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은 미래를 내다봤다

남자프로배구 / 강예진 / 2021-06-04 00:5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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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강예진 기자] 대한항공이 두 가지 미래를 내다보며 트레이드를 성사했다.

 

지난 3일 대한항공은 세터 황승빈(29)을 삼성화재에 내주고 2021-2021 신인선수 1라운드 지명권과 리베로 박지훈(23)을 맞교환했다.

 

대한항공은 두 가지를 내다봤다. 황승빈의 미래와 팀의 미래였다. 황승빈은 2014-2015시즌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은 뒤부터 줄곧 한선수의 백업 세터로 활용됐다. 상무에 있을 땐 유광우가 팀에 합류했고, 제대 후 황승빈의 팀 내 입지는 여전했다. 한선수가 FA계약까지 체결하면서 변화를 기대할 수도 없던 상황.

 

썩히기엔 아까운 재능이었지만 주전세터로 나설 길은 없었다. 때마침 삼성화재가 세터 보강을 원한다는 소식에 대한항공은 황승빈의 미래를 생각하면서 새 배구 인생의 길을 터줬다.

 

동시에 팀 리빌딩에 차츰 발을 들였다. 시발점이 신인선수 지명권이다. 대한항공은 삼성화재의 1R 지명권(35%)을 가져오면서 1순위 신인지명권 확률을 1%에서 36%로 높였다. 역순으로 진행되는 2R의 1순위 지명권까지 가진 대한항공은 최소 3명의 선수 보강이 가능해졌다. 

 

기량 있는 대학 선수들의 드래프트 참가 확률을 높게 본 대한항공은 이번 기회를 반드시 잡겠다는 의지를 표했다. 대한항공은 2017-2018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드래프트 하위 순번으로 눈여겨본 선수들을 데려오지 못했다. FA나 트레이드로 선수 보강을 하자니 팀 내 출혈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됐다. 쉽사리 움직일 수 없었기에 이번이 절호의 찬스나 다름없다.

 

현재 대한항공 주전 라인업을 살펴보면 한선수(36)를 비롯해 곽승석(33), 조재영(30), 오는 10월 제대를 앞둔 김규민(31)까지. 20대 초중반의 정지석(26), 오은렬(24), 임동혁(22)을 제외하면 팀 전력을 뒷받쳐 줄 자원이 부족한 건 분명하다.

 

대한항공은 2013-2014 신인 드래프트서 정지석을, 2017-2018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임동혁을 데려오면서 팀 주축 선수로 키워냈다. 2~3시즌 동안 주축 선수들 사이에서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세대 교체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다시 한 번 미래를 준비할 때다. 새 자원의 영입으로 차근차근 준비하고자 한다. 36%의 확률을 거머쥔 대한항공이 내다본 미래와 그 결말은 해피엔딩일 수 있을까.

 

 

사진_더스파이크 DB(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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