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트 점유율 94%’ 건재확인한 '쿠바 폭격기' 레오
- 남자프로배구 / 장충/김하림 기자 / 2022-01-16 06:00:34
부상에서 돌아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선수의 몸놀림이 아니었다. 완벽하게 장충을 고공 폭격했다.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는 2012년 삼성화재 유니폼을 입으면서 처음 V-리그를 경험했다. 세 시즌 동안 삼성화재에서 정규리그 3회, 챔프전 2회 우승을 함께 하면서 삼성화재 왕조를 이끌었고 ‘쿠바 폭격기’라는 별명을 얻었다.
6년 만에 돌아온 V-리그에서도 본인의 존재감을 완벽하게 보여줬다. 그러다 지난 23일 KB손해보험과 3라운드 맞대결에서 악재를 맞았다. 4세트 2-1에서 블로킹 착지 과정에서 케이타의 발을 밟고 넘어졌다. 왼 발목이 꺾이면서 쓰러졌고 한동안 일어서지 못했다. 이후 병원에서 왼 발목 인대 파열을 진단과 함께 4주 재활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
당초 석진욱 감독은 레오의 복귀 시점을 4주에서 6주로 길게 봤다. 올스타 브레이크도 있는 만큼 일찍 코트로 불러들일 계획이 없었다.
하지만 레오의 생각은 달랐다. 빠른 회복세를 보이면서 강한 출전 의지를 보였다. 앞선 11일 현대캐피탈 경기에서 교체로 코트에 들어가 복귀전을 치렀고, 1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전에선 스타팅에 이름을 올렸다.
석진욱 감독은 경기에 앞서 “1세트 투입을 하지만 몸 상태를 봐야 한다. 본인은 괜찮다고 하더라도 몸 상태가 안 좋다면 움직임에서 나타난다. 1세트를 보고 판단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5세트의 활약은 압도적이었다. 상대 범실 3개와 박승수의 서브에이스 1점을 제외한 11점을 전부 레오가 공격 득점으로 올렸다. 점유율은 무려 94.44%에 달했다.
경기 내내 좋은 활약을 보여주던 레오였지만 4세트 위험한 행동을 보였다. 관중이 자리했던 관중석을 향해 공을 발로 차버렸고 바로 심판에게 레드카드를 받았다.
경기 후 만난 레오는 본인이 먼저 말문을 열었다. 레오는 “경기 중 불미스러운 상황을 만들어 죄송하다. 내가 득점을 했고 이기고 있는 상황이었다. 우리가 가지고 있던 모습들이 안 나와 자극이 됐으면 하는 부분이 잘못 차면서 일어났다. 죄송하다”라고 고개 숙였다.
부상 회복 이후 첫 스타팅으로 나선 경기에서 맹활약을 떨친 레오. 레오는 “지금까지 선수 생활을 하면서 시즌 중에 부상을 당한 건 처음이라 나도 놀랬다. 중요한 순간에 빠지면서 팀원들에게 미안했다. 최대한 빨리 복귀를 하기 위해 노력했기에 복귀 시점을 좁힐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뒤이어 “가족들이 재활하는데 옆에서 많이 도와줬다. 어머니와 대화를 많이 했다. 이야기를 하면서 얼음으로 찜질해 주시고 부기를 빼기 위해 도와주셨다”라고 덧붙였다.
12월에 어머니와 아들이 한국에 입국한 이후 첫 경기에서 발목 부상을 당했다. 복귀전을 치렀던 지난 현대캐피탈 경기에선 아들 혼자 경기장에 찾아왔지만 아직 본인이 경기 전체를 소화하면서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했다.
레오는 “가족들이 왔던 첫 경기에 부상을 당하면서 어머니께서 경기장에 오는 걸 걱정하시더라. 두려워하시길래 괜찮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OK금융그룹은 오는 18일 삼성화재를 만난다. 부상에서 돌아온 레오와 함께 OK금융그룹은 중위권으로 도약할 수 있을까.
사진_장충/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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