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과 재회하는 류윤식 "신영철 감독님 기대에 부응해야…난 자신 있다"
- 남자프로배구 / 이정원 / 2020-04-30 00:20:00
[더스파이크=이정원 기자] "감독님에게 '류윤식을 잘 데려왔다'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노력해야죠. 군대 가기 전보다 성장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
어제(29일) V-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우리카드와 삼성화재는 4대3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우리카드는 세터 노재욱-김광국, 윙스파이커 황경민, 미들블로커 김시훈을 삼성화재로 보냈다. 대신 윙스파이커 류윤식-송희채, 세터 이호건을 받았다.
팬들만큼이나 선수들 역시 이번 트레이드가 당황스러울 터. 특히 지난 16일 소집해제된 류윤식의 마음은 뒤숭숭하다. 그는 삼성화재 복귀 훈련을 가진 뒤 삼일 만에 소속팀이 바뀌게 됐다.
류윤식(30)은 "갑작스럽게 통보를 받아 뒤숭숭하다"라고 운을 뗐다.
류윤식은 트레이드 성사 기사가 나온 29일 당일에 소식을 들었다고 한다. "29일 아침에 들었다. 그때 든 생각이 프로가 냉정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독기가 생겼다. 우리카드가 나를 필요로 했다. 올해는 자신이 더 있다. 후회 없는 활약을 보여줄 생각이다."
류윤식은 신영철 감독과 2012~2013시즌 이후 7년 만에 다시 만난다. 신영철 감독은 대한항공 감독 시절인 2011년. 2011~2012시즌 남자선수 신인드래프트에서 류윤식을 1라운드 5순위로 뽑으며 그를 프로에 입성시켰다.
그는 "신영철 감독님은 지도력이 좋으시고 선수들을 잘 이해해 주는 좋은 감독님이다. 감독님의 가르침을 받아 많은 것을 보여주고 싶다. 우리카드가 나를 잘 택했다는 것을 증명하겠다"라고 다짐했다.
류윤식은 삼성화재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았다. 삼성화재는 류윤식이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성장시켜준 구단이다. 2014년 1월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화재에 온 류윤식은 유망주에서 단숨에 주전 윙스파이커로 거듭났다. 뛰어난 수비력으로 삼성화재에 힘을 보탰다.
그는 "사회복무를 하는 2년 동안 트레이너 선생님들이 많이 신경을 써주셨다. 근무 끝나고 훈련하는 데도 나와서 도와주셨다. 이렇게 돼서 아쉽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희진 감독님께서도 다치지 말고 언제든지 좋은 활약을 펼쳤으면 좋겠다고 조언해 주셨다. 고희진 감독님과는 선수, 코치 시절을 함께 보냈다. 두 감독님이 서로 원하는 색깔이 있으셨기 때문에 트레이드를 시도했다고 본다. 나 역시 2년 뒤 FA이기 때문에 더 잘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류윤식은 입대 전 세 시즌 연속 리시브 효율 50%를 넘겼다(50.34%-50.33%-52.95%). 올 시즌 리시브 효율 1위인 현대캐피탈 여오현의 48.06%보다 높은 수치다. 리시브가 능한 선수다. 류윤식은 우리카드에서도 리시브에 힘을 보태겠다고 힘차게 말했다.
"우리카드가 나에게 원하는 부분은 당연히 리시브다. 우리카드 색깔에 맞춰서 따라갈 생각이다. 감독님에게 잘 보이고 싶다. 잘 하려고 노력을 할 것이고, 이 트레이드는 나에게 또 하나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감독님에게 '류윤식을 잘 데려왔다'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노력하겠다. 군대 가기 전보다 성장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한 단계 더 성장한 모습 그리고 우리카드에 우승을 안기는 게 나의 목표다"라고 올 시즌 각오를 다진 류윤식.
인터뷰는 그동안 자신을 응원해 준 삼성화재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류윤식은 "팬들이 2년 동안 기다려주셨는데 트레이드 소식을 전하게 되어 죄송하다. 대전에 가면 뒤숭숭할 것 같다. 우리카드에서도 꾸준한 모습 보여줄 테니까 많은 응원 부탁드리겠다"라고 말했다.
사진_더스파이크 DB(문복주 기자), 우리카드 SNS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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