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V-리그] 여전한 KB손보의 질주,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현대캐피탈
- 남자프로배구 / 강예진 / 2020-12-01 01:38:17
[더스파이크=강예진 기자] V-리그가 2라운드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한국전력은 트레이드 이후 4연승으로 분위기가 올랐고, KB손해보험 케이타 위력은 여전했다. 군제대 후 합류한 선수들도 차츰 코트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들은 중하위권 순위 변동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모든 기록은 11월 30일 기준)
1위 KB손해보험 (승점 25점, 9승 2패, 세트득실률 1.765)
◎ 11.24(화) ~ 11.29(일) : 2승 (25일 vs 삼성화재 3-2승(의정부), 28일 vs 대한항공 3-1승(인천))
한 점차 선두 수성이다. 케이타 화력이 식을 줄 모른다, 1라운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블로킹에 막히는 모습이 종종 연출된다. 주춤한 듯 보임에도 성공률은 50% 이하로 떨어지는 법이 없다. 흥이 오르기 시작하면 종잡을 수 없는 득점을 뽐냈다. 여기에 김정호가 더해졌다. 삼성화재전에서 한 경기 개인 최다 25점(공격 성공률 76%)을 올리더니, 대한항공 경기에서는 공격 성공률 77.27%로 두 경기 연속 성공률이 70%로 솟았다.
낮고 빠른 플레이가 돋보인다. 케이타에게 올라가는 볼 높이가 낮아졌고, 스피드가 붙었다. 김정호는 시간차 공격은 물론 후위에서도 존재감을 과시했다. 대한항공 경기에서는 1세트 상대 서브에 힘없이 무너졌지만 2세트부터 반격에 성공했다. 케이타가 살아나기 전 김정호가 팀을 지탱했다. 서브가 효과를 봤고, 범실도 차츰 줄여가며 역전승을 거뒀다.
◎ 12.1(화) ~ 12.6(일) : 1일 vs 우리카드(의정부), 5일 vs 현대캐피탈(천안)
이틀 휴식 후 우리카드를 만난다. 체력 걱정은 없다. 이상렬 감독은 ‘휴식’의 중요성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 우리카드와 1라운드 경기는 3-1로 승리했다. 블로킹(10-5)에서 강세를 보였고, 케이타가 40점을 책임졌다. 달라진 점은 우리카드 나경복이 부상으로 팀을 이탈한 점이다. 공격 한 축이 불균형을 이루는 상황에서 케이타와 김정호가 화력싸움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졌다. 케이타가 주춤하더라도 김정호가 꾸준히 제 역할을 해주고 있다.
1라운드는 3-2, 2라운드는 3-0으로 현대캐피탈에 완승을 거둔 좋은 기억이 있지만 방심해선 안 된다. 상대는 허수봉의 합류로 공격력이 상승한 상태다. 더군다나 안정된 리시브(효율 46.30%)를 꾀하는 팀이기에 서브로 상대를 흔들어야 한다. 세터를 바빠지게 만들어 공격 루트를 사전에 차단할 필요가 있다. 최근 정동근과 전역한 김재휘가 코트에 들어서며 라인업에 차츰 변화를 주고 있는 이상렬 감독이다.
2위 OK금웅그룹 (승점 24, 9승 2패, 세트득실률 1.556)
◎ 11.24(화) ~ 11.29(일) : 1승 1패 (26일 vs 한국전력 0-3패(수원), 29일 vs 삼성화재 3-1승(안산))
1위 탈환에 실패했다. 트레이드를 통해 전력을 보강한 한국전력에 시즌 첫 셧아웃 패를 떠안았다. 외인 펠리페가 허벅지 부상으로 주춤했다. 닷새 만에 치러진 경기, 감각이 떨어진 탓인지 29개 범실을 쏟아냈다. 1세트에만 13개였다. 공격 리듬도 흔들리며 펠리페, 송명근 공격 성공률이 30%대에 머물렀다. 교체로 투입된 최홍석이 팀 내 최다 11점으로 분전했지만 패배를 막진 못했다.
직전 경기 좋은 모습을 보인 최홍석이 선발로 나섰다. 결과는 성공적. 성공률 76.92%에 12점으로 날개 한 축을 담당했다. 살아난 펠리페가 25점으로 제 역할을 해냈고, 송명근도 13점을 올렸다. 진상헌이 블로킹 5개를 묶어 11점으로 승부처 순간 상대 공격을 차단하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팀 블로킹 14개로 견고한 벽을 이뤘다. 리시브(효율 17.39%)가 흔들렸지만 공격을 책임져 줄 선수가 즐비했다.
◎ 12.1(화) ~ 12.6(일) : 3일 vs 대한항공(안산)
2라운드 마지막 상대다. 1라운드는 치열했다. 3-2 신승을 거뒀다. 펠리페가 32점, 공격 성공률 60.42%로 맹위를 떨쳤다. 최근 OK금융그룹은 최홍석, 송명근이 쌍포를 이룬다. 최홍석이 공수에서 균형을 이루며 잘 버텨주고 있다. 최홍석의 꾸준한 활약을 기대하고 있는 석진욱 감독이다. 리시브에서 안정감을 가져가면서, 범실 없는 서브공략이 가장 중요하다.
3위 대한항공 (승점 20, 7승 4패, 세트득실률 1.368)
◎ 11.24(화) ~ 11.29(일) : 1승 1패 (24일 vs 우리카드 3-1승(인천), 28일 vs KB손해보험 1-3패(인천))
승점 3점을 챙기는 데 만족해야 했다. 우리카드전은 정지석, 비예나, 곽승석이 고르게 활약했다. 무릎 부상으로 출전 여부에 물음표가 달렸던 비예나가 끝까지 코트를 지켰다. 블로킹(11-5)에서 우위를 점했다. 한선수는 세트를 거듭할수록 속공 비중을 높이며 코트를 지휘했다.
KB손해보험 경기, 출발은 좋았다. 서브로 상대를 흔들었고, 케이타에게 올라가는 오픈 공격을 막는 데 성공했다. 특히 서브 4점을 기록했고, 팀 공격 성공률은 73.33로 화력을 뿜었다. 2세트부터 양상이 바뀌었다. 오히려 상대 서브에 당했다. 3세트 막판 연속에서 속공을 시도했지만 세 번 모두 통하지 않았다. 세트를 치를수록 범실(4-8-10-9)이 늘어나며 분패했다.
◎ 12.1(화) ~ 12.6(일) : 3일 vs OK금융그룹(안산), 6일 vs 한국전력(인천)
상위권 다툼을 하기 위해선 승점 3점이 필요하다. 최근 비예나가 결장하는 일이 잦다. 세트를 완벽한 리듬으로 가져오다가도 어느 순간 흔들려버린다. 자체 범실이 발목을 붙잡는다. 정지석은 여전한 경기력으로 팀을 이끄는 가운데 중앙이 좀 더 힘을 내야 한다. 조재영, 진지위가 스타팅으로 나서지만 속공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분위기가 좋은 두 팀을 만나기에 자칫 연패로 이어질 확률을 사전에 차단해야 한다. 비예나의 회복이 가장 빠른 길이지만 임동혁의 활약도 나쁘지 않다. 자체 범실을 줄여 대한항공만의 공격 리듬을 되찾는 게 급선무다.
4위 한국전력 (승점 13점, 4승 7패, 세트득실률 0.769)
◎ 11.24(화) ~ 11.29(일) : 1승 (26일 vs OK금융그룹 3-0승(수원))
파죽의 4연승이다. 베테랑들의 합류 효과가 대단하다. 시즌 첫 셧아웃 승리다. 러셀, 박철우, 신영석으로 이어지는 서브 라인은 강력했고, 세터 황동일의 노하우 쌓인 패스웍도 빛을 발휘했다. 수비에 치중한 이시몬이 쏠쏠한 득점을 올리며 알토란같은 활약을 보인다. 리베로 오재성의 후방 수비는 팀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다. 장병철 감독은 “팀에 없어선 안 될 선수들”이라며 칭찬했다. 한국전력은 신영석이 가세함에 따라 블로킹 수치가 확연히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 12.1(화) ~ 12.6(일) : 2일 vs 현대캐피탈(천안), 6일 vs 대한항공(인천)
‘충격의 트레이드’로 많은 사람을 깜짝 놀라게 했던 현대캐피탈과 만난다. 신영석과 황동일은 본인이 몸담았던 팀을 상대하는 격. 볼거리가 가득할 것으로 예상된다. 까다로운 서브를 구사하는 현대캐피탈에 러셀이 목적타가 될 것은 분명하다. 러셀의 리시브 딜레마는 여전하지만 공격력으로 커버할 능력을 갖췄다. 다만 ‘슬로우 스타터’ 기질을 보이는 러셀이 초반부터 활약해 경기 주도권을 가져가야 한다. 신영석이 현대캐피탈을 상대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트레이드 직후 만났던 대한항공을 만났다. 승리를 거두며 연패를 끊은 좋은 기억이 있다. 그날과 달라진 부분은 없다. 다만 관건은 상대가 얼마나 분석을 하고 들어왔느냐다. 근래엔 세터 황동일이 많은 기회를 부여받는 중. 장병철 감독은 상대에 따라 세터 기용을 다르게 가져갈 것이라 말했다. 세트 플레이에 강점이 있는 김광국, 좌우로 쏴주는 패스와 높이에 장점을 지닌 황동일. 장 감독이 두 경기에서 각각 어떤 세터를 기용할지 주목해보자.
5위 현대캐피탈 (승점 11점, 4승 7패, 세트득실률 0.654)
◎ 11.24(화) ~ 11.29(일) : 1승 (27일 vs 우리카드 3-1승(장충))
6연패 사슬을 끊어냈다. 지난 22일 전역한 허수봉이 팀 합류와 동시에 서브 4점을 묶어 18점(공격 성공률은 56%)으로 외인 다우디와 쌍포를 이뤘다. 공격 한자리에서 오는 갈증을 해소했다. 후방은 리베로 박경민과 김선호가 담당했다. 최민호가 블로킹 4개로 팀 중심을 잡았고, 디그 후 연결 동작이 매끄러웠다. 4세트 24-19에서 흔들리며 김선호 서브 득점을 끝으로 최태웅 감독을 미소짓게 했다.
◎ 12.1(화) ~ 12.6(일) : 2일 vs 한국전력(천안), 5일 vs KB손해보험(의정부)
최태웅 감독이 생각했던 퍼즐이 조금씩 맞아들어간다. 그러한 흐름 속 트레이드 파트너를 만나게 된다. 한국전력은 트레이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확실히 베테랑의 영입과 유망주의 영입은 결과를 내는 속도에서 차이가 났다. 세터 김명관은 최 감독 지도하에 폼 자체가 달라졌다. 속공 시도가 빈약했던 과거와 달리 활용 비중이 상승했다. 여기에 허수봉이 다우디와 함께 공격 균형을 맞추고 있다. 유망주와 베테랑의 대결이 될 전망이다.
3라운드 첫 상대로 KB손해보험을 만난다. 상황은 1,2라운드와 다르다. 멤버 구성원에 변화가 크다. 하지만 여전히 상대 케이타를 어떻게 막느냐가 여전히 중요하다. 2라운드 맞대결에서는 케이타가 아닌 국내 선수들의 고른 활약에 애를 먹었다. 상대해야 할 선택지가 늘어났다. 다우디와 케이타, 허수봉과 김정호의 맞대결에 귀추가 주목된다.
6위 삼성화재 (승점 11점, 2승 9패, 세트득실률 0.690)
◎ 11.24(화) ~ 11.29(일) : 2패 (25일 vs KB손해보험 2-3패(의정부), 29일 vs OK금융그룹 3-1패(안산))
아직은 시간이 필요하다. 연패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두 경기서 윙스파이커 신장호가 날았다. 최근 많은 기회를 받아 코트에 선 그는 감독의 믿음에 보답하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문제는 외인 바르텍의 기복이다. 세트마다 천차만별인 경기력에 고희진 감독은 골머리를 앓는다.
OK금융그룹 경기 1세트 흐름이 완벽했다. 서브로 상대 공략에 성공했고, 손쉽게 경기를 주도했다. 2세부터 흔들렸다. 되려 상대 플로터 서브에 불안함을 노출했고, 중심이 흐트러지자 범실을 쏟아냈다. 고희진 감독은 “분위기는 나쁘지 않지만 새로운 선수들이 많은 만큼 조직력이 부족했다. 바르텍이 어떻게든 좋은 경기력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해보겠다”라는 말을 남겼다.
◎ 12.1(화) ~ 12.6(일) : 4일 vs 우리카드(대전)
어찌 보면 홈 4연패를 끊어낼 수 있는 기회다. 상대 주포가 이탈한 우리카드를 만난다. 삼성화재 윙스파이커는 황경민과 신장호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 가장 늦게 합류한 구자혁과 안우재는 팀에 녹아들고 있다. 승리를 가져오기 위해선 바르텍이 살아나야 한다. 외인답게 책임감을 보여야 할 차례. 국내 선수들은 범실을 줄이되 장기인 강서브로 밀고 나가야 한다. 젊은 선수들이 즐비하기에 분위기는 좋지만 항상 마무리가 아쉽다. 바르텍이 중심을 잡아준다면 더할나위 없는 시나리오다.
7위 우리카드 (승점 10점, 3승 7패, 세트득실률 0.739)
◎ 11.24(화) ~ 11.29(일) : 2패 (24일 vs 대한항공 1-3패(인천), 27일 vs 현대캐피탈 1-3패(장충))
최하위다. 지난 시즌과 확연히 다른 성적표. 승점이 절실한 가운데 아포짓스파이커 나경복의 이탈은 뼈아프게 다가온다. 대한항공전, 공격 후 착지 과정에서 발목이 꺾였다. 나경복이 빠진 후 한정훈이 투입됐지만 자리를 메우기엔 부족했다. 우측 발목 인대 파열로 4주가량을 나경복 없이 경기를 치러야 하는 상황. 알렉스가 아포짓스파이커로, 한성정, 한정훈이 윙스파이커로 현대캐피탈 경기에 나섰다. 한정훈이 리시브에서 불안함을 보이자 류윤식을 투입, 안정감을 꾀했지만 경기를 챙기지 못했다. 공격 한 자리에서 오는 공백 메우기가 과제로 떠올랐다. 고무적인 부분은 세터 하승우가 다시 자신감을 되찾았다는 것.
◎ 12.1(화) ~ 12.6(일) : 1일 vs KB손해보험(의정부), 4일 vs 삼성화재(대전)
더는 처지면 곤란하다. 나경복의 공백을 최소한으로 메워야 한다. 쉽지만은 않은 상황. 리시브에 불안함을 노출한 한정훈 대신 투입한 류윤식의 수비는 효과를 봤다. 한성정 그리고 알렉스가 다시금 조직력을 맞춰야 한다. 윙스파이커인 알렉스는 나경복 자리에 들어갔지만 공격 모션에서 어색함이 없다. 오히려 공격에만 집중할 수 있기에 나머지 국내 선수들이 힘을 보태야 할 시점이다. 세터 하승우도 안정감을 찾았다. 하현용은 최근 물오른 경기력을 과시하는 상황. 두 경기 중 최소 한 경기만이라도 승리가 필요하다. 나경복이 돌아오기 전까지 반등 불씨를 살려가야만 한다.
어려운 상황 속 1위 팀을 만난다. 아포짓스파이커로 투입되는 알렉스와 케이타의 맞대결. 그리고 삼성화재 경기에서는 강서브를 얼마만큼 버텨내느냐에 따라 승부의 행방이 결정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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