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 신호진은 오기상의 화이트 보드만 바라본다

남자프로배구 / 안산/이보미 / 2023-11-04 08: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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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프로배구 OK금융그룹이 시즌 첫 선발 경기에서 활짝 웃었다. 또다시 오기노 마사지 감독의 화이트 보드만 바라보고 있다.

신호진은 3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1라운드 우리카드와의 홈경기에서 선발로 출전해 블로킹 2개를 포함해 13득점을 올렸다. 공격 11득점 가운데 후위 공격으로도 5득점을 기록했다. 공격 효율은 34.78%로 준수했다.

신호진을 아포짓으로 기용하면서 레오나르도 레이바(등록명 레오)가 아웃사이드 히터 자리로 돌아갔다. 레오를 중심으로 신호진과 송희채까지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면서 공격 균형을 이뤘다.

레오의 공격 점유율은 37.78%였고, 신호진과 송희채는 각각 25.56%, 23.33%였다. 반격 상황에서도 세터 곽명우는 공격 자원들을 고루 활용했다. OK금융그룹 오기노 마사지 감독도 1라운드 5승을 챙긴 우리카드를 꺾을 수 있었던 힘을 여기서 찾았다. 오기노 감독은 “블로킹 터치 이후 트랜지션 상황에서 이전에는 레오한테 집중이 되면서 상대 블로커 3인이 따라붙었다. 오늘은 신호진, 송희채가 같이 들어가면서 세터한테도 볼을 배분하라고 했다. 레오 견제가 덜했기 때문에 공격 성공률도 올라갔다”고 분석했다.

송희채 역시 “이전 경기들보다 블로킹, 수비가 좋았다. 반격 과정으로도 득점을 잘 냈다. 우리가 추구하는 배구다. 선수들도 하면서 재밌었던 경기였다”고 밝혔다.

레오의 부담을 덜어준 신호진이다. 뿐만 아니다. 신호진은 리시브에도 가담했다. 이날 우리카드전에서 리시브 14개 중 7개를 받아냈다. 리베로 조국기는 물론 레오, 송희채, 신호진까지 리시브를 책임졌다.

신호진은 올 시즌 첫 선발 출전한 경기에서 팀의 3-0 승리까지 도우면서 기쁨이 배가 됐다. 올해 한국배구연맹(KOVO)컵 대회 MVP였던 신호진이 V-리그에서 다시 한 번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경기 후 신호진은 “긴장보다는 설렘이 가득했던 첫 경기였다. 이겨서 다행이다”면서 “감독님이 레오가 더 편하게 때릴 수 있게끔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는 말을 해주셨다. 오늘은 조금이나마 레오의 부담을 덜어준 것 같다. 앞으로 경기를 하면서 더 보완해야할 것 같다”며 차분하게 말했다.

선발 출전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다. 신호진은 “잘하는 형들이 있기에 내가 못해도 다른 형들이 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선발 출전한다는 것은 경기 전 미팅 때 알게 됐다”고 설명했다.

오기노 감독은 경기 직전에 경기장에서 선수들과 미팅을 갖는다. 화이트 보드에 ‘오늘의 라인업’을 직접 그리며 알려준다. 선수들에게도 경기 당일에 라인업을 공개하고 있다.

신호진은 “미팅할 때 라인업을 알려주시는데 화이트 보드에 직접 적어주신다. 그날 연습까지 끝까지 보고 경기 당일에 알려주신다”고 했고, 프로 10년차 송희채마저 “설렌다”고 전했다.

신호진 역시 경기 출전 의지가 강하다. 그는 “항상 부상 때문에 웜업존에 대기하고 있을 때 경기에 뛰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 어떻게든 들어간다면 분위기를 끌어 올리는 역할을 하기 위해 많이 노력 중이다”고 말하며 진지한 표정을 보였다.




2001년생 신호진은 187cm 아포짓으로 2022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OK금융그룹 지명을 받았다. 데뷔 첫 시즌인 2022-23시즌에도 27경기 72세트 출전, 126득점을 기록한 바 있다. 올 시즌에는 지난 10월 31일 현대캐피탈전 도중 교체 투입되면서 시즌 첫 출전 기록을 남겼고, 우리카드전에서 선발로 나서며 제 기량을 마음껏 펼쳤다.

상대적으로 신장이 낮은 공격수인 신호진에게는 높이가 약점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신호진은 “높이로는 안 된다. 주변에서도 스피드를 빠르게 가져가라고 하신다. 스피드를 장점으로 만들어서 상대 블로킹 타이밍을 뺏고, 블로킹 터치 아웃을 유도할 수 있게 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우리카드전에서는 신호진의 힘이 필요했다”며 신호진을 선발로 기용한 오기노 감독의 선택이 적중했다.

장신 아웃사이드 히터 차지환이 무릎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 송희채, 신호진, 박승수, 이진성 등이 기회를 얻고 있다. 오기노 감독도 젊은 선수들에게 충분히 기회를 주면서 뎁스를 강화하겠다는 심산이다. ‘오기상’의 화이트 보드를 주목하는 선수들이 적지 않다. 선의의 경쟁을 펼치고 있는 OK금융그룹이다.

사진_안산/이보미 기자,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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