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들 앞에서 날아오른 문성민 “몸이 부서질 때까지 뛰겠다”

남자프로배구 / 천안/이보미 / 2021-11-06 00:4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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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실에 들어온 문성민은 어느 때보다 표정이 밝았다. “몸이 부서질 때까지 열심히 뛰겠다”며 다시 한 번 의지를 다졌다.

올 시즌 문성민은 현재 6경기 24세트 출전, 88득점을 올리며 리그 전체 득점 부문 8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후위공격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공격종합에서는 공격 성공률 51.41%로 6위에 랭크됐다. 득점 4위와 공격종합 1위 허수봉과 함께 쌍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 로날드 히메네즈(등록명 히메네즈)가 개막 직전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 팀 공격을 책임지고 있다.

반격 과정에서 문성민의 해결 능력도 돋보인다. 5일 삼성화재전에서도 그랬다. 올 시즌 자신의 최고 공격 성공률 67%를 찍기도 했다. 공격뿐만이 아니다. 서브와 블로킹으로도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도 “현대캐피탈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 역할을 해주는 선수인 것 같다”고 평을 내렸다.

문성민은 “한국전력 경기에서 상대가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것도 있지만, 우린 그야말로 찍소리도 못하고 나왔다. 선수들도 멘탈적으로 흔들린 상황이었다. 나 스스로도 아무것도 해보지도 못했다. 같은 팀에 있었던 친구들에게 진 것 같아서 자존심도 상했다. 선수들이 훈련을 하면서 자신감을 되찾고, 다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 것 같다”고 했다. 직전 경기 한국전력 원정 경기에서 0-3 패배를 잊게 만든 승리였다.

또 시즌 첫 V-클래식 매치에서 웃었다. 문성민은 “예전부터 삼성화재와는 라이벌 관계였다. 최태웅 감독님이 부임하시면서 삼성화재를 만나면 더 편하게 하려고 노력했고, 코트에서 더 재밌게 하려고 했다. 그만큼 선수들이 즐기면서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1986년생 문성민도 체력적으로 버거울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작년에 무릎 수술 후 2020-2021시즌 도중인 1월에 복귀하면서 12경기 33세트 출전에 그쳤다. 프로 데뷔 후 최소 경기를 소화했다. 복귀 당시에도 문성민은 “아들이 ‘아빠 언제 배구 하냐’고 항상 물어봤다”고 말한 바 있다.

올 시즌은 다르다. 문성민이 팀 중심을 잡고 날아오르고 있다. 올 시즌에는 관중 입장도 시작했다. 20%에서 50%까지 확대됐다. 문성민의 두 아들도 오랜만에 배구장을 찾았다. 올 시즌 첫 직관을 했고, 문성민은 두 아들 앞에서 승리의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외국인 선수 없이 버티고 있는 현대캐피탈이다. 히메네즈 복귀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최 감독은 “현재 몸 상태는 6~70%다. 일단 통증이 없어야 한다. 아포짓 기용은 다음주도, 그 다음주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히메네즈에 이어 12월 말에는 윙스파이커 전광인도 군 복무를 마치고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에 문성민은 “사실 한 경기 뛰고 나면 2, 3일 동안 힘들다. 그래도 감독님이 배려를 해주셔서 치료 등 휴식을 취하면서 경기에 몸을 맞추고 있다. 버티다 보면 전광인, 외국인 선수가 들어온다. 몸이 부서질 때까지 열심히 해보겠다”면서 “몸이 안 돼서 훈련을 100% 소화하지 못한다. 그럴 때 선수들에게 미안하지만 믿음을 줄 수 있는 선배가 됐으면 좋겠다”며 개인적인 바람도 드러냈다.

팀 목표도 확실하다. 봄배구 그리고 우승이다. 현대캐피탈은 2015-2016시즌부터 4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성공했다. 이 가운데 정규리그 우승 2회, 챔피언결정전 우승 2회를 달성했다. 이후 2019-2020시즌은 코로나19로 인해 리그가 중단되면서 그대로 3위를 기록했고, 직전 시즌에는 6위에 머물렀다. 2014-2015시즌 5위 이후 가장 낮은 순위였다.

문성민은 “목표는 당연히 우승이다. 봄배구를 못하고 있다. 자존심 상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시즌에는 변화가 있었다. 이번에는 준비도 잘 해왔고 단단해졌다. 높은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코트에서 재밌게 한다면 목표에 도달할 것이다”며 자신있게 말했다.

모처럼 주전 멤버로 팀 승리까지 거머쥐고 있는 문성민이다. 그는 “힘들지만 재밌다”고 말한다. 두 아들의 궁금증도 해결했다. '아빠' 문성민이 웃는다.

사진_천안/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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