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워크' 얻었다…강성형 감독 “홀가분해, 1승부터 다시 도전”
- 여자프로배구 / 강예진 / 2021-12-10 06:00:39
연승 행진은 멈췄지만, 과정 속 얻은 건 많다.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은 선수들의 크고 작은 희생에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현대건설의 연승 질주가 막을 내렸다. 올 시즌 현대건설은 개막 12연승 신바람을 냈다. 단독 1위를 마크했지만 지난 7일 한국도로공사 원정 경기서 2-3으로 패하며 연승 행진을 마감했다.
팀 창단 최다 연승이었다. 종전 기록은 2009-2010, 2010-2011시즌에 기록한 10연승이다. 아쉽게 끊긴 연승 행진에 강성형 감독은 아쉬움을 털어놨지만, 한편으로는 홀가분한 기분을 전했다.
9일 강성형 감독은 <더스파이크>와 전화 통화에서 “사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 보니 아쉬운 건 맞다. 시원섭섭하지만, 오히려 홀가분한 기분도 든다. 앞으로 경기는 많기에 다 털어버리고 임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했다.
지난 7일 도로공사전은 1세트부터 주춤했다. 공격은 상대 블로킹과 수비에 걸리기 일쑤였다. 4세트 리드에도 세트를 뺏겼고, 5세트에서 상대 서브와 블로킹에 당했다.
강 감독은 “도로공사가 너무 잘했다. 우리는 범실이 나왔고, 흐름 자체가 좋지 못했다. 1세트부터 굉장히 안 좋았지만 선수들이 코트 안에서 이겨내려고 했던 부분은 좋았다. 5세트까지 가서 패했지만, 파이널까지 갔다는 게 대단하다”라고 떠올렸다.
과정 속 얻은 건 많다. 그중 하나는 ‘팀워크’다. 강성형 감독은 “성적도 성적이지만 감독 입장에서는 원팀, 팀워크를 강조했었다. 선수들이 그걸 지키고자, 일원이 되려고 희생했던 게 정말 멋지게 보였다. 교체로 들어갔던 선수들도 제 역할을 해냈다. 너무 고맙다”라고 했다.
감독 스스로 깨달은 부분도 있다. 강 감독은 “잘되다 보니 눈높이가 높아지더라. 연습하는 과정이 매끄러웠고 잘됐었기에 디테일한 부분에서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라고 되짚었다.
“기록을 세우다 보니 시야가 좁아지고, 기용 폭이 좁아지더라”라고 털어놓은 강 감독. 그는 “ 매번 믿고 한다고 하지만 기록 달성이라는 타이틀이 있으니까 그렇지 못했다. 앞으로는 여러 선수를 더 기용해서 봄배구를 하게 되면 그 선수들의 좋은 컨디션으로 힘을 보탠다면 더 시너지 효과가 나지 싶다”라고 덧붙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1라운드 KGC인삼공사전이다. 당시 현대건설 외인 야스민이 부상으로 결장했다. 황연주가 자리를 메웠고, 국내 선수들로만 경기를 치렀다. 야스민 공백을 황연주(15점)가 완벽히 메웠고, 양효진이 공격 선봉에 서면서 3-0 완승을 거뒀다. 뜻밖의 결과다.
강 감독은 “잘했던 것보다 어려웠던 게 더 기억에 남는 법이다. 야스민이 빠졌을 때 확률적으로 진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았고, 나 역시 그랬다. 국내 선수들로 똘똘 뭉쳐서 이겨냈다”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다시 달려야 한다. 현대건설은 승점 36(12승 1패)로 1위지만 2위 GS칼텍스(승점 31)의 추격이 거세다.
하나의 원동력을 얻은 셈이다. 강 감독은 “14연승이 여자부 최다 기록이다. 농담 삼아 선수들에게 말했다. ‘1승부터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시발점이다’라고. 14연승 하지 말라는 법은 없지 않냐”라며 웃었다.
끝으로 강성형 감독은 “개막 12연승은 생각하지 못했던 기록이다. 선수들과 미팅하기 전에 서로 박수치면서 시작했다. 선수들이 잘해준 덕에 기록이 생겼다고 본다. 하지만 우리 1차 목표는 플레이오프고, 최종은 우승이다”라고 했다.
현대건설은 오는 11일 GS칼텍스전부터 다시 승리 조준에 나선다.
사진_더스파이크 DB(문복주, 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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