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만 안녕' 국방의 의무 위해 대한항공 떠나는 손현종
- 남자프로배구 / 이정원 / 2021-04-26 00:30:15
[더스파이크=이정원 기자] 대한항공 손현종(29)이 잠시 팀을 떠난다. 손현종은 오늘(26일) 강원도 양구에 위치한 한 사단 훈련소에 입대해 국방의 의무를 다할 예정이다.
손현종은 이번에 우리카드와 펼친 챔프전에서 산틸리 감독의 깜짝 선택을 받았다. 4차전에서 부상으로 빠진 진성태를 대신해 선발 미들블로커로 나섰다. 3점, 많은 득점은 아니지만 중앙을 든든히 지킨 활약 덕분에 팀은 4차전 기사회생에 성공했다. 산틸리 감독도 "블로킹에 능력이 있다. 서브도 좋다. 본인 임무를 충실히 해냈다"라고 칭찬한 바 있다. 대한항공은 마지막 5차전에서 승리를 거두며 창단 첫 통합우승에 기염을 토했다.
최근 <더스파이크>와 전화 통화를 가진 손현종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에서 훈련을 하고 4차전을 뛰었다.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생각하려 했다. 안 하던 포지션이다 보니 어색했지만 들어가서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선발 출전 소식은 4차전 당일에 들었다고 한다. 그는 "감독님께서 블로킹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다"라며 "연습은 이전에도 계속했다. 그런데 4차전 선발은 당일에 들었다. 들어갈 거라고 전혀 생각 못 했다"라고 웃었다.
손현종은 외국인 감독과 함께 한 시즌을 소화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그는 여러 힘든 상황 속에서 리그를 치러야 했지만, 구단 창단 첫 통합우승이라는 달콤한 결과를 얻어 행복하다고 했다.
"너무 좋다. 고생을 많이 했던 시즌이었다. 우리의 노력이 우승이라는 결과를 만들었다. 기분이 좋다. 이번 시즌은 여러모로 힘든 시즌이었다. 코로나19도 있었고, 새로 바뀐 감독님 밑에서 배워야 했다. 쉽지 않은 시즌이었다. 코로나19로 인해 리그가 연기되면서 자연스레 챔프전 일정도 연기되지 않았나. 그래도 우승하게 되어 행복하다."
우승의 달콤함을 느낄 새도 없이 손현종은 잠시 팀을 떠난다. 26일 입대하는 손현종의 전역 예정일은 2022년 10월 25일이다. 2022-2023시즌에 돌아온다는 의미다. 상근예비역으로 근무할 예정인 손현종은 가족이 마음에 걸린다고 한다. 시즌 내내 두 딸을 돌보느라 힘들었던 아내에게 미안함이 크다.
그는 "나도 그렇지만 아내가 많이 힘들어할 것 같다. 통화도 많이 못 하게 될 텐데….아내가 잘 버텨줬으면 한다. 어린 나이에 나를 만나 고생이 많다. 내가 조금 더 잘 해줘야 한다. 내가 힘을 얻을 수 있는 존재다"라고 말했다.
그래도 4살이 된 첫째 딸 주아 양과 이제 갓 50일을 넘긴 둘째 딸 하린 양을 생각하며 그 어떠한 힘듦도 이기려는 손현종이다.
손현종은 "애교도 많고 살갑다. 딸들은 아빠가 배구하는지 잘 모를 것이다.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자라줬으면 좋겠다"라며 "아내가 지난 3월에 출산을 했다. 잘 챙겨주지 못해 항상 미안한 마음이 든다. 고맙단 말을 계속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훈련소에서의 시간은 그 어느 때보다 느리게 간다. 손현종은 가족 생각을 하며 버티고자 한다. 손현종이 1년 6개월의 긴 시간, 국방의 의무를 무사히 마치고 돌아와 대한항공에 큰 보탬이 되길 팬들은 바란다.
사진_더스파이크 DB(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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