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침묵 깨고 돌아온 프로배구 … 제천·MG새마을금고컵 관전 포인트는?
- 남자프로배구 / 서영욱 / 2020-08-20 23:50:34
[더스파이크=서영욱 기자] 신임 감독부터 이적생, 외국인 선수까지 새 얼굴을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
2020 제천·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가 22일 충북 제천체육관에서 개막하는 이번 대회는 29일까지 남자부 경기를 먼저 진행한 뒤 30일부터 내달 5일까지 여자부 경기를 펼친다.
지난 3월 1일 2019-2020시즌 마지막 경기가 열린 후 뒤 거의 6개월만에 프로배구가 재개되는 셈이다.
이번 대회는 2020-2021시즌을 앞두고 V-리그 팀들에는 지금까지 훈련 과정을 사전 점검할 수 있는 모의고사와 같은 무대다.
컵 대회에서는 비시즌에 있었던 선수 이적, 새 감독 선임 등 다양한 움직임이 지금까지 어떻게 자리 잡았는지를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다. 성적도 중요하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점검한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지닌다.
새로 지휘봉 잡은 감독 3인의 공식 데뷔 무대
이번 비시즌 남자부에서는 세 팀이 새 감독을 맞이했다. 삼성화재는 선수부터 코치까지 삼성화재에서만 보낸 고희진 코치를 감독으로 선임했다. KB손해보험은 구단에서 선수 시절을 보낸 이상렬 감독을 영입했다. 대한항공은 V-리그 남자부 최초 외국인 감독인 산틸리 감독을 선임했다.
고희진 감독은 우리카드와 대형 트레이드 등 부임 이후 팀에 많은 변화를 줬다. 컵 대회는 바뀐 선수단의 경기력을 시험할 모의고사 무대다. 트레이드로 합류한 황경민, 김광국, 김시훈 등이 실전에서 어떤 경기력을 보여주는지, 리베로를 책임질 이지석이 얼마나 버텨주는지도 컵 대회에서 한발 앞서 확인할 수 있다. 고희진 감독은 “실전에서 어느 정도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지 봐야 한다. 연습 때 좋았던 걸 기준으로 실전에서 얼마나 보여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라고 컵 대회 중요성을 언급했다.
산틸리 감독이 이끄는 대한항공은 대부분 포지션이 2019~2020시즌과 같은 구성이지만 미들블로커진은 변화가 많았다. 지난 시즌 주전 두 명이 모두 팀을 떠났기에 전면적인 개편이 불가피했다. 산틸리 감독은 부임 후 미들블로커와 블로킹에 초점을 맞췄다. 연습경기 동안 여러 미들블로커를 시험함과 동시에 이전과 다른 블로킹 시스템을 팀에 입히고자 노력했다.
산틸리 감독 역시 전력 점검 차원에서 컵 대회 중요성을 강조했다. 산틸리 감독은 “현재 우리 팀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고 싶다. 연습경기가 보여주는 것도 있지만 공식 경기만큼은 아니다. 우리에게 굉장히 중요한 무대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선수단에 변화가 많았던 앞선 두 팀과 달리 KB손해보험은 외국인 선수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움직임 없이 오히려 수비 핵심이던 정민수가 입대해 전력 공백이 생겼다. 추가 전력 보강 없이 컵 대회에 임해야 한다.
이상렬 감독은 부임 당시 선수단 내부 파악을 강조했다. 이후 연습경기에서는 윙스파이커진에 여러 선수를 기용하며 전력을 점검했고 그 과정에서 홍상혁이 상당히 기회를 받았다. 내부적으로 어떤 방법을 찾았는지 컵 대회를 통해 지켜볼 수 있을 전망이다.
박철우-황경민-진상헌…이적생의 첫 번째 시험 무대
컵 대회는 비시즌 새 팀을 찾은 선수들이 새 유니폼을 입고 나서는 첫 공식 무대이기도 하다. 이번 비시즌에도 FA, 트레이드 등으로 많은 선수가 새 팀에 둥지를 틀었다.
남자부 FA 시장에서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건 삼성화재를 떠나 한국전력으로 이적한 박철우였다. 박철우는 3년 최대 21억 원에 계약하며 남자부 최고 연봉자로 올라섰다. 한국전력은 박철우와 함께 이시몬도 FA 시장에서 함께 영입해 전력 보강에 나섰다. 컵 대회에서는 익숙한 푸른 유니폼이 아닌 빨간 유니폼을 입은 박철우를 볼 수 있다.
한국전력은 박철우와 좌우 균형을 맞추기 위해 윙스파이커 외국인 선수인 카일 러셀을 영입했다. 러셀과 함께 원투 펀치를 이뤄야 하는 박철우 역할이 중요하다. 연습경기에서는 김명관과 호흡이 잘 맞는다고 보긴 어려웠다. 실전을 통해 호흡을 얼마나 끌어올리느냐가 중요하다. 이시몬은 연습경기에서 보여준 탄탄한 기본기와 수비력을 컵 대회에서도 보여줘야 한다.
대형 트레이드로 총 일곱 명의 선수를 바꾼 우리카드와 삼성화재도 눈길이 가는 팀들이다. 삼성화재는 트레이드로 합류한 선수 중 김광국과 황경민, 김시훈이 선발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특히 황경민 역할이 중요하다. 우리카드에서는 공격에서 나경복이 많은 역할을 해줬지만 삼성화재에서는 리시브와 함께 공격에서도 많은 비중을 가져가야 한다. 고희진 감독은 최근 조정을 통해 황경민에게 좀 더 공격 역할을 부여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우리카드는 류윤식이 연습경기에서 많은 출전 시간을 얻었지만 최근 허벅지 부상으로 연습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다행히 컵 대회를 앞두고는 많이 회복한 상황이다. 우리카드는 외국인 선수가 없는 동안 나경복-한성정-류윤식으로 짜여진 측면 공격수 위력으로 연습경기에서 강력함을 뽐냈다.
OK저축은행 최초 외부 FA 영입이었던 진상헌도 컵 대회에서 주전으로 나설 전망이다. 손주형 시즌 아웃과 함께 전진선도 어깨 수술로 컵 대회 출전은 불투명하다. 미들블로커진이 급격히 얇아지면서 진상헌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연습경기에서 평가는 긍정적이었다. 석진욱 감독은 진상헌 합류로 중앙에 무게감이 생겼다며 만족감을 표하기도 했다.
‘뉴페이스’ 외국인 선수들, 얼마나 볼 수 있을까
20일 한국배구연맹(KOVO)은 대한민국배구협회와 국제배구연맹(FIVB)로부터 다가올 컵 대회 외국인 선수 출전 승인을 받았다고 알렸다. 먼저 컵 대회를 치르는 남자부 팀 외국인 선수들은 남은 행정 절차를 마무리하면 문제없이 컵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 대부분 남자부 팀은 컵 대회 전까지 절차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화재 바토즈 크라이첵(등록명 바르텍)과 한국전력 카일 러셀은 컵 대회에서 첫선을 보일 게 유력하다. 호흡이 완전하진 않고 컵 대회부터 무리하진 않겠다는 두 팀 입장이지만 이어지는 정규시즌을 대비해 어느 정도 출전 시간은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바르텍과 러셀 모두 연습경기를 소화하며 조금씩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바르텍은 207cm에 달하는 신장에서 오는 높이 압박과 강력한 스파이크를 연습경기에서 선보였다. 러셀은 움직임이 빠르진 않았지만 높은 타점에서 위력적인 공격을 선보였다. 러셀이 출전한다면 리시브 라인을 어떻게 조정하느냐도 한국전력을 보는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연습경기에서는 미들블로커 안요한이 내려와 대신 리시브를 받기도 했고 일부 상황에는 러셀이 리시브 라인에서 빠지고 2인 리시브를 구축하기도 했다.
2년 만에 돌아온 우리카드 알렉스는 출전 여부가 확실하지 않다. 왼손가락 부상을 입고 최근 많이 회복됐지만 우리카드 구단 관계자는 조별예선 출전은 어려울 것 같다고 전망했다. 대체 외국인 선수로 펠리페 영입이 거의 확실한 OK저축은행은 이적 절차를 마무리하더라도 입국 후 자가격리 기간을 보내야 하므로 외국인 선수 없이 컵 대회를 치를 예정이다.
사진=더스파이크_DB(유용우, 홍기웅 기자), 삼성화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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