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본단자 감독의 아쉬움 “시간이 부족했다, 불운 때문은 아냐” [CH5]

여자프로배구 / 인천/김희수 / 2023-04-06 23:2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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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희생양이 된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특히 늦은 부임으로 인해 부족했던 시간에 대한 아쉬움을 적극적으로 표출했다.

흥국생명이 6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한국도로공사에 세트스코어 2-3(25-23, 23-25, 23-25, 25-23, 13-15)으로 패하며 준우승에 그쳤다. 2승을 선취할 때까지만 해도 우승이 눈앞에 있는 듯 했지만, 좀비처럼 되살아난 한국도로공사의 정신력에 짓눌리며 결국 5차전도 패하고 말았다. 옐레나 므라제노비치(등록명 옐레나)가 35점, 김연경이 30점을 터뜨리며 맹활약했지만 3세트와 5세트 후반의 집중력 저하가 발목을 잡았다.

경기 후 인터뷰실을 찾은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이번 경기를 포함한 지난 세 경기에서 여섯 세트 가량을 4~5점의 리드 상황에서 역전패했다. 가장 큰 패인은 선수들이 그 순간마다 경기 운영을 잘 하지 못한 것이다. 이탈리아에서는 이런 상황에 우승을 두려워하는 것 같다는 표현을 쓴다”고 아쉬운 소감을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도로공사에게 축하를 건넨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우승할 자격이 있었다. 우리 선수들은 중요한 순간에 4~5개의 범실을 저질렀고, 한국도로공사 선수들이 운영을 더 잘했다. 좋은 선수들을 많이 갖춘 팀이다. 두 명의 미들블로커(배유나, 정대영)도 뛰어나고, 세터 이윤정도 많은 성장을 했다. 캐서린 벨(등록명 캣벨)도 좋은 선수다”라며 한국도로공사에 축하를 건네기도 했다.

아본단자 감독이 가장 아쉬워한 부분은 시간의 부족이었다. 그는 “팀 합류가 늦어서 어렵긴 했다. 노력은 했지만 많은 것들을 바꾸지 못했다. 충분한 준비가 되지 않은 이상, 내가 원하는 전술을 보여주기는 어려웠다. 특정한 주문을 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며 그간 겪어온 어려움을 토로했다.

중앙의 공격 점유율이 저하된 부분에 대해서도 아본단자 감독은 “좌우 공격의 점유율을 높이려고 의도한 것은 아니다. 중앙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고, 그것이 패인 중 하나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부임 이후 중앙 공격과 후위 공격의 비중을 늘리려고 노력했으나 뜻대로 되지는 않았다. 이원정의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았던 탓도 있다. 중앙의 활용도는 더 올라가야 하지만,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것 같다”며 시간이 필요함을 역설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불운 때문에 졌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매 세트 상대를 잘 쫓았다. 상대가 운이 더 좋았던 것도 있다. 우리 선수들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지만, 몇몇 순간에 상황을 읽는 능력이 부족했다”며 운이 없어서 진 것은 아님을 강조하기도 했다.

다음 시즌은 아본단자 감독이 처음부터 팀을 이끄는 첫 시즌이다. “당장은 아시아쿼터와 신인 드래프트, 트라이아웃을 준비하기 위해 한국에 머물 예정이다. 이후 이탈리아로 돌아가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컵대회를 준비하겠다. 국내배구 시장에 대해 아직 아는 것이 많지 않기 때문에 공부를 더 해야 할 것 같다”고 향후 계획을 밝힌 아본단자 감독은 “많은 것들을 바꾸지 못했다. 노력은 했지만. 지금의 배구와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한국 배구는 과거에 머물러 있다는 느낌이다. 두 명 정도의 선수에 의존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그것보다는 다양한 선수들로 배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내년에 내가 어떤 배구를 할지 두고 봐달라”며 변화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사진_인천/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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