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를 내려놓고 광주로 향한 한유미 코치 “후배들의 길을 막지 않기 위해 최선 다할 것”

여자프로배구 / 광주/김희수 / 2025-05-24 09: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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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에 나선 한유미 코치가 책임감을 갖고 나아간다.

페퍼저축은행이 장소연 감독에 이어 또 한 명의 해설위원 출신 코칭스태프를 영입했다. 주인공은 한유미 전 KBSN 스포츠 해설위원이다. 구단은 12일 구단 SNS를 통해 한유미 코치의 부임 소식을 알렸다. 세자르 에르난데스 감독 시절 대표팀 코치로 일한 바 있는 한 코치는 페퍼저축은행에서 V-리그 코치로서의 첫 발을 내딛는다.

워낙 V-리그에서 선수로 잔뼈가 굵은 한 코치인 만큼, <더스파이크>가 22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만난 팀 훈련복을 입은 한 코치의 모습은 그리 낯설지 않았다. 오전 훈련을 마친 뒤 인터뷰에 응한 한 코치는 “아직은 체력과 기본기 훈련을 하는 시기라서, 트레이너 선생님들과 스태프들을 도우면서 보조 업무에 몰두하고 있다. 일단은 내가 팀 적응을 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러면서 감독님과 대화도 많이 나누고 있고. 선수들의 운동 분위기도 잘 만들어주려고 하는 중”이라며 부임 이후의 근황을 전했다.

대표팀 코치 경험이 있긴 하지만, 프로 팀 코치 경력은 처음인 만큼 아직은 정신이 없는 한 코치다. 그는 “대표팀 때보다도 훨씬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대표팀은 단기 목표를 가지고 움직이지만, 프로 팀은 1년 내내 사이클이 돌아가기 때문이다. 둘 다 코치의 역할은 중요하지만 움직여야 하는 범위가 다르다. 아직 배워야 할 것이 많다”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팀에 합류하기 전, 한 코치는 해설위원으로서의 마지막 경기 중계도 마쳤다. KYK 인비테이셔널 2025 1-2일차 경기 중계를 끝으로 마이크를 잠시 내려놨다. 한 코치는 “여자배구의 황금기에 제가 해설을 맡았던 것은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그 황금기를 이끈 김연경이 은퇴하면서 나도 해설을 그만두고 팀에 들어오게 됐다는 것, 그리고 해설로서의 마지막 무대까지도 김연경의 마지막이었다는 것이 정말 공교롭고 행운이다. 내가 좋은 것만 다 가져간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며 해설위원으로서의 시간을 마친 소감도 밝혔다.

그런 한 코치가 해설위원 시절 바라봤던 페퍼저축은행과, 지금 팀 안에서 바라보는 페퍼저축은행은 또 다르다. 그는 “밖에서 해설위원으로 보는 시각은 사실 모든 해설위원들이 비슷할 텐데, 팀에 막상 들어와 보면 더 신경 써야 할 부분들이 눈에 보이게 된다. 밖에서 봤던 것들이 전부가 아니다. 미처 몰랐던 것들을 알아가고 있는 과정”이라며 이를 인정했다. 


이런 한 코치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알 사람이 바로 1년 먼저 마이크를 내려놓고 리그에 뛰어든 장 감독이다. 한 코치는 “감독님과 관련된 이야기를 나눴다. 밖에서 보는 것과 안에서 보는 것은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또 감독님께서는 원하시는 방향과 목표를 많이 이야기해주셨는데, 그런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내가 어떻게 해나가야겠다는 생각을 정리하게 됐다. 팀에 들어온 이상 꼭 필요한 사람이 돼야 한다”며 장 감독과 공감하며 나눈 대화들을 소개했다.

한 코치의 소중한 동생이자 유소년 코치로 일하고 있는 한유미 코치 역시 한 코치를 응원했다. 그는 “제가 오랜만에 프로팀에 다시 들어가는 거니까, 어려움이 있을 거라는 걸 (한)송이도 알아줬다. 가서 잘 적응하길 응원해줬고, 저에게 찾아온 좋은 기회를 살려보라고 이야기해줬다”고 한송이 코치가 전한 응원을 들려줬다. 덧붙여 한 코치는 “(이)효희 언니와 (김)세영이, 저까지 프로 팀에서 여성 코치로 일하게 됐다. 제가 이 기회를 살려서 잘해야만 제 후배들도 이 길을 걸어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응원과 책임감을 등에 업고 나아갈 것임을 힘줘 말했다.

끝으로 한 코치는 “코치로서 뭔가를 이루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보다는, 그저 어떻게 하면 이 팀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에만 집중하고 있다. 결국 방향은 감독님께서 정하시는 거다. 코치들은 그 길로 모두가 하나가 돼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나도 그런 역할을 잘하고 싶을 뿐이다. 저도 처음이니까 모든 걸 완벽하게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좋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끔 노력하겠다. 김연경의 은퇴로 응원할 팀이 없어진 팬 분들도 계실 텐데, 페퍼저축은행을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코치로서의 각오와 팬들에게 전하는 익살스러운 당부를 밝히며 인터뷰를 마쳤다.

KBSN을 대표한 해설위원 한유미가 마이크를 내려놓고 광주로 향했다. 응원과 책임감을 등에 업은 그의 새로운 도전이 시작된다.


사진_광주/김희수 기자,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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