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을 향한 마음과 경쟁자를 향한 배려, 시상식서도 드러난 김연경의 품격

여자프로배구 / 서영욱 / 2021-04-20 03:11:24
  • 카카오톡 보내기

 

[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김연경의 품격은 시상식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김연경은 19일 서울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시상식에 자리해 남다른 입담과 수상 소감을 통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김연경으로서는 오랜만에 참여하는 V-리그 시상식이었다. 그는 여자부 MVP 발표를 앞두고 시상식을 처음부터 보면서 어떤 느낌인지 묻자 “오랜만에 돌아와서 시상식에 참여하는데 많이 발전했다. 많이 좋아졌다”라고 웃으며 답했다. 김연경 재치 있는 답변 덕분에 현장에도 웃음이 번졌다.

김연경의 진가를 느낄 수 있었던 건 각종 개인상 수상 후 이어진 수상 소감이었다. 김연경은 수상 소감을 통해서도 감사한 사람을 향한 마음과 함께 책임감을 드러냈다. 김연경은 MVP 수상 직후 단상에 올라 진행한 수상 소감에서 “길게 해도 되나요?”라고 운을 뗀 후 여러 감사한 곳을 향한 인사를 남겼다.

중요한 내용은 수상 소감 후반에 등장했다. 김연경은 “이번 시즌에 많은 일이 있었다. 모든 분이 아시겠지만 다사다난한 시즌이었다. 배구가 앞으로도 이 인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많은 선수들과 여기 계신 모든 분이 노력해서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 저 또한 책임감을 가지고 올림픽을 열심히 준비해 올림픽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라고 배구 인기를 위한 자신을 비롯해 많은 이의 노력이 필요함을 강조했다.

결과적으로 MVP를 두고 다툰 이소영을 향한 칭찬과 배려도 잊지 않은 김연경이다. 김연경은 전체 31표 중 14표를 획득해 12표를 차지한 이소영을 근소한 차이로 제치고 MVP를 수상했다. 김연경의 개인 통산 네 번째이자 13년 만에 MVP 수상이었다.

김연경은 “올 시즌 이소영 선수가 정말 잘했다”라고 치켜세우면서 “(이소영에게) 미안하다고 이야기했다. 약간 울려는 것 같기도 해서 울지 말라고 장난삼아 이야기했다”라고 시상식장에서 이소영과 얽힌 간단하지만 재밌는 에피소드도 덧붙였다.  

 


김연경은 “이소영 선수 한 시즌 너무 고생했다. 정규리그 MVP 경험이 아직 없는 것으로 안다. 개인적으로 욕심도 있었을 것 같다. 좋은 모습 보여줬는데, 이소영 선수에게 미안하다”라고 말을 이었다. 경쟁자였지만 멋진 경기력을 보여준 상대를 향한 존중이 묻어있는 답변이었다.

또한 김연경은 마지막까지 팬들을 향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2020-2021시즌을 치르며 얻었다고 생각한 걸 묻는 말에 김연경은 주저 없이 팬들의 사랑을 언급했다. “많은 팬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걸 한 번 더 깨달았다”는 김연경은 “조금 힘들 때도 있었는데 그럴 때마다 많은 응원을 받아 버틸 수 있었다. 올 시즌 얻은 건 팬들의 사랑이었다”라고 말했다. 프로스포츠 근간을 이루는 팬의 중요성을 표현하는 데도 적극적이었던 김연경이다.

11년 만에 V-리그로 돌아온 김연경은 코트 위에서는 빼어난 기량과 리더십으로 자신이 왜 ‘월드 클래스’로 불리는지를 보여줬다. 시즌을 마무리하는 무대인 시상식에서 김연경은 수상 소감을 통해 코트 밖에서도 왜 자신이 한국 배구를 대표하는 스타인지 입증했다.


사진=KOVO 제공

 

[ⓒ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많이 본 기사

오늘의 이슈

포토뉴스

THE SPIKE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