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4일 후 입대' 대한항공 정태현 "어른이 되어 돌아오겠습니다"
- 남자프로배구 / 이정원 / 2020-05-14 14:04:00
데뷔 시즌 마치고 곧바로 군인의 길 선택
상무에서 체계적인 훈련통해 기량 향상 목표
"전역 후에 지석·승석 형처럼 잘하고 싶다"
[더스파이크=용인/이정원 기자] "더 어른스러워져 돌아오고 싶어요."
대한항공 정태현(23)이 데뷔 시즌을 끝내자마자 군 복무를 위해 잠시 팀을 떠난다. 정태현은 지난 12일 국군체육부대(상무) 2020년 2차 국군 대표 운동선수(병)로 최종 합격했다.
정태현은 현대캐피탈 김지한-이원중, OK저축은행 정성환, 한국전력 이민욱, KB손해보험 한국민, 자유신분 천종범, 우리카드에서 뛰다 임의탈퇴 당한 황영권과 함께 상무에서 군복무를 하게 됐다.
합격자들은 18일 오후 2시까지 논산 육군훈련소로 입소한다. 전역 예정일은 2021년 11월 21일이다. 이들은 변수가 생기지 않는 한 2021~2022시즌 초반 각 팀에 복귀할 예정이다.
12일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대한항공 숙소에서 만난 정태현은 "떨린다. 군대라는 게 처음이어서 뭘 준비해야 할지 모르겠다. 같은 팀인 (최)진성이 형은 같이 가지 못가 아쉽다"라고 말했다.
합격일 기준으로 정태현의 입대일은 불과 6일 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었다.
정태현은 "벌써부터 잠이 안 올 것 같다"라고 웃은 뒤 "이제는 나도 D-DAY를 세야 할 것 같다"라고 옅은 미소를 띠었다.
사실 정태현은 이제 프로 데뷔 시즌을 마친 신인이다. 데뷔 시즌을 마친 선수가 곧바로 상무에 지원하는 일은 흔치 않다. 지난해 상무 합격자 중에도 데뷔 시즌을 마치고 입대한 선수는 없다. 그가 이른 군 입대를 생각한 이유는 무엇일까.
"원래부터 일찍 가려고 생각했다. 최부식 코치님께서도 먼저 다녀온 후 팀에서 자리 잡는 게 낫지 않겠냐고 말씀하셨다."
그러면서 정태현은 데뷔 시즌을 되돌아봤다. 대한항공 윙스파이커 라인에 정지석-곽승석이 굳게 자리를 잡고 있는 까닭에 정태현은 2경기(3세트) 출전에 그쳤다. 정태현은 경기대 4학년 시절에는 주전으로 활약한 경험이 있다. 기회만 주어지면 뭔가를 보여줄 수 있는 선수다.
그는 "올 시즌은 10점 만점에 2.5점이다. 대학과 프로는 확실히 달랐다. 연습을 많이 해야겠다는 것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데뷔 시즌에 많은 것을 보여주지 못한 만큼 상무에서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기량을 끌어올려 전역하는 게 정태현의 목표다.
정태현은 "(한)국민이나, (이)원중이는 알고 있어서 적응에는 문제없을 것이다"라며 "가서 웨이트 훈련도 많이 하고 리시브 훈련도 많이 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자기 개발에도 신경 쓰려고 한다. 운동적인 부분, 멘탈적인 부분 모두 신경 쓰겠다. 군대 갔다 오면 사람이 바뀐다고 하지 않나. 나도 보다 더 어른스러워져 돌아오고 싶다"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끝으로 정태현은 "전역하고 나서 (정)지석이 형이나 (곽)승석이 형처럼 잘 하고 싶다. 같이 팀에 녹아들어 게임도 많이 뛰고 싶다. 상무에서 기량이 발전되어 나왔으면 좋겠다"라고 다짐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정태현은 12일 오후 대한항공 숙소에서 나와 본가인 대전으로 갔다. 그는 입대일까지 가족들과 시간을 보낸 뒤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논산으로 향할 예정이다.
사진_용인/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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