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 홈 팬들? 아무도 없는 것보다 훨씬 좋아요!” 타이스가 들려준 ‘긍정의 힘’
- 남자프로배구 / 천안/김희수 / 2023-03-10 07:00:32
천안 홈 팬들의 열성적인 응원은 원정팀 선수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그러나 타이스는 오히려 이를 자신감의 원천으로 삼고 있었다.
9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릴 현대캐피탈과 한국전력의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6라운드 경기를 앞두고 권영민 감독은 근심이 가득했다. 팀의 주포인 타이스 덜 호스트(등록명 타이스)가 장염에 걸렸기 때문. 권 감독에 의하면 타이스는 경기 전까지 3일 간 훈련은 고사하고 공을 만져보지도 못 할 정도로 몸 상태가 좋지 못했다.
타이스의 활약 없이 현대캐피탈을 꺾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기에 타이스는 선발 출전을 강행했지만,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을지는 미지수였다. 그러나 타이스는 장염을 극복하고 맹활약을 펼쳤다. 팀 내 최다인 16점을 터뜨렸고, 공격 성공률도 53.85%로 높았다. 특히 V-리그 최고의 사이드 블로커인 오레올 까메호(등록명 오레올)와의 전위 싸움에서 시종일관 우위를 점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경기 후 인터뷰실을 찾은 타이스는 “영광스럽다. 기분이 정말 좋다. 현대캐피탈은 좋은 팀이다. 그런 팀을 3-0으로 이길 수 있어서 기쁘다”며 경기 소감을 전했다.
장염으로 고생했던 타이스의 현재의 몸 상태가 궁금했다. 타이스는 “조금 좋아지긴 했는데, 완벽한 상태는 아니다. 3일 동안 공을 만져보지도 못했다. 대신 좋은 음식들과 약을 먹으면서 푹 쉬었다. 링겔도 맞았다. 컨디션을 찾기 위한 모든 것을 했다”고 고생했던 시간을 돌아봤다. 덧붙여 타이스는 “이번 경기 승리를 통해 치유 받는 느낌이다”라며 기분 좋은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이날 타이스는 판정에 관해 평소보다 거칠게 항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1세트 7-5에서는 블로킹 이후 넘어진 최민호의 발이 중앙선을 침범했음을 부심에게 강하게 어필했고, 3세트 6-4에서는 블로킹 과정에서 자신의 팔에 공이 맞지 않았음을 거세게 주장하며 비디오 판독을 요청하기도 했다.
타이스는 “(중앙선 침범의 경우) 발이 넘어오면 안 된다는 것이 규정이고, 그것에 대해 내가 본 대로 부심에게 상황을 어필했을 뿐이다. 딱히 흥분을 많이 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이제 와서 생각해보니 그런 상황들에서는 좀 더 차분했어야 했던 것 같기도 하다”고 당시를 복기했다.
한국전력은 이날 승리로 이번 시즌 현대캐피탈과의 원정 경기에서 전승을 거뒀다. 천안은 홈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이 다른 경기장보다 유독 커, 원정팀에게는 부담이 큰 곳이다. 천안 홈 팬들의 응원이 부담스럽거나 압박감으로 느껴지지는 않는지 묻자 타이스는 “천안의 홈 팬들은 정말 열성적이다. 그러나 나에게는 관중이 없는 것보다 차라리 낫다. 홈이든 원정이든 팬들이 많이 있으면 자신감을 얻는다. 우리 팀의 다른 선수들도 그렇게 느꼈으면 한다”며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드러냈다.
한국전력의 다음 경기는 12일 OK금융그룹과의 홈경기다. 타이스는 “승리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준비 과정이다. 기술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무장을 단단히 해야 한다. 당장 올라가는 버스에서부터 일요일 경기를 준비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타이스의 남은 시즌에 임하는 태도는 마치 결투를 앞둔 검투사 같았다.
‘긍정의 힘’과 ‘검투사의 마인드’를 모두 갖춘 타이스는 한국전력을 어디까지 이끌 수 있을까. 남은 시즌 타이스와 한국전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_천안/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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