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같은 벚꽃길을 고의정은 아직 보지 못했다
- 여자프로배구 / 대전/이가현 / 2023-02-25 06:00:50
“봄배구를 가야 벚꽃길을 보니까 이번에는 볼 수 있겠죠.”
KGC인삼공사가 24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6라운드 페퍼저축은행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1(25-17, 25-17, 20-25, 25-16)로 승리하며 5연승을 이어간다
고의정은 이번 경기 선발로 출전했고, 공격 성공률 57.14%로 14점을 올렸다. 서브와 블로킹 1개 역시 올렸다. 오랜만에 선발로 밟은 코트에 화답하듯 승리를 이끌었다. 본인의 역할을 확실히 해냈다.
고의정은 밝은 모습으로 들어왔다. 그는 “2년 만이네요”라며 오랜만에 본인의 이야기를 꺼냈다. 고의정은 “이겨야 3위 올라가고 봄배구에 가까워지는데 승리해서 정말 기쁘다”라며 승리 소감을 전했다.
미지수였던 아웃사이드 히터 한자리는 고의정에게 돌아갔다. 지난 10월 29일 1라운드 흥국생명과 경기에서 선발 출전했지만, 그 뒤로 코트를 밟기 쉽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경기에 앞서 고희진 감독은 고의정에게 ‘선발 투입’ 소식을 전했다. 반가운 마음과 긴장이 가득했지만, 이 또한 어려웠다. 경기 후 고희진 감독은 “어제 플레이가 잘 안 풀려 (고)의정이가 울었다. 그래도 잘 이겨내서 다행이다”라고 전했다. 고의정은 “리시브가 흔들렸다. 공격에서 뚫어내려 했는데 주춤했다. 그래서 이번 경기는 과감하게 하려고 했고 잘 됐다”라며 돌아봤다.
그가 이 상황을 이겨내기까지 주변 도움이 있었다. 고의정은 본인의 활약에 대한 공을 팀원들에게 돌렸다. 그는 “언니들이 많이 챙겨줬다. 준비 잘하려고 했고 주변에서 많이 도와줘서 잘하지 않았나 싶다”라며 수줍게 웃었다.
특히 이번 경기 3세트까지 14점을 올렸다. 중요한 순간 서브와 블로킹에서도 득점이 터졌다. 염혜선 역시 고의정에게 많은 공을 올렸다. 그는 “(염)혜선 언니랑 대화를 많이 했다. 언니가 기합을 많이 넣고 기죽지 말라고 했다. 그래서 그에 맞게 노력했고 잘 풀렸다”라고 전했다.
그의 고민은 리시브였다. 이번 경기 역시 리시브 29.41%에 그쳤다. 고의정은 “완전 범실만 하지 말자고 했다. 커버할 수 있게 올려야겠다고만 생각했다. 주변에서 많이 커버해줘서 잘 버텼다”라며 팀원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2년 전 코트 위 자주 보였지만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까지 순탄하지 못했다. 누구보다 굵은 땀방울을 흘렸고 열심히 했기에 고희진 감독은 미안한 마음이 컸다. 이에 고의정은 고개를 저으며 “우리 팀에 잘하는 아웃사이드 히터가 많다. 내가 더 잘했어야 한다. 잘했으면 감독님도 기회를 주지 않았을까 싶다. 내가 믿음을 주고 싶다”라며 굳은 의지를 보였다.
5연승을 달리고 있는 KGC인삼공사. 기세가 상당하지만, 더욱 올라가기 위해선 보완할 점도 있었다. 이번 경기 역시 3세트를 내줬다. 상대의 공격진이 매서워지자, 흔들렸다. 그 역시 “위기 상황을 헤쳐 나가는 힘이 필요하다. 이제 매 경기가 더욱 중요하다. 기회가 왔을 때 잡는 게 중요하다”라고 전했다.
3위에 올라선 KGC인삼공사는 봄배구에 한 발짝 더 가까워졌다. 그는 “이번 시즌은 봄배구에 가까워진 것 같은데..”라며 웃었다. 아직 봄배구 경험이 없는 그이기에 더욱 설레었고 미래도 그려보았다. 그는 “봄배구를 가지 못해 그 당시에, 훈련장에 없었다. 연습 체육관에 벚꽃길이 엄청 예쁘다고 하더라. 나는 아직 한 번도 못 봤다”라며 웃음 지었다. 이번 시즌은 꼭 벚꽃을 보고 싶다는 고의정이다. 그의 길에도 아름다운 벚꽃 같은 봄 내음이 물씬 풍기길 기대한다.
사진_대전/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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