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플레이어' 최은지·유서연을 바라본 차상현 감독 "눈빛에 독기가 보인다"

여자프로배구 / 이정원 / 2021-06-23 00: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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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청평/이정원 기자] 이소영이 떠난 자리. 최은지와 유서연이 메운다.

화려한 2020-2021시즌을 보낸 GS칼텍스. 여자부 최초의 트레블을 차지하며 행복한 한 해를 보냈다. 이제 왕좌 자리를 지켜야 하는데, 변화가 많다.

공수 겸장이자 팀의 주장이었던 이소영이 KGC인삼공사로 떠났다. 또한 러츠도 새로운 도전을 위해 팀과 재계약을 맺지 않았다. 팀을 지탱한 삼각편대 세 명 중 두 명이 떠났다.

스태프진에도 변화는 있다. 현대캐피탈과 화성시청에서 선수 생활을 했던 김재훈 코치가 합류 예정이며, 박창배 트레이너가 KGC인삼공사에서 건너왔다.

지난 시즌 종료 후, GS칼텍스와 새로운 3년 계약을 맺은 차상현 감독은 이소영과 러츠의 공백을 생각하지 않으려 한다. 지금 있는 선수들로 한 번 해보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GS칼텍스는 한두 명에 의해 움직이는 팀이 아니었기에 이번에도 선수들을 믿고 가겠다는 것이다.

최근 <더스파이크>와 만난 차상현 감독은 "전반적인 선수들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문)명화랑 (강)소휘는 수술 후 재활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컵대회가 두 달 정도 남았는데 의사 소견으로는 잘 하면 그때 뛸 수 있다고 하더라. 중간중간 재활 경과를 지켜봐야 하지만 7월 중순에서 말 정도에는 복귀가 될 수 있도록 해보려 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위에서 언급했듯, 팀을 아홉 시즌 동안 이끌어 온 이소영이 떠났다. 이소영은 주전 윙스파이커이면서 팀의 주장이었다. 새로운 누군가가 그 역할을 맡아야 한다. 일단 차상현 감독은 강소휘 짝꿍으로 최은지-유서연을 생각하고 있다. 최은지는 4월 말, 박혜민과 일대일 트레이드를 통해 GS칼텍스에 합류했다. 또한 유서연은 지난 시즌 슈퍼조커로 활약하며 차상현 감독에게 "믿고 쓰는 유서연"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차 감독은 "은지는 적응 중에 있다. 팀에 충분히 보탬이 될 거라 본다. 주전으로 시즌을 치러 본 적이 있기에 팀에 충분히 보탬이 될 거라 본다"라고 말했다.

최은지와 박혜민의 트레이드, 차상현 감독이 최은지를 먼저 원하면서 이뤄진 거래다. 최은지의 힘과 경험은 이소영 공백으로 고심하던 차상현 감독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차상현 감독은 "아시다시피 우리의 윙스파이커 자원이 부족하지 않았나. 은지로 채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사람이 많다고 되는 건 아니다. 그래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자원이다. 경험과 힘이 있다"라고 말했다.
 

 

최은지와 함께 유서연에 대해서도 한 마디 덧붙인 차상현 감독이다. 어떻게 보면 다가오는 시즌이 유서연에게는 특별한 기회로 다가올 수 있다. 유서연은 아직 풀타임 경험이 없다. 어쩌면 이번 시즌이 유서연이 데뷔 후 처음 맞는 풀타임 시즌이 될 수 있다고 암시한 차 감독이다.

차상현 감독은 "서연이 같은 경우는 처음으로 느껴보는 압박감일 것이다. 교체와 주전은 차원이 다르다. 은지와 서연이가 선의의 경쟁을 하면서 좋은 발전을 꾀했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다가오는 시즌 차상현 감독이 뽑은 키플레이어는 유서연과 최은지다. 여기에 미들블로커와 윙스파이커 훈련을 동시에 소화하고 있는 권민지까지. 세 선수의 역할은 지난 시즌보다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민지는 지금 윙스파이커 기용도 생각하고 있다. 리시브 연습을 병행하는 중이다. 모마 비소코가 러츠와는 다르게 미들블로커로 들어가지 못한다. 여러 부분을 생각하고 있다. 제일 크게 보이는 자리가 소영이 자리인데, 결국 서연이와 은지가 메꿔야 한다. 부담이 될 수도 있고, 한 단계 발전의 기회로 만들 수 있다. 지금 눈빛이나 훈련 자세에서 독기가 보인다.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연습이 됐든, 경기가 됐든 좌절하는 순간이 올 것이다. 그럴 때마다 자신감 가지고 했으면 좋겠다. 두 선수와 민지의 성장에 따라 우리의 봄배구 향방도 정해지지 않을까 본다." 더불어 한수진의 백업 윙스파이커 전향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소영을 대신할 팀의 새로운 주장은 '민트 보스' 한수지가 맡는다. 차 감독은 한수지와 더불어 김유리, 오지영, 최은지가 중간 다리 역할을 해주길 바라고 있다. 차 감독은 "수지에게 조금만 고생을 해달라 했다. 선수들에게도 '주장이 새로 바뀌었는데 혼자 안 된다. 같이 잘 도와주고 팀을 잘 이끌어 가보자'라고 했다. 몇몇 팬분들이 수지를 '민트 보스'라 하는데 이제 정말로 '민트 보스'가 되었다"라고 웃었다.

주전 라인업이 대거 바뀐 상태에서 맞게 되는 2021-2022시즌. 차상현 감독에게도 새로운 도전이다. 부담을 안 가지려고 해도,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트레블을 이뤘기에 선수들의 동기부여가 떨어질 수 있고, 웜업존 리더이자 공수 만능 이소영을 잡지 못한 상황에서 성적이 곤두박질친다면 차상현 감독도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다. 차 감독도 인지하는 부분이다.

차상현 감독은 "연습을 통해 선수들의 목표의식을 새로 만들면 된다. 그리고 부담감은 당연히 있다. 우승했는데 봄배구 밖으로 밀려나면 많은 분들이 욕을 할 것이다. 욕먹을 준비도 되어 있다. 지면 욕하는 세상이 되었다. 하지만 과정이라는 게 있고, 시간이 필요하다. 선수들은 매일매일 땀 흘리며 한 단계 더 성장하려 노력 중이다. 갑자기 성장할 수는 없지 않겠나. 길게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웃었다.

이소영의 공백을 최은지, 유서연으로 메우고자 하는 차상현 감독. 최은지와 유서연은 차상현 감독에게 만족감을 줄 수 있을까.


사진_더스파이크 DB(문복주,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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