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세트, 끝낼 수 있겠다는 생각 들었어요” 결정적 순간 빛난 임성진의 자신감
- 남자프로배구 / 서영욱 / 2021-03-13 22:59:17
[더스파이크=천안/서영욱 기자] 오랜만에 긴 시간 코트를 밟으며 더 자신 있는 플레이를 다짐한 임성진이다.
1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 한국전력 경기를 앞두고 한국전력 임성진은 평소보다 많은 역할을 부여받을 것으로 보였다. 러셀이 경기 전날 장염 증상을 겪어 컨디션이 완전치 않았기 때문에 그 자리에 임성진이 투입될 게 유력했다. 경기 출전 의지를 보인 러셀이 1세트 선발 출전했지만 세트 마지막까지 코트를 지키진 못했다. 임성진은 팀이 14-13으로 앞선 상황에 러셀과 교체됐고 2세트부터 4세트까지는 선발로 출전해 대부분 시간 코트 위를 지켰다.
오랜만에 긴 시간 코트 위를 누빈 임성진은 데뷔 후 가장 많은 공격 시도(21회)를 기록하면서 개인 한 경기 최다득점(9점)을 기록했다. 리시브 효율 31.58%(리시브 시도 19회)에 디그 성공 9개를 기록하는 등 임성진은 자신이 할 수 있는 역할을 하면서 러셀이 좋지 않아 자칫 공백이 커질 수 있었던 윙스파이커 한자리를 채웠고 한국전력은 3-2로 승리했다.
임성진은 프로 입성 후 처음으로 취재진 수훈선수 인터뷰에 나섰다. 중계방송 수훈선수 인터뷰는 한 차례 나선 바 있지만 취재진 인터뷰는 처음이었다. 오랜만에 긴 출전 시간을 소화한 임성진은 “러셀이 컨디션이 안 좋아서 연습 때도 주전 라인업에 들어가 시스템 훈련을 했다. 훈련 때 리듬이 괜찮아서 실전에서도 연습처럼만 하자고 했는데 잘 안 됐다”라고 돌아보며 “플레이를 더 빠르게 가져가려 했다. 그렇게 맞춘 지 며칠 안 됐는데 형들 기량이 좋아서 맞춰졌다. 맞춘 시간이 길지 않아 삐걱거리는 부분도 있었지만 (박)철우 형 컨디션이 좋았다. 철우 형을 믿고 수비에서 도움이 되고자 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오랜만에 코트 위에서 뛴 시간이 길었던 만큼 아쉬움도 많았던 임성진이다. 특히 공격에서 아쉬웠던 점을 언급했다. 임성진은 “공이 올라올 때마다 감독님, 코치님께서 너무 많이 생각하지 말라고 하신다. 공이 오면 동작을 확실히 취하고 마치 공을 패듯이 때리라고 하시는데 생각이 많아진다”라며 “별생각 없이 동작을 확실히 취해야 했다”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공이 공격수에게 오는 시간은 매우 짧다. 그 찰나에 어떻게 할지 생각하는 순간 타이밍을 뺏기고 애매해질 때가 많다. 그래서 단순하게 해야 한다”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이날 공격에서 우여곡절이 그만큼 많았다. 특히 3세트가 그랬다. 임성진은 3세트에만 공격이 상대 블로킹에 세 차례 가로막혔다. 시소게임이 이어지던 상황, 임성진에게 세트를 끝낼 기회가 왔고 중앙 후위 공격을 시도한 임성진은 3세트를 가져오는 마지막 득점을 올렸다.
임성진은 “다우디 블로킹에 걸린 게 오픈 공격이었다. 길게, 멀리 보고 때린다고 때렸는데 미팅도 잘 안 됐고 높은 블로킹을 공략하다가 걸렸다”라고 당시를 회상하며 “하나 걸려도 거기에 연연하면 이후에도 안 풀릴 것 같았다. 블로킹에 걸린 건 아쉬웠지만 잊어버리고 다음을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3세트를 장식한 마지막 득점에 대해서는 “사실 파이프 공격은 계속 준비하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점수가 계속 안 나오고 있었다. 계속 어택 커버를 하다가 끝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때 (황)동일이 형이 올려줬다. 점수가 나서 다행이다”라고 이야기했다.
한편 신인왕에 대한 솔직한 생각도 들을 수 있었다. 올 시즌 임성진은 적은 경기에 나선 건 아니지만(25경기 73세트)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꼽히는 현대캐피탈 박경민과 김선호와 비교하면 기록이 부족하다. “처음에는 욕심이 났다”라고 말한 임성진은 “프로에 올 때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긴 했지만 팀 상황이 다르고 각자 역할이 있다. 경민이나 선호 모두 친구들이다. 좋은 기회를 얻어 신인왕 경쟁을 한다는 건 축하할 일이다”라고 친구들을 응원했다.
그러면서도 “저도 그 둘을 보면서 더 분발해야 한다. 신인왕은 경민이 아니면 선호가 받을 것 같은데 둘 중 아무나 받으면 좋겠다”라고 솔직한 답변을 남기며 웃어 보이기도 했다.
프로 첫 시즌도 다섯 경기만 남긴 상황. 임성진은 공격에서 더 당찬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임성진은 “남은 경기에서는 득점을 많이 하는, 폭발적인 공격을 보여주고 싶다”라며 “연습 때는 잘되는 데 실전에는 그만큼 안 된다. 마인드컨트롤을 잘해서 공격에서도 팀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사진=천안/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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