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계약으로 아쿼 없이 외인 2명은 어떨까"

남자프로배구 / 송현일 기자 / 2025-03-02 23:3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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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에 자유 계약 제도를 도입하고 아시아쿼터 선수 구분 없이 외국인 선수만 2명으로 하는 건 어떨까." 이 말이 실현된다면 V리그 흥행의 한 열쇠가 될 수 있을까.

오기노 마사지 OK저축은행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프로배구 시장의 흐름만 놓고 보면 일본도 한국과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전에 비해 전체적으로 선수 풀이 죽고 배구 인구가 줄고 있다. 프로배구 활성화를 위해서 다른 나라의 수준 높은 선수를 많이 데려오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기노 감독은 "수준 있는 외국인 선수가 V리그에 많아지면 국내 선수들의 레벨을 함께 올리는 데도 도움이 될 것 같다. 또 한국에는 대표팀뿐만 아니라 V리그에도 이미 외국인 감독이 많다. 외국인 감독들과 외국인 선수들의 상승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리그의 흥행에는 경기력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기노 감독은 또 "국내 선수들의 풀이 괜찮다면 외국인 선수 한 명으로도 충분하겠지만 배구 인구가 갈수록 줄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앞으로는 (아시아쿼터 선수 없이 외국인 선수만) 두 명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내가 한국에 있으면서 일 년 넘게 경험한 V리그는 지금보다 더 흥행적으로 발전할 여지가 많다. 이와 관련해 개인적인 의견을 한 번 던져 본 것"이라고 했다.

일본 리그는 현재 아시아쿼터 선수 1명과 외국인 선수 2명을 포함해 팀당 총 3명까지 외국인 선수를 보유할 수 있다. 오기노 감독은 이에 대해 "V-리그에 외국인 선수는 팀마다 최대 2명까지가 맞다고 본다. 너무 많아지면 국내 선수들이 뛸 자리가 없어질까 걱정된다. V리그 흥행과 한국 배구 발전 사이에서 저울질을 잘해야 한다. 지금보다 외국인 선수 보유 수를 더 늘리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우니 아시아쿼터 선수와 외국인 선수를 묶어 리그 경쟁력을 높이자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오기노 감독은 이어 "일본 리그가 한국 리그와 달리 팀마다 외국인 선수를 최대 3명까지 둘 수 있게 한 건 자국 선수가 뛸 수 있는 팀이 많기 때문이다. 1부 리그에 자리가 없으면 2부 리그로도 갈 수 있다. 일본 선수들은 해외 진출에도 적극적인 편이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은 그만큼 뛸 자리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오기노 감독의 말마따나 V리그가 자유 계약 제도를 도입하고 팀당 외국인 선수 보유 수를 현재 아시아쿼터 선수 1명과 외국인 선수 1명에서 외국인 선수 2명으로 변경하면 리그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현행 드래프트 제도 및 아시아쿼터 선수 제도는 구단의 재정 효율성을 높이는 데서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일본 리그 홋카이도 옐로 스타즈에서 지도자 연수 중인 최석기 코치(전 우리카드)는 "내가 알기로는 V리그의 아시아쿼터 선수 제도 자체가 구단의 운영 예산 부담을 최대한 덜면서 동시에 리그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시도다. 아시아쿼터 선수를 없애고 외국인 선수를 2명으로 하자는 건 좋은 발상이지만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하면 조금 어려울 수 있다. 연맹이 이번 시즌부터 아시아쿼터 대상 국가를 확대한 것처럼 다양한 방법을 계속 모색하다 보면 구단의 재정 효율성과 리그의 흥행 확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석기 코치는 그러면서 "일본 리그는 1부 리그 팀 사이에서도 빈부 격차가 크다. 외국인 선수를 최대 3명까지 보유할 수 있는 건 맞지만 실제로 3명을 데리고 있는 팀은 1부 리그와 2부 리그를 통틀어 그렇게 많지 않다. 그리고 일본 리그는 100% 자유 계약이기 때문에 팀마다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 선수의 수준 차이도 크다. 지금 1부 리그 1위 팀은 30승 가까이 했는데 꼴찌 팀은 5승도 못했다. 각 구단의 재정 여력에 편차가 크면 이처럼 리그의 긴장감을 떨어뜨리는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고 했다.

글_송현일 기자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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