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역할도 OK' 현대건설 루소, 다재다능함으로 만들어낸 2연승
- 여자프로배구 / 서영욱 / 2020-10-24 00:51:52
[더스파이크=수원/서영욱 기자] 공수 양면에 걸친 맹활약으로 루소가 팀 연승을 이끌었다.
현대건설 루소는 23일 한국도로공사와 경기에서 단연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눈에 보이는 기록상으로도 양 팀 통틀어 최다인 23점에 공격 성공률도 양 팀 선수들이 전반적으로 저조했던 와중에도 40.91%에 달했다. 외국인 선수치고 크지 않은 신장이지만 블로킹도 5개를 잡아냈다.
매 세트 결정적인 순간 해결사 면모도 보여줬다. 루소는 1세트 팀이 18-20으로 뒤진 상황에서 연속 득점으로 동점을 만들었고 22-20을 만드는 블로킹과 23-21로 다시 점수를 벌리는 블로킹을 모두 잡아냈다. 23-23 동점 상황에서 24점째를 만드는 후위 공격 득점도 루소 몫이었다.
2세트에는 8점차로 앞서다가 연속 득점을 허용한 상황에서 상대 흐름을 끊는 득점을 올렸다. 20점 이후 현대건설이 올린 5점 중 4점이 루소가 올린 득점이었다. 3세트 막판에는 양효진과 함께 격차를 벌리는 득점을 연달아 만들어내기도 했다.
기록으로 드러나지 않는 면에서도 루소 활약이 빛났다. 처리하기 어려운 볼이 올라오거나 공격 과정에서 타이밍이 조금 맞지 않는 볼도 어떻게든 범실 없이 처리했다. 이날 루소가 기록한 범실 3개 중 공격 범실은 한 개뿐이었다. 경기 후 김다인도 “볼이 안 좋아도 끝까지 처리해준다. 그다음 내게 요구한다. 그래서 더 잘 맞춰주게 된다”라고 루소 볼 처리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23일 경기에서 눈에 띈 또 다른 요소는 수비였다. 루소는 이날 팀에서 가장 많은 디그 21개를 성공했다. 도로공사 선수들을 포함해도 세 번째로 많은 수치였다(이고은 26개, 임명옥 28개). 외국인 선수임에도 몸을 아끼지 않는 수비를 선보이면서 현대건설은 쉽게 실점하지 않고 반격을 통해 흐름을 바꿀 수 있었다.
경기 후 이도희 감독은 “루소는 자기 역할을 굉장히 잘해주고 있다. 어느 자리에 가도 자기 역할을 한다”라며 “이런 선수가 우리 팀에 있는 건 굉장히 큰 공이다”라고 치켜세웠다. 김다인도 루소를 두고 “수비에서도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된다. 정말 좋은 선수다”라고 말했다.
아직 두 경기만 치른 상황이지만 루소는 공격에서는 외국인 선수에게 기대하는 모습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수비, 리시브에서도 상당한 공헌도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GS칼텍스와 개막전에서도 28점, 공격 성공률 40.74%로 자기 몫을 다했고 정지윤을 아포짓 스파이커로 활용하는 상황에는 리시브에 가담했다. 풍부한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팀에 단단함을 더해주고 있다.
특히 언제든 리시브에 가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팀에 다양성을 주고 있다. 올 시즌 현대건설이 정지윤에게 좀 더 자유롭게 측면 공격수 역할을 맡길 수 있는 것도 루소 덕분이다. 루소가 리시브 라인에 가담하면서 리시브가 불안한 정지윤 약점을 가리고 공격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때는 미들블로커로 이다현이 투입되면서 속공과 이동공격 옵션까지 더해져 더 다양한 공격 전개가 가능하다. 루소가 가진 다재다능함이 가져다주는 이점이다.
루소는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당시부터 2019-2020시즌 터키리그 베스트7에 이름을 올리는 등 이전 경력으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아직 두 경기만 소화한 시점이지만 현재까지는 그 기대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주며 팀을 이끌고 있다.
사진=수원/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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