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 기존 전력 지키며 다시 'V1' 정조준

남자프로배구 / 이정원 / 2021-05-03 00: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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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하현용·최석기와 모두 재계약
오는 11월에는 송희채까지 복귀

 

[더스파이크=이정원 기자] 전력 누수 없이 2021-2022시즌을 준비할 수 있게 된 우리카드다. 

 

V-리그 2020-2021시즌은 우리카드에게 아쉬움이 크게 남은 시즌이었다. 우리카드는 시즌 초반 5위에 머무는 등 힘겹게 출발했지만, 시즌 중반부터 안정감 있는 공격과 수비와 더불어 알렉스의 폭발력이 더해지면서 대한항공에 이어 2위로 정규리그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플레이오프에서 만난 OK금융그룹을 2승 무패로 깔끔하게 상대를 제압하며 창단 첫 챔프전 진출에 성공했다. 

 

챔프전 3차전까지 2승 1패로 앞서며, 그들이 고대하던 'V1'을 이루는 듯했다. 하지만 4차전 알렉스의 갑작스러운 복통 호소와 함께 맥없이 무너졌고, 5차전에서도 한 끗 차이로 고비를 넘기지 못하며 우승 문턱에서 좌절해야 했다. 

 

하지만 모두가 우리카드에 박수를 보냈다. 그들이 끝까지 하고자 했던 투혼과 그 마음은 팬들의 마음을 울리기 충분했다. 2018-2019시즌 창단 첫 봄배구 진출, 2019-2020시즌 창단 첫 정규리그 1위에 이어 2020-2021시즌 창단 첫 챔프전 진출까지. 우리카드는 점점 강팀이 되어가고 있었다. 

 

2020-2021시즌 종료 후, 우리카드는 일찌감치 2021-2022시즌을 바라봤다. 그 시작은 알렉스의 재계약이었다. 리그 BEST7에도 이름을 올리는 등 알렉스는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36경기(140세트)에 출전해 903점(2위), 공격 성공률 54.85%(2위), 서브 4위(세트당 0.464개), 디그 7위(세트당 0.1679개)를 오르는 등 맹활약했다. 

 

알렉스는 시즌 중반 신영철 감독에게 반항 아닌 반항을 하는 등 팀 분위기를 저해시키는 행동을 했지만 이는 알렉스를 더 각성시키는 계기가 됐다. 신영철 감독 역시 "알렉스가 이때를 기점으로 무언가를 더 알았을 것이다"라고 기자에게 말했다.

 

알렉스도 "시간이 지나보니 감독님이 무엇을 원하는지 알았던 것 같다. 서로에 대해 알아가고 이해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감독님이 개인적으로 주시는 조언, 사적인 모든 이야기도 따르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신영철 감독에 대한 믿음, 팀원들과 사이도 좋은 알렉스는 총액 60만 달러에 우리카드와 재계약을 맺고 기분 좋게 포르투갈로 떠났다. 알렉스가 포르투갈로 떠나는 날에는 신영철 감독을 비롯해 우리카드 선수단이 배웅하러 나왔다. 

 

그리고 우리카드는 FA로 풀렸던 하현용, 최석기 두 주전 미들블로커와도 재계약을 맺었다. 하현용은 3억 3,000만 원, 최석기는 2억 1,000만 원에 FA 계약을 완료했다. 두 선수 모두 계약 기간은 1년이다. 

 

 

2020-2021시즌 하현용은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올 시즌 36경기(140세트)에 출전해 267점, 속공 5위(58.56%), 블로킹 4위(세트당 0.58개)에 오르는 등 맹활약하며 데뷔 후 처음으로 BEST7에 선정되는 영광을 누렸다. 한국나이 40세, 불혹이지만 그는 나이를 거꾸로 먹으며 엄청난 활약을 보였다. 최석기 역시 31경기(113세트)에 출전해 124점, 세트당 블로킹 0.372개, 속공 성공률 51.02%를 기록하며 팀에 힘을 줬다. 두 베테랑은 신영철 감독을 흐뭇하게 했다. 

 

또한 이미 시즌 막판부터 우리카드와 재계약 소식이 들렸던 신영철 감독도 팀과 3년 재계약을 맺었다. 2018-2019시즌부터 팀을 이끌어온 신영철 감독은 우리카드와 최대 6년을 함께 할 수 있게 됐다. 

 

일단 전력 누수 없이 다가오는 시즌을 준비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우리카드는 2020-2021시즌 팀의 한계점이 무엇인지 알기에 더욱 철저히 준비하고자 한다. 모두가 이야기하듯이 우리카드는 선수층이 얇다. 물론 주전으로 뛰고 있는 선수들의 경험과 조직력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지만, 이는 혹사라는 악영향이 올 수도 있다. 

 

특히 이번 시즌 우리카드는 윙스파이커 백업 한계를 뼈저리 느꼈다. 황경민을 대신해 큰 기대를 갖고 삼성화재에서 데려온 류윤식이 기대 이하의 활약을 펼쳤다. 물론 한성정이 시즌 후반 잠재력을 보였으나, 리시브 안정감이 장점인 류윤식까지 함께 터졌더라면 우승컵의 향방은 어떻게 됐을 줄 모른다. 

 

아직 두 선수를 온전히 믿고 맡길 수 없는 상황에서 오는 11월 말 송희채가 팀에 합류한다. 삼성화재에서 트레이드 이적 후 곧바로 군입대한 송희채. 물론 현역으로 군 복무를 해 경기 감각은 많이 떨어졌을 수 있다. 하지만 새로운 팀에서의 새로운 마음가짐과 더불어, 전성기 시절을 생각하며 꾸준한 연습을 한다면 팀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는 선수다. 전성기 송희채는 알고도 못 막는 선수였다. 이 외에도 우리카드는 여러 방면에서 선수 보강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우리카드는 한 단계 한 단계 걸어가며 팀의 역사를 새로 써나가고 있다. 이제는 팀의 역사에 우승이라는 단어를 끼울 차례다. 하현용은 "나 역시 챔프전 경험이 있다면 이런저런 말을 해줄 텐데 아쉬움이 큰 시즌이다. 그래도 우리카드 선수들이 한 단계 한 단계 발전하며 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웃을 자격이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우리카드는 이제 꼭대기에만 서면 된다. 과연 우리카드의 2021-2022시즌은 어떤 모습일까. 우리카드 팬들은 다시 한번 장충체육관에 '장충의 봄'이 울려펴지길 기대하고 있다. 

 

한편, 우리카드는 오는 30일 선수단이 소집된다. 12일부터 28일까지 우리카드의 연습체육관 인천송림체육관에서 2021 대학배구 KUSF U-리그가 열린다. 대의적인 차원에서 연습체육관을 양보했다. 대신 우리카드는 웨이트 훈련 및 선수들의 재활 치료 등을 통해 알찬 5월을 보낼 예정이라고 전했다. 

 

 

사진_더스파이크 DB(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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