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님, 선발로 나가 뛰었으면 합니다”
- 남자프로배구 / 장충/강예진 / 2021-12-30 06:00:09
이적 후 첫 경기를 치르기 전, 수장에게 자신 있게 말했다.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다. 우리카드로 새 둥지를 튼 김재휘(28)의 이야기다.
김재휘는 지난 26일 우리카드로 새 둥지를 틀었다. 우리카드는 한성정과 2022-2023시즌 신인 2R 지명권을 KB손해보험에 내주고 김재휘와 상무 김동민을 데려왔다.
팀에 합류 한지 3일. 김재휘는 삼성화재가 4라운드 첫 경기를 앞두고 신영철 감독에게 말했다. “감독님, 선발로 나가 뛰었으면 좋겠습니다.”
신영철 감독은 김재휘의 부탁을 들어줬다. 김재휘는 29일 홈에서 치른 삼성화재전에 선발로 출전했다.
김재휘는 블로킹 2개를 포함 6점, 성공률 100%를 기록했다. 많은 득점은 아니었지만 중요한 순간 블로킹과 속공, 서브 득점까지 만들어냈다. 2세트 12-14에서 정성규의 후위 공격을 막아섰고, 14-15에서 속공으로 15-15를 만들었다.
팀은 3-0 완승을 거두면서 4위 도약에 성공했다. 신영철 감독은 경기 후 “좀 더 기량이 늘 수 있는 자질을 갖춘 선수다”라고 긍정적인 평을 내렸다.
이적 선수의 첫 경기 선발 요청. 김재휘는 보답하고자 하는 마음이 컸다. 그는 “트레이드를 통해 기회를 먼저 주신 거에 보답하고,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욕심이면 욕심이긴 하지만, 먼저 다가가는 것 자체가 기회라고 생각해서 자신 있게 용기를 가졌다”라고 밝혔다.
프로 입단 후 세 번째 유니폼이다. 김재휘는 2015-2016시즌 1R 2순위로 현대캐피탈에 입단, 2020-2021시즌 KB손해보험으로 트레이드됐고, 올 시즌 우리카드로 또 한번 팀을 옮기게 됐다.
트레이드 소식에 덤덤했다. 오히려 이 과정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김재휘는 “프로 입단 후에 한 팀에서 오래 뛰고 싶은 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꿈이다. 나도 그랬다. 하지만 팀마다 필요한 선수가 있고, 트레이드가 좋은 기회를 부여해줄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안 좋게 생각하진 않는다”라고 털어놨다.
상대로 만났던 까다로운 팀이었던 우리카드. 이제는 ‘우리’팀이 됐다. 김재휘는 “지난 시즌 성적이 좋은 팀이었고, 상대 팀으로 만났을 때 막기 힘들었다. 팀 합류 후 훈련하다 보니 이유가 있었다. 분위기도 좋고, 선수들이 하려고 하는 의지가 크더라. 좋은 문화인 거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사진_장충/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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