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V리그] 기억에 남을 명경기 보여준 흥국생명-GS, 반등이 절실한 도로공사

여자프로배구 / 이정원 / 2020-11-13 01: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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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이정원 기자] 지난 10일 1라운드가 끝나고, 11일부터 2라운드가 시작됐다. 2라운드 첫 경기를 가졌던 흥국생명과 GS칼텍스는 수많은 이야기를 양산함과 동시에, 엄청난 접전을 펼치며 팬들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1라운드에 이어 2라운드에도 열띤 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경기를 되돌아보고 다가올 경기들을 살펴보자. 

 

(모든 기록은 12일 기준)



1위 흥국생명 (승점 16점, 6승, 세트득실률 2.571)

◎ 11.6(금) ~ 11.11(수) : 2승 (7일 vs IBK기업은행 3-0승(인천), 11일 vs GS칼텍스 3-2승(장충))

IBK기업은행전 승리는 흥국생명에 특별했다. 이날 승리로 팀 최초 1라운드 전승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여자부로 범위를 넓히면 2007-2008시즌 KGC인삼공사, 2019-2020시즌 GS칼텍스에 이어 역대 세 번째다. 이번에도 김연경, 이재영이 각각 19,16점을 기록하며 원투펀치 역할을 했다. 1세트 초반 위기를 넘기며 가져온 분위기가 경기 끝까지 이어졌다. 초반 3-8로 밀렸으나 이후 예리한 서브와 더불어 김연경이 폭발적인 득점력을 이어갔다. 2, 3세트는 수월하게 풀어갔다. 

GS칼텍스전은 2시간 34분의 대접전이었다. 모든 팬들에게 기억에 남을 명경기였다. 흥국생명은 경기 초반 흔들렸다. GS칼텍스 주포 강소휘가 복근 및 허벅지 통증으로 인해 나오지 않았음에도 러츠(43점)와 이소영(25점)의 화력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루시아가 어깨 통증으로 인해 공격하지 못함에 따라 김미연이 대부분의 경기를 소화했다. 높이에서는 GS칼텍스에 밀렸다. 

하지만 국내 선수끼리 똘똘 뭉친 조직력이 힘을 발휘했다. 김연경이 선봉장으로 나섰다. 팀 내 최다인 38점을 올렸다. V-리그 복귀 후 올린 최다 득점이다. 특히 김연경은 2세트와 5세트 다소 과한 행동까지 취하며 승리에 대한 열망을 보였다. 김미연과 이주아의 활약도 쏠쏠했다. 두 선수는 7개의 서브에이스를 합작했다. 서브로 상대 수비 라인을 흔들었다. 이주아는 블로킹도 3개를 기록했고, 김미연은 러츠-한수지 라인을 뚫어내는 공격 득점을 올렸다. 박미희 감독도 "김미연이 공격에서 힘을 보태줬다"라고 평했다. 승점 2점을 가져오며 6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시즌 막판 4연승을 포함하면 현재 리그에서 10연승을 이어가고 있는 흥국생명이다. 

 

◎ 11.13(금) ~ 11.17(화) : 15일 vs 한국도로공사(김천)

접전을 치른 후 휴식이 필요한 상황에서 한 경기만 소화한다는 건 흥국생명에 다행인 일이다. 상대는 한국도로공사다. 현재 최하위에 머물러 있더라도 만만한 팀이 아니다. 1라운드 맞대결에서 풀세트 접전을 펼치며 겨우 승점을 2점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이고은이 아직 공격수들과 호흡이 맞지 않아도, 문정원의 리시브가 흔들리고 있어도, 언제든지 살아날 수 있는 팀이다. 경험 많은 선수들이 대거 포진되어 있는 팀이 한국도로공사다. 일단 안정된 리시브와 더불어 서브로 상대 리시브 라인을 흔드는 게 중요하다. 국내 선수가 부진한 상황에서 켈시의 득점력은 식지 않고 있다. 켈시 방어 전략도 세워야 한다. 가장 중요한 건 루시아의 몸 상태다. 현재 어깨가 좋지 않다. 박미희 감독은 루시아의 다음 경기 출전에 대해 어깨 상황을 보고 판단한다고 했다. 루시아의 출전 여부도 이날 경기 관전 포인트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 

 

 

2위 IBK기업은행 (승점 10점, 3승 2패, 세트득실률 1.222)

◎ 11.6(금) ~ 11.11(수) : 1승 1패 (7일 vs 흥국생명 0-3패(인천), 10일 vs 한국도로공사 3-1승(화성))

흥국생명전은 아쉬웠다. 1세트 초반 라자레바를 앞세워 8-3으로 앞서갔으나 그 리드가 그날 경기 마지막 리드였다. 이후 단 한 번도 제대로 된 주도권을 잡지 못했다. 한 번 흔들리니 끝까지 흔들렸다. 김우재 감독도 "한 번 기세가 꺾인 이후 분위기를 되살리지 못했다. 나름대로 출발은 좋았지만 한 두 개가 안 됐을 때 치고 올라가는 모습이 안 보이더라"라고 아쉬움을 보였다. 수비 집중력에 앞서도 리시브가 흔들리면 경기를 풀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경기였다.

하지만 그 아쉬움을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완전히 털어버렸다. 사실 IBK기업은행은 지난 시즌에 한국도로공사에 약했다. 다섯 번 만나 한 번 밖에 이기지 못했다. 이날도 1세트를 패하며 그 징크스를 털지 못하는 듯했으나, 2세트부터 달라졌다. 그 중심에는 돌아온 에이스 김희진이 있었다. 김희진은 서브 2개, 블로킹 2개 포함 14점을 올렸다. 완전치 않은 몸 상태에도 팀의 반등을 위해 뛰고 있다. 육서영 대신 김주향도 이단 공격 및 수비에서 힘을 보태줬다. 라자레바도 경기가 진행되면 될수록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28점을 기록했다. 신연경의 헌신적인 디그는 물론이고, 조송화의 패스 플레이도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선수들과 들어맞고 있다. 

이날 승리로 1라운드를 3승 2패로 마쳤다. 지난 시즌 1승 4패를 생각하면 반등에 성공한 IBK기업은행이다. 

 

◎ 11.13(금) ~ 11.17(화) : 13일 vs KGC인삼공사(화성), 17일 vs 현대건설(수원)

2라운드 초반 두 경기가 굉장히 중요하다. 1라운드에서 KGC인삼공사를 이겼지만, 그때를 생각하면 안 된다. KGC인삼공사는 지민경 복귀 후 2연승을 달리며 상승 궤도를 탄 팀이다. 지민경은 GS칼텍스와 현대건설전에서 리시브 효율 40% 이상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리시브를 보여줬다. 디우프의 득점포는 여전하고, 한송이와 박은진의 미들블로커 조합이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디우프의 공격을 유효 블로킹시켜 반격을 가져와야 한다. 지민경-최은지 리시브 라인도 계속해서 괴롭혀줘야 한다. 

현대건설은 측면보다 미들블로커 공격 비중이 높은 팀이다. 양효진과 정지윤의 조화가 좋은 팀이다. 어느 자리에서도 득점을 올릴 수 있는 루소도 버티고 있다. 하지만 주전 세터로 나서는 김다인이 한 번 흔들리면 그 흔들림이 길게 이어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김다인에게 올바른 공이 가게 가지 않게 만들어야 한다. 그러려면 고예림-황민경 라인을 흔들어야 한다. 때에 따라 황민경을 대신해 루소가 윙스파이커로 들어갈 수도 있다. 황민경의 공격이 답보 상태다. 황민경 쪽에 블로커가 아예 가지 않고, 한 쪽으로 모두 가 막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 

 

 

3위 GS칼텍스 (승점 7점, 2승 4패, 세트득실률 0.857)

◎ 11.6(금) ~ 11.11(수) : 1승 1패 (6일 vs 한국도로공사 3-0승(김천), 11일 vs 흥국생명 2-3패(장충))

한국도로공사전을 먼저 살펴보자. 차상현 감독이 선수들을 칭찬한 경기다. 강소휘가 초반 허벅지 통증으로 빠졌어도 러츠가 24점, 이소영이 13점을 기록했다. 특히 그전 네 경기에서 불안정한 패스를 보였던 안혜진의 패스가 인상적이었다. 공격수가 원하는 코스와 높이의 공을 뿌려줬다. 차상현 감독도 "안혜진의 안정감이 좋았다"라고 칭찬했다. 

1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승리로 마치고, 2라운드 첫 경기 흥국생명을 맞이했다. 1라운드 때부터 복근 및 허벅지 통증을 호소했던 강소휘가 결국 선발에서 제외됐다. 그래도 러츠(43점)와 이소영(25점)의 좌우 쌍포가 힘을 냈다. 특히 러츠는 트리플크라운급 활약이었다(후위공격 10개, 서브 3개, 블로킹 2개). 트리플크라운에 블로킹 하나가 모자랐다. 5세트가 아쉬웠다. 12-9에서 김연경에 연속 득점을 내주며, 동점을 허용했다. 15-15 듀스에서는 이소영의 퀵오픈이 김미연에 막혔고, 마지막 이소영의 공격도 상대 디그에 막혔다. 흥국생명은 이 디그를 공격 득점으로 연결하며 승부를 끝냈다. 배구팬들에게 기억에 남을 경기를 선사한 GS칼텍스는 승점 1점을 가져오는 데 만족해야 했다. 

 

◎ 11.13(금) ~ 11.17(화) : 14일 vs 현대건설(장충)

11일 풀세트 접전을 펼친 GS칼텍스는 단 이틀의 짧은 휴식을 갖고 현대건설을 만난다. 5일 휴식을 가진 현대건설보다 체력적인 열세를 가질 수밖에 없다. 이를 집중력으로 이겨내야 한다. 지난 1라운드 맞대결에서는 패했다. 현대건설은 루소와 양효진-정지윤 트윈타워의 공격력이 매서운 팀이다. 리시브 라인을 흔들어 이들에게 올바른 공이 올라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양효진과 정지윤은 완전히 때리지 못하는 공만 아니라면, 어떤 공도 때릴 수 있는 힘과 기교를 갖춘 선수들이다. 루소 역시 마찬가지다. 그래도 무엇보다 GS칼텍스에 가장 중요한 것은 지난 경기 결장했던 강소휘의 복귀일 것이다. 심각한 부상은 아니지만 길게 시즌을 바라보고 있는 차상현 감독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기대를 모은다. 

 

 

4위 KGC인삼공사 (승점 6점, 2승 3패, 세트득실률 0.800)

◎ 11.6(금) ~ 11.11(수) : 1승 (8일 vs 현대건설 3-0승(대전))

개막 3연패를 당할 때만 하더라도 KGC인삼공사의 미래는 암울했다. 하지만 GS칼텍스전을 이기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하더니 현대건설전에서는 시즌 첫 셧아웃 승을 거뒀다. 가장 큰 승리 요인은 리시브 안정이었다. 윙스파이커 최은지-지민경, 리베로 오지영의 리시브 효율이 모두 40%를 넘었다. 이날 KGC인삼공사 리시브 효율은 42%였고, 반면 현대건설은 26%였다. 압도했다. 리시브가 안정되니 염혜선도 자신이 주고 싶은 대로 패스했다. 디우프(27점)는 물론이고 최은지도 10점을 올렸고, 박은진과 한송이 중앙 라인은 15점을 합작했다. 

 

◎ 11.13(금) ~ 11.17(화) : 13일 vs IBK기업은행(화성)

지난 경기 종료 후 이영택 감독은 "좋은 분위기와 함께 2라운드도 밀고 가보겠다"라고 말했다. 이들의 2라운드 첫 상대는 IBK기업은행이다. IBK기업은행과 시즌 개막전에서 맞붙었는데 당시에는 1-3으로 패했다. 당시 선발로 나섰던 고의정의 리시브 효율이 12%로 저조했고, 무엇보다 교체로 들어가 쏠쏠한 활약을 하던 정호영의 부상이 아쉬웠다. 지금은 그때와 반대로 지민경의 합류와 함께 리시브도 안정을 찾았고, 디우프의 몫을 국내 선수들이 함께 덜어주고 있다. 1라운드 막판 2연승의 기억을 되살릴 필요가 있다. 

 


5위 현대건설 (승점 5점, 2승 3패, 세트득실률 0.727)

◎ 11.6(금) ~ 11.11(수) : 1패 (8일 vs KGC인삼공사 0-3패(대전))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어느덧 순위는 5위까지 내려앉았다. 올 시즌 처음으로 셧아웃 패를 당했다. 팀의 패배에도 항상 많은 득점을 책임지던 루소도 14점에 그쳤고, 양효진도 9점에 머물렀다. 김다인이 흔들리면서 정신을 못 차리자 이도희 감독은 이나연을 통해 변화를 꾀했으나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 3세트에는 황민경을 빼고 루소-고예림 WS 라인, 양효진-이다현 MB 조합에 정지윤을 아포짓으로 세우며 변화를 노렸지만 이번에도 효과는 없었다. 깔끔한 리시브-염혜선의 안정된 패스-공격수들의 화끈한 공격이 이뤄진 KGC인삼공사와 정반대의 모습이었다.

 

◎ 11.13(금) ~ 11.17(화) : 14일 vs GS칼텍스(장충), 17일 vs IBK기업은행(수원)

이도희 감독은 1라운드 문제점으로 세터들의 안정감 부족을 뽑았다. 2라운드, 세터진의 안정화와 함께 공격에서 이렇다 할 힘을 내지 못한 황민경의 활약이 필요한 시점이다. GS칼텍스에게는 시즌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뒀다. 당시 루소-양효진-정지윤의 막강 화력이 불을 뿜었다. 이들의 높이로 상대 공격을 1차 저지했고, 반격과 함께 득점을 올리는 장면이 많았다. 이번에도 블로커 라인의 높이와 함께 안혜진, 러츠 등의 예리한 서브를 리시브 라인에서 잘 버텨야 한다. 

IBK기업은행과 올 시즌 첫 맞대결에서는 1-3으로 패했다. 34점을 기록한 라자레바를 전혀 막지 못했다. 당시 라자레바의 공격 점유율은 44.59%에 달했다. 김수지-조송화의 이동 공격 호흡을 제어하는 데도 어려움을 겪었다. 이 두 가지 공격법을 잘 이행하지 못하게 하는 방법은 단 하나다. 강력한 서브로 상대 리시브 라인을 흔드는 것이다. 육서영-표승주 라인은 리시브 기복이 심하다. 그러면 리베로 신연경의 부담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를 노려야 한다. 라자레바는 이단 공격시 범실이 많다. 실제로 1라운드 여자부 선수 중 가장 많은 34개의 범실을 기록했다. 라자레바에게 알맞는 공이 올라가지 않게 하려면 예리한 서브가 필요하다. 두 팀과 맞대결 후 다음 경기는 흥국생명전이다. 여기서 연패를 끊지 못하고 흥국생명을 만나면 연패가 길어질 수도 있다. 

 


6위 한국도로공사 (승점 4점, 1승 4패, 세트득실률 0.500)

◎ 11.6(금) ~ 11.11(수) : 2패 (6일 vs GS칼텍스 0-3패(김천), 10일 vs IBK기업은행 1-3패(화성))

잘 풀리지 않는다. 답은 나와 있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바로 세터 이고은과 공격수들 간의 호흡이 여전히 불안정하고 맞지 않는다. 김종민 감독은 선수들의 심적 안정을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GS칼텍스전 종료 후 다음 날 오전에 경주에서 힐링 타임을 가지기도 했고, 특히 경기만 들어가면 흔들리는 이고은에게 "경기 중 아무런 말도 하지 않겠다. 부담 주지 않을게"라고 말하는 등 여러 가지 수를 써봤지만 실패했다. 믿고 올려줘야 하는 상황에서 다른 수를 택하는 이고은의 패스가 여전히 아쉽다. 또한 지난 시즌까지 임명옥과 2인 리시브 라인을 구축했던 문정원도 1라운드 기복이 심하다. 리시브가 불안하다. 그러다 보니 임명옥에게 부담감이 가중되고 있다. 수치가 크게 떨어진 건 아니지만 팀이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문정원이 흔들리니 김종민 감독의 걱정도 커지는 상황이다(2019-2020시즌 1R 리시브 효율42.75%, 2020-2021시즌 1R 40.46%). 그래도 박정아가 공이 잘 올라올 때는 자신의 페이스대로 공격할 수 있는 자신감을 얻었다. 김종민 감독이 연패 속에서 얻은 작은 위안이다. 

 

◎ 11.13(금) ~ 11.17(화) : 15일 vs 흥국생명(김천)

연패를 끊어야 하는 상황에서 흥국생명을 만난다는 건 무척 괴로운 일이다. 흥국생명은 1라운드 전승의 팀이다. 김연경, 이재영 쌍포가 날이 갈수록 세지고 있다. 하지만 이들과 경기에서 잃을 게 없다는 각오로 나간다면 오히려 선수들의 부담감은 덜어지면서 도로공사가 원하는 플레이가 나올 수도 있다. 1라운드 때도 한국도로공사는 흥국생명을 상대로 1, 2세트를 따내는 저력을 발휘했다. 켈시의 득점력(39점)이 폭발했다. 범실을 줄이고, 이고은이 안정감을 찾으면서 공격수들 간의 호흡이 원활해진다면 1라운드와 마찬가지로 대등한 경기를 펼칠 가능성도 있다.

 

 

일러스트_브이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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