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시브 강화부터 클러치 서브까지, 정한용의 다재다능함이 빛나고 있다 [아시아선수권]
- 국제대회 / 김희수 / 2023-08-24 07:00:04
리시브가 흔들릴 때도,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한 방이 필요할 때도 언제나 해결사는 정한용이었다. 그야말로 대표팀의 ‘슈퍼 서브’다.
한국이 23일 이란 우르미아에서 펼쳐진 2023 아시아배구연맹(AVC) 남자선수권 12강전에서 인도네시아를 세트스코어 3-2(25-16, 19-25, 22-25, 25-19, 16-14)로 꺾었다. 1세트를 손쉽게 승리하고도 2-3세트에 급격히 경기력이 무너진 한국은 순위 결정전으로 떨어질 위기에 처했지만, 4세트부터 다시 경기력을 회복하면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조별리그 첫 경기였던 방글라데시전부터 파키스탄전, 그리고 이번 인도네시아전까지도 한국의 경기력은 아직 완벽하지 않다. 팀적으로는 물론이고 선수 개개인으로서도 부침을 겪고 있는 선수들이 있다. 이와 같은 불안 요소들로 인해 경기 도중 고비를 맞이하는 순간들도 있다. 하지만 그 순간마다 부족함을 메워주는 교체 자원의 존재가 대표팀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지금까지 이번 대회에서 가장 맹활약한 대표팀의 교체 자원으로는 단연 정한용을 손에 꼽을 수 있다. 2021-2022시즌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3순위로 대한항공에 지명된 정한용은 데뷔 시즌 10경기 26세트 출전에 그쳤지만 지난 2022-2023시즌 34경기 122세트에 출전하며 준주전급 선수로 활약했다. 그 활약을 인정받아 성인대표팀에도 발탁됐고, 지난 AVC 챌린지컵에 이어 이번 아시아선수권에도 참가하고 있다.
현재 임도헌 감독이 가동하는 주전 아웃사이드 히터 라인업은 정지석-나경복이지만, 그 뒤를 있는 교체 1순위 선수는 정한용이다. 이는 정한용이 가지고 있는 다재다능함 때문이다. 정한용은 지난 시즌 38.85%의 리시브 효율을 기록했다. 출전 횟수가 모자라 순위에는 들지 못했지만, 만약 들었다면 리그 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4위 전광인 40.03%, 5위 장지원 38.42%). 또한 정한용은 묵직하고 날카로운 스파이크 서브를 갖춘 선수이기도 하다.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이 그를 원 포인트 서버로도 자주 기용했을 정도다. 배구의 시작이자 기본인 서브와 리시브에 모두 강점이 있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이번 인도네시아전에서는 자신의 또 다른 강점인 서브를 통해 ‘게임 체인저’로 거듭난 정한용이었다. 5세트 13-13에서 양 팀의 세터 황택의와 제이센 나타나엘 킬란타가 나란히 서브 범실을 저지르며 5세트의 듀스라는 극한의 상황이 찾아왔고, 정한용이 서브 라인에 들어섰다. 그리고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순간 정한용의 서브 득점이 터졌다. 한국 쪽 분위기는 순식간에 뜨거워졌고, 결국 15-14에서 정지석이 오픈 공격을 성공시키면서 한국이 극적인 승리를 완성했다.
배구에서 서브와 리시브는 가장 기초가 되는 부분이면서도 생각보다 자신의 강점으로 만들기 어려운 부분이다. 오히려 중요한 순간마다 서브와 리시브에서 실수를 범하며 무너지는 선수들도 많다. 그러나 정한용은 주로 선발이 아닌 교체로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코트를 밟으면서도 서브와 리시브에서 자신의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V-리그에 이어 국제대회에서도 자신의 잠재력을 폭발시키고 있는 정한용이다.
사진_AVC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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