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Q와는 다를까? 2025 KOVO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 프리뷰 - 여자부

매거진 / 김희수 / 2025-05-04 06: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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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한국배구연맹(KOVO) 아시아쿼터 드래프트는 결국 ‘구관이 명관’으로 흘러갔다. 남녀부 14개 팀 중 V-리그에서 뛴 경력이 없는 새 얼굴을 뽑은 팀이 4개 팀밖에 없었다. 반가운 얼굴들을 다시 보는 재미는 물론 있지만, 새로운 얼굴들에 대한 팬들의 호기심과 기대감을 채워줄 수는 없었다. 그래서 5월에 치러지는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 시선이 쏠린다. 과연 아시아쿼터와는 달리 새로운 얼굴들이 V-리그에 대거 입성하게 될까. 남자부를 다룬 1부에 이어 이번엔 여자부를 살펴본다.

 

완전히 분산된 여자부 구단들의 표심
사전 선호도 조사에서 최상위권으로 꼽힌 선수가 10명 이내였던 남자부와 달리, 여자부는 구단들의 표심이 완전히 분산됐다. 좋게 해석하면 전체적인 풀의 레벨이 괜찮다는 의미가 되겠지만, 반대로 해석하면 확실히 눈에 띄는 자원이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표심을 얻은 선수로는 올렉산드라 비첸코(우크라이나, 193cm, OH/OP), 빅토리아 데미도바(러시아, 190cm, OH), 엘리사 자네트(이탈리아, 193cm, OP), 코트니 부제리오(미국, 196cm, OP), 파멜라 오위노(케냐, 172cm, OP) 등이 있다.


이 중 지난해 한국 팬들 앞에서 자신의 플레이를 선보인 선수가 있다. 바로 비첸코다. SV.리그 프레스티지 인터내셔널 아란마레 소속으로 뛴 비첸코는 통영에서 치러진 컵대회에 참여해 팀의 주포로 활약했다. 좌우를 오갈 수 있고 좋은 신장을 갖춘 아시아 리그 경력자라는 점에서 V-리그 팀들에게 어필할 요소들이 있다. 다만 공격의 파괴력 자체가 V-리그에서 확실히 통할 정도인지는 트라이아웃 현장에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한편 주 포지션을 아웃사이드 히터로 제출한 비첸코를 비롯해, 구단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선수들 중 아웃사이드 히터들이 남자부에 비해 많은 부분은 흥미롭다. 데미도바는 지명된다면 역대 최연소 여자부 외국인 선수가 될 2005년생이다. 그러나 러시아-튀르키예-독일을 거치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190cm의 신장에 길쭉한 팔다리까지 갖춘 좋은 피지컬을 보유했고 스피드도 나쁘지 않은 자원이다. 다만 타점과 파괴력에는 약간의 물음표가 붙는다. 이 선수들을 지명 및 활용하려면 국내 아포짓 혹은 아시아쿼터 아포짓을 보유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을 것이고, 이 조건을 만족하는 IBK기업은행이나 한국도로공사는 세 선수를 관심 있게 지켜볼 만하다.


외국인 지명의 정석인 아포짓 쪽으로 다시 시선을 옮겨보면 우선 자네트의 스펙에 눈길이 간다. 193cm의 피지컬을 갖춘 아포짓으로, 2011년부터 직전 시즌까지 꾸준히 자국 리그에서 활약한 중견급 선수다. 이탈리아 세리에 A2에서 2017-18시즌 컵대회 MVP와 리그 최다 득점 타이틀을 거머쥔 바 있다. 스윙과 스텝 스피드가 준수하고, 2번 자리에서의 공격 코스도 다양한 편이다.

196cm의 피지컬을 갖춘 부제리오는 직전 시즌 그리스에서 활약했고, 2022-23시즌 NCAA 대서양 컨퍼런스에서 최우수 아포짓으로 뽑힌 바 있다. 전반적으로 지난 시즌의 빅토리아 댄착을 떠올리게 하는 유형의 선수로, 타점이 아주 높지는 않지만 묵직한 스윙과 결정력을 갖췄다. 쾰루바시는 2000년생의 많지 않은 나이에도 유럽 각지 리그에서 활약한 아포짓으로, 2-4번 자리 공격 외에도 3번 자리로 파고드는 시간차 옵션까지 갖춘 자원이다. 짧은 리시브를 커버하는 능력도 준수하다.


선호도 조사에서 최상위권에 꼽히진 못했지만 주목할 만한 선수로는 반야 사비치(세르비아, 193cm, OP), 아데올라 오와코니란(미국, 191cm, OP-OH), 빅토리아 로흐만척(우크라이나, 194cm, OP-OH) 등이 있다. 사비치와 오와코니란은 과거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서도 몇몇 팀의 관심을 받았던 자원들이다. 특히 사비치의 경우 연령별 대표팀부터 성인 대표팀까지 꾸준히 발탁되며 잠재력을 인정받은 자원으로, 매번 트라이아웃 때마다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아왔고 실제로 대체 외국인 선수로 한국행이 유력하게 점쳐진 때도 있었다. 과연 이번에는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한편 여자부에는 남자부에 비해 경력자들이 많지 않다. 그럼에도 마테이처럼 경력자들 중 한 명의 선수가 선호도 조사에서 득표에 성공했다. 바로 달리 산타나(푸에르토리코, 185cm, OH)다. IBK기업은행 소속으로 V-리그에서 활약했던 산타나는 공수 양면에서 다재다능함이 돋보이는 선수다. 아웃사이드 히터 외국인 선수를 고려할 수 있는 팀 환경이 갖춰져 있다면 충분히 좋은 옵션이 돼줄 수 있다.

 

 

그 외에 여자부에서 눈에 띄는 경력자들로는 윌로우 존슨(미국, 191cm, OP)과 바르바라 자비치(크로아티아, 193cm, OP) 정도가 있다. MLB 레전드 랜디 존슨의 딸로 이름을 날렸던 윌로우는 2023-24시즌 흥국생명의 유니폼을 입고 챔피언결정전 무대까지 소화한 이력이 있다. 서브와 공격에서 나름의 강점이 있는 선수인 만큼 트라이아웃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지명 가능성이 없지 않다. 자비치는 지난해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지명된 선수였지만, 다소 애매한 기량과 어깨 부상 문제로 인해 조기에 팀을 떠났다. 트라이아웃의 풀이 현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느냐에 따라 자비치의 입지가 결정될 전망이다.

 

글. 김희수 기자

사진. KOVO, CE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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