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대회가 부여한 기회··· 원석 발굴한 현대캐피탈, 가치 확인한 GS칼텍스[단양대회]
- 아마배구 / 김예진 기자 / 2025-07-10 23:21:31
2025 한국실업배구연맹 & 프로배구 퓨처스 챔프전 단양대회의 ‘기회’라는 의미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던 마지막 날이었다.
10일 단양군 체육관(서관) 국민체육센터에서는 2025 한국실업배구연맹 & 프로배구 퓨처스 챔프전 단양대회 여자부와 남자부 결승전이 진행됐다.
이날 12시에 진행된 GS칼텍스와 IBK기업은행의 여자부 결승전에서는 GS칼텍스가 세트스코어 3-2(25-17, 25-22, 20-25, 16-25, 25-10)로 왕좌에 올랐다. 이어진 남자부 결승전에서는 현대캐피탈이 화성특례시청을 상대로 풀세트 접전을 펼친 끝에 마찬가지로 세트스코어 3-2(25-23, 25-18, 18-25, 18-25, 16-14)를 기록하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두 경기가 모두 마무리된 이후 코트에서 시상식이 진행됐다. 우승 팀인 GS칼텍스와 현대캐피탈에서 각각 김미연과 이재현이 최우수상을 받았다. 두 선수의 수상은 단양대회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하는 수상이었다.
이번 단양대회는 그간 꾸준히 제기돼 온 배구계 퓨처스 리그의 필요성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대회이기도 했다. 실업팀과 프로팀 비주전 선수들이 경쟁하고 화합하며 동시에 14인 엔트리로 경기장을 찾는 것조차 쉽지 않아진 비주전 선수들에게 기회를 제공한 것이다.
김미연은 14시즌의 경력을 지닌 선수다. 지난 시즌 중 2018년부터 함께 했던 흥국생명에서 GS칼텍스로 이적했다. FA 계약 직후였으나 당시 GS칼텍스 소속이었던 문지윤과 1:1로 트레이드되며 새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시즌 김미연은 트레이드 전까지 총 3경기에 출전했다. 그러나 트레이드 이틀 후인 12월 14일 페퍼저축은행과의 맞대결을 시작으로 GS칼텍스에서 총 20경기에 출전했다.
그러나 김미연이 GS칼텍스의 유니폼을 입고 출전한 20경기 중 선발로 나설 수 있었던 경기는 5경기에 불과했다. 트레이드 초반에는 긴 시간을 코트 위에 머물렀지만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교체로 투입되는 일이 잦았다. 자연스럽게 코트 위에서 자신의 가치를 보여주기 어려운 시간이 이어졌다.
그러나 단양대회에서는 달랐다. 김미연은 10일 치러진 결승전에서 매 세트 선발로 출전하며 IBK기업은행을 상대로 16득점을 올렸다. 우수민을 비롯한 팀 내 어린 선수들을 든든히 이끌어 주며 필요한 순간마다 공수 양면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특히 한국도로공사와의 준결승전에서는 한 세트에 해당하는 점수인 25점을 홀로 올리며 팀을 이끌기도 했다. 이날 김미연의 공격 성공률은 44.44%. 양 팀 아웃사이드 히터 포지션 중 가장 높은 수치였다. 이날뿐만 아니라 김미연은 이번 대회 내내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자신의 가치를 각인시켰다.
현대캐피탈 이재현은 김미연과는 사뭇 다른 수상자다. 이재현은 지난 2024-25시즌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5순위로 현대캐피탈의 부름을 받았다. 필립 블랑 감독이 가장 먼저 호명한 이름이었다.
그러나 바로 다음 순서로 현대캐피탈에 합류한 동기 손찬홍이 지난 시즌 15경기 28세트에 출전한 것과는 달리 지난 시즌 출전 기록은 단 한 세트뿐이다. 필립 블랑 감독은 이재현이라는 원석을 끊임없이 다듬으며 성장시키고자 했다. 이에 자연스럽게 많은 사람들이 이재현에 대한 궁금증을 품었던 지난 시즌이었다.
그리고 이재현은 이번 단양대회에서 그 궁금증에 확실히 답했다. 우리카드와의 첫 경기부터 14득점을 올리며 팀 내 최다 득점자로 화려하게 눈도장을 찍었다. 이어 지난 9일 치러진 OK저축은행과의 준결승전에서는 4세트 후반 경기가 넘어갈 위기였음에도 강한 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흔들었다. 준결승전과 결승전에서 모두 20득점씩을 올리고 챔피언십 포인트의 주인공이 되며 큰 경기에서 강한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렇듯 김미연과 이재현은 각각 처한 상황은 달랐으나 단양대회가 부여한 ‘기회’를 누구보다 단단히 잡았다. 이들이 잡은 것은 한여름 밤의 꿈이 아닌 현실 속 새로운 시작이다. 여름의 뜨거움을 겨울까지 가져올 두 선수를 향한 팬들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사진_한국실업배구연맹
[ⓒ 더스파이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