도 잊지 않고 전했다.

"김상우 감독님은 제가 훈련할 때나 경기장에 있을 때나 사소한 것 하나하나까지 디테일하게 잡아 주는 분이에요. 잔소리가 많으셔서 가끔 힘들긴 한데 많은 도움이 되죠. 솔직히 대학교 때 저는 정말 부족한 선수였어요. 삼성화재에 와서 많이 늘었다고 생각해요."

글_송현일 기자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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