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랑 신드롬' 놀랍네…현대캐피탈 트레블 비결은 "올 투게더" [CH3]

남자프로배구 / 계양/송현일 기자 / 2025-04-06 03: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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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together."

2024~2025시즌 현대캐피탈의 창단 첫 트레블을 이끈 프랑스 출신 필립 블랑 감독은 세계적 명장으로 평가받는다.

2001년부터 12년 가까이 자국 남자 대표팀을 이끌며 국제배구연맹(FIVB) 네이션스리그 준우승 등의 성과를 냈고, 2022년부터는 일본 남자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해 지난해 아시아 최초 VNL 준우승을 차지했다.

2024~2025시즌을 앞두고 현대캐피탈에 전격 부임한 그는 V리그에서도 '블랑 신드롬'을 일으켰다.

블랑 감독은 합류 첫 시즌 만에 현대캐피탈을 정상으로 이끌며 명성을 증명했다.

그가 이끈 현대캐피탈은 정규리그에서 남자부 사상 최단 기간에 1위를 확정했고, 챔프전에선 디펜딩 챔피언 대한항공까지 넘어서며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현대캐피탈은 이로써 2005~2006시즌 이후 19년 만에 통합 우승컵을 차지했지만, 기쁨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정규리그 시작 전 품에 안은 컵대회 트로피가 현대캐피탈의 통합 우승을 더 빛냈다.

현대캐피탈은 2005년 프로배구 출범 이후 지금까지 컵대회·정규리그·챔프전을 가리지 않고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올렸지만, 한 시즌에 나란히 손에 넣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캐피탈이 이번 시즌 마침내 명가 재건에 성공하면서 블랑 감독의 지도력도 화두가 됐다.

그도 그럴 것이 이번 시즌 현대캐피탈은 정규리그 4위에 그친 지난 시즌과 비교해 전력 면에서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외국인 거포 레오를 영입하며 기대를 모은 것은 사실이지만, 오히려 허수봉, 박경민, 정태준 등 기존 국내 선수들의 성장이 더 눈에 띄었다.

현대캐피탈이 한 시즌 만에 리그를 호령하는 팀으로 거듭난 데는 분명 블랑 감독의 지도 철학이 결정적이었다.

그는 자신의 틀에 선수들을 억지로 맞추기보다는 조화와 융합을 중시했다.

"유대감이 잘 형성되지 않은면 팀이 무너져 내릴 수 있다. (팀을 하나로 뭉치는 것은) 지도자가 갖춰야 할 가장 큰 역량이다. 코트에서 모두가 함께 어울릴 수 있게 하는 게 나의 첫 번째 역할이었다"는 게 블랑 감독의 설명이다.

이런 이유로 블랑 감독은 국내에서 '코트의 히딩크'로도 불린다. 한국 남자 축구 국가대표팀의 2002 한일 월드컵 4강 진출을 이끈 네덜란드의 거스 히딩크 감독은 그 비결로 언제나 끈끈한 조직력을 강조했다.

블랑 감독과 함께 현대캐피탈은 지난 시즌까지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차지한 대한항공 왕조를 무너뜨리고 새 시대를 활짝 열어젖혔다.

현대캐피탈 왕조의 포석을 둔 블랑 감독은 지금 이 순간에도 "All together" 생각뿐이다.

글, 사진. 송현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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