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효진도 수장도 인정한 이다현은 ‘배구 열정녀’
- 여자프로배구 / 수원/이정원 / 2021-12-23 00:28:56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과 양효진이 본 이다현은 열정 넘치는 선수였다.
현대건설 3년차 미들블로커 이다현은 데뷔 후 처음으로 주전 시즌을 소화하고 있다. 이전 두 시즌은 양효진과 정지윤의 뒤를 받치는 백업 미들블로커로 시즌을 치렀다.
중앙여고 시절부터 이다현은 185cm의 장신 미들블로커로 좋은 기본기를 갖췄다는 평을 받았다. 이동 공격이나 시간차 등 다양한 공격에서 힘을 실을 줄 아는 선수였다.
지난 두 시즌은 예열 단계였다면 올 시즌은 이다현의 기량을 마음껏 뽐내는 시간이다. 이다현은 팀이 치른 17경기(62세트) 모두 선발 출전해 137점, 속공 성공률 50.96%(4위)을 기록 중이다.
무엇보다 가장 좋아진 건 블로킹 능력이다. 2019-2020시즌 세트당 0.324개, 2020-2021시즌 0.388개에 머물렀던 이다현은 올 시즌 세트당 0.710개로 거의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양효진, KGC인삼공사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등록명 옐레나), 한국도로공사 정대영에 이어 4위에 위치하고 있다.
옆에 양효진이라는 대선배, 최고의 미들블로커가 있기에 이다현이 보고 배울 게 많다. 실제로 이다현이 같이 오고 싶었던 팀은 현대건설, 롤 모델도 양효진이었다.
그는 지난 2019년 신인 드래프트 직후 인터뷰에서 "롤 모델인 양효진 언니가 있는 현대건설로 와 기쁘다. 효진 언니는 블로킹이 정말 좋다. 반대로 나는 블로킹이 약해서 더 보완해야 한다. 언니에게 많이 배워 좋은 선수로 성장하고 싶다"라고 말한 바 있다.
롤 모델의 손모양, 훈련 과정 등을 세심하게 살펴보며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고 한 이다현이다. 그러면서 결국 블로킹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성공했다. 이다현은 "언니 블로킹할 때 손 모양 사진도 찍어 내 각과 비교했다. 지금 눈앞에서 볼 수 있어 감사하다. 언니 같은 선배가 되고 싶다"라며 "나도 효진 언니처럼 코트를 아우르며 배구를 하고 싶은데 다 보다 보면 내 점프를 하지 못한다"라고 웃었다.
이처럼 쭉쭉 성장할 수 비결, 무엇이든 따라 하고 배우고자 하는 이다현의 배구에 대한 열정 때문이다. 칭찬받아야 마땅한 자세다. 이를 바라본 강성형 감독과 양효진은 이다현을 칭찬했다.
강성형 감독은 "이다현은 어린 선수 같지 않다. 코트 안에서나 훈련을 할 때 열정이 많다. (양)효진이도 한 번 이야기한 적이 있지만 훈련에 임하는 자세에 열정과 진지함이 있다"라고 말했다.
14일 흥국생명전 종료 후 양효진은 "이다현은 열정이 넘친다. 좋다. 같이 있으면 그 열정이 느껴진다. 배구에 대한 열정을 보면 잘 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마인드도 좋다. 가진 능력도 좋고, 능숙하다"라고 칭찬했다.
22일 수원 홈에서 열린 페퍼저축은행전에서도 이다현은 펄펄 날았다. 블로킹 2개 포함 9점을 올리며 팀의 3-0 완승에 기여했다. 야스민 베다르트(등록명 야스민), 양효진의 뒤를 잇는 득점 루트가 될 정도의 활약을 시즌 내내 펼치고 있다.
양효진은 또 한 번 이다현의 칭찬을 늘어놓았다. 양효진은 "다현이는 재밌고, 열정도 넘치고 배구에 대한 사랑도 뛰어나다. 내가 조금 처지는 느낌이 날 때 '언니, 언니'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좋은 효과인 것 같다. 같이 배구를 할 때 기분을 좋게 하는 무언가가 있다"라고 말했다.
드래프트 때도, 지금도 이다현의 롤 모델은 양효진이다. 지금과 같은 배구에 대한 열정과 사랑을 이어간다면 양효진의 뒤를 잇는 현대건설 대표 미들블로커가 될 수도 있다. 또한 김수지, 양효진의 은퇴로 세대교체를 꾀해야 하는 대표팀 중앙 라인에 이주아(흥국생명), 박은진(KGC인삼공사) 등과 힘을 보태줄 것으로 벌써부터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강성형 감독과 양효진의 든든한 믿음과 사랑 속에 오늘도 배구 실력을 키워가고 있는 '배구 열정녀' 이다현. 더 높이 날을 이다현의 활약을 다 같이 기대해 보자.
한편, 4연승과 함께 단독 선두(승점 48점 16승 1패)를 질주한 현대건설은 오는 26일 홈에서 IBK기업은행과 3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사진_더스파이크 DB(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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