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더 성장하는 하승우 “감독님이 원하는 배구, 이제 조금씩 나와요”
- 남자프로배구 / 서영욱 / 2021-02-09 22:56:09
[더스파이크=안산/서영욱 기자] 신영철 감독이 시즌 전 기대하던 모습이 발현되고 있는 하승우다.
우리카드 하승우는 9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OK금융그룹과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경기에 선발 출전해 적절한 속공 활용 등 좋은 경기 운영으로 팀의 3-1 승리에 앞장섰다. 하승우는 서브에서도 돋보였다. 이날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서브 에이스 4개를 기록했다. 특히 3세트 승기를 가져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경기 후 인터뷰실을 찾은 우리카드 신영철 감독은 하승우 경기력에 만족감을 표하며 경기 전날 나눈 이야기를 털어놨다. 신영철 감독은 하승우에게 “연봉 1억 원밖에 안 받는 선수지만 잘해주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고 밝혔다.
이 말을 들은 하승우는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그는 “감독님께서 시즌 초반에 기대가 크셨다. 보여드리겠다고 했는데 초반에 너무 못했다”라며 “이제 조금씩 감독님께서 원하는 배구를 하면서 그런 이야기를 하신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하승우 말처럼 시즌 초반은 정말 험난했다. 개막전부터 하승우 경기력에 의문부호가 붙었고 1라운드 내내 불안한 경기력이 이어졌다. 컵대회부터 주전으로 낙점된 하승우지만 경기에서 보여주지 못하면서 한때 이호건에게 주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당시에는 부담이 많았다”라고 돌아본 하승우는 “시즌 전에는 자신감이 넘쳤는데 막상 들어가니 부담감 때문에 제대로 못 했다. 주전에서 밀리고 비주전팀과 훈련하며 다시 자신감이 생기는 듯했다. 그러고 다시 주전으로 들어가니 어느 순간 예전처럼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하승우를 다시 일으켜 세운 건 그의 말처럼 자신감이었다. 흔들리던 패스도 자신감과 함께 안정을 찾았다. 하승우는 “공격수에게 맞춰주기 위해 정확하게 주려고 하니 오히려 범실이 나왔다. 그냥 자신 있게 패스하니 더 정확하게 가고 범실도 안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하승우에게 또 하나 동기부여가 되는 요소가 있다. 입단 동기 황택의다. 2016-2017시즌 신인드래프트에서 황택의와 하승우는 각각 1, 2순위로 KB손해보험과 우리카드에 지명됐다. 같은 세터, 1, 2순위로 나란히 뽑혔지만 프로 입성 이후 입지는 확연히 달랐다. 황택의가 신인상을 수상하는 등 데뷔 시즌부터 주전 자리를 꿰찬 반면 하승우는 좀처럼 기회를 얻지 못했다. 2020-2021시즌이 하승우가 주전으로 기회를 받은 첫 시즌이다.
하승우는 “드래프트 당시에는 프로에 와서 (황)택의와 격차를 줄여보겠다고 했다. 하지만 경기에 나오지 못하면서 오히려 더 벌어졌다”라고 회상하며 “힘들었지만 그래도 열심히 준비하는 계기가 됐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우리카드 상승세 일조하는 하승우가 올 시즌 그 격차를 얼마나 좁힐지도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사진=안산/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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