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에도 양효진이 지킨 중앙, 세계적인 명장도 승패를 떠나 박수를 건넸다
- 여자프로배구 / 수원/김하림 기자 / 2023-10-19 06:00:32
비록 결과는 아쉬웠지만, 양효진이 있는 현대건설이 ‘높이의 팀’으로 평가 받는 이유를 증명했다.
V-리그를 대표하는 미들블로커 양효진은 오랜 시간 대표팀에서 활약했을 뿐만 아니라 11시즌 연속 블로킹 부문 1위에 오르며 ‘블로퀸’이라는 별명을 얻게 됐다.
여전히 자신의 건재함을 코트 위에서 보여주고 있는 양효진은 본인의 17번째 프로 시즌인 18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1라운드 여자부 흥국생명 경기에 선발로 나섰다. 앞선 페퍼저축은행과 첫 경기에서 승리한 현대건설은 흥국생명을 상대로 2연승에 도전했다. 지난 두 시즌 동안 개막 12연승, 개막 15연승의 기운을 이어가고자 했다.
1세트부터 양효진은 본인의 높이를 과시했다. 이다현과 함께 각각 블로킹 2개를 포함해 5점을 올리며 현대건설의 강점을 드러냈다. 양효진 공격성공률은 무려 75%를 기록하며 25-15, 큰 점수 차로 세트를 가져왔다.
2, 3세트엔 잠시 코트에서 모습을 감춘 듯 보였으나 4세트부터 살아났다. 4세트 팀 내 최다 6점을 올렸고 공격 성공률도 62.5%를 기록하며 벼랑 끝에 몰린 현대건설을 구해내며 경기를 5세트로 끌고 갔다. 상대 코트의 빈 곳을 노리는 공격 득점은 위력적으로 다가왔다.
양효진은 이날 블로킹 4개를 포함해 팀 내 최다 17점(공격 성공률 56.52%)의 기록을 남겼다. 범실은 단 한 개에 그쳤고, 유효블로킹은 8개를 만들어 내면서 팀의 반격 상황을 만들었다. 하지만 양효진의 저력은 아쉽게 결과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현대건설은 이날 흥국생명에 세트스코어 2-3(25-15, 12-25, 21-25, 25-21, 12-15)로 패해 승점 1점에 그쳤다. 경기 후 적장 흥국생명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양효진을 향해 극찬을 건넸다. 아본단자 감독은 “높이도 높지만, 국내를 넘어선 탑레벨인 것 같다. 블로킹 리딩부터 움직임이 좋다. 여기에 모마까지 가세한 만큼 블로킹에 있어서 강팀인 것 같다”고 했다.
흥국생명 코트에서 23점을 올린 김연경 역시 “현대건설이 상당히 강하고 쉽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다. 실제로 경기를 치르면서도 블로킹이 높고 공격력이 있는 선수들이 있었기에 어려웠다”고 토로했다.
시즌에 앞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현대건설 대표 선수로 참석했던 양효진은 이번 시즌 각오를 ‘마지막까지’로 삼으며 “오랫동안 배구를 본 분들은 아실 거다. 꼭 4월까지 코트에 오래있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과연 양효진의 바램은 이뤄질 수 있을까.
사진_수원/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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