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인터뷰] 한전맨이 된 이시몬의 눈물 "석진욱 감독님,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남자프로배구 / 이정원 / 2020-04-26 19: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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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저축은행에서 첫 FA 행사, 한국전력으로 이적
그간 믿어주고 가르쳐준 석진욱 감독에게 감사 인사
올 7월 아내 출산 예정, 입대 미루고 다음 시즌 출전 의욕
"이 악물고 뛰어 더 높이 올라가게 노력하겠다"


[더스파이크=이정원 기자] 자신을 믿고 지지해 준 스승의 곁을 떠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OK저축은행을 떠나 한국전력에 새로 둥지를 튼 이시몬(28) 역시 전 소속팀을 잊지 않았다.

이시몬은 지난 20일 한국전력과 연봉 1억 3,000만 원에 계약했다. 윙스파이커와 리베로 두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이시몬은 2019~2020시즌 32경기에 출전해 리시브 효율 39.72%를 기록했다. 공격보다는 수비가 능한 선수다.

이시몬은 한국전력에서도 백업 윙스파이커와 리베로를 오가며 선수층에 깊이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에서 새로운 배구 인생을 시작하는 이시몬은 "너무 홀가분하다. 원하는 팀에 가서 계약도 잘 된 것 같아. 너무 좋다. (박)철우 형도 왔는데 배울 점이 많지 않은가. 좋은 시너지가 날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한국전력을 고른 이유로는 장병철 감독과 동갑내기 친구 오재성의 설득이 있었다. "FA 시장이 열리고 나서 장병철 감독님께서 바로 연락을 주셨다. 진심 어린 이야기를 해주니 흔들렸다. 재성이도 계속 전화로 '여기 와서 같이 해보자'라고 하더라. 그러면서 '이 팀이 나를 진정 필요로 하는 구나'라는 것을 느꼈다."

한국전력에서 그가 해야 될 역할은 분명하다. 리시브다. 한국전력은 지난 시즌 팀 리시브 효율 33.35%에 그쳤다. 1위 현대캐피탈(42.10%)과 약 10%가량 차이 난다. 이시몬은 지난 시즌 리시브 10위에 오른 만큼 한국전력 리시브 라인에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감독님도 그렇고, 한국전력이 나를 필요로 한 이유는 수비와 리시브다. 그래서 (박)철우 형을 데려온 것이다. 수비와 리시브를 잘 해주되 공격에도 힘을 보태겠다."

FA 이적에 대한 부담감과 책임감도 뒤따를 것이다. 이시몬은 "프로 선수라면 연봉에 맞게 선수가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 나는 거기에 보답해야 된다. 더 올라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실력으로 더 올라가겠다"라고 다짐했다.

사실 이시몬은 OK저축은행을 떠나는 게 쉽지 않았다. 가족과 같은 분위기 그리고 석진욱 감독 밑에서 많은 것을 배웠기 때문이다. 석진욱 감독은 선수들 사이에서 신뢰가 두텁다는 평이다. 이번 비시즌 FA 자격으로 OK저축은행으로 온 진상헌과 권준형 역시 석진욱 감독의 설득이 있었다고 한다.


이시몬은 "계약을 하고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는데 전부 다 축하해 주더라. 너무 미안했다. OK저축은행은 나를 있게 해준 팀이다. 그간 가족 같은 분위기로 지내왔는데 선수들과 떨어지니 아쉽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시몬은 석진욱 감독의 이야기가 나오자 울먹였다. 그는 "석진욱 감독님에게는 정말 감사한 마음이 컸다. 과분한 사랑을 받아 행복했다. 지금까지 믿어주시고 많은 것을 가르쳐주셔서 감사드린다. 어디서든 열심히 할 테니 믿어줬으면 좋겠다"라고 울먹였다.

이시몬은 한국전력 팀 훈련에 일찌감치 합류해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원래 이시몬은 이번 비시즌에 군에 입대할 예정이었지만 오는 7월로 예정된 아내의 출산으로 인해 군 입대를 한 시즌 더 미뤘다.

그는 "군 입대 전 마지막 시즌에서 뭔가 보여주겠다"라고 의지를 보였다.

"많은 경기 출전을 하고 싶다. (박)철우 형이 삼성화재에서 파이팅 있는 선수였다. 같이 파이팅 하고, 즐기면서 배구를 하고 싶다. 그간 리베로와 윙스파이커를 번갈아 가면서 뛰었는데 둘 다 장단점이 있다. 힘든 걸로 따지자면 윙스파이커가 훨씬 힘들다. 공격과 수비 모두 신경 써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팀이 원하는 포지션에 뛸 수 있도록 준비 잘 하겠다."

끝으로 이시몬은 "1년이라는 시간이 더 주어졌다. 이 악물고 해서 더 높이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기대에 부응해 실력으로 보여주겠다. '한국전력에서 이시몬이라는 선수를 잘 데려왔구나'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사진_더스파이크 DB(문복주,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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