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시울 붉힌 최태웅 감독이 건넨 “엄지척 두 개!” [CH3]
- 남자프로배구 / 천안/김하림 기자 / 2023-04-03 22:50:13
현대캐피탈은 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세트스코어 2-3(25-23, 25-13, 22-25, 17-25, 11-25)로 패하며 시리즈를 마무리했다.
비록 챔피언결정전을 3패로 끝냈지만, 최태웅 감독의 표정은 다소 밝았다. 인터뷰실을 찾은 최태웅 감독은 먼저 “대한항공에게 우승 축하한다고 전하고 싶다. 대한항공도 정말 힘들게 우승컵을 가져갔다고 생각한다”라며 우승 팀 대한항공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뒤이어 “현대캐피탈의 세대교체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긍정적인 미래를 바라봤다. "플레이오프부터 챔피언결정전까지 어린 선수들이 부담감을 덜 가지고 있었고, 경기력도 향상되는 게 보였다. 아쉽지만 나는 우리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다고 전해주고 싶다.”
대한항공이 우승을 확정지은 이후 베테랑들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포착됐고, 감독도 이를 알고 있었다. 최 감독은 “나도 눈물이 났지만 참았다(웃음). 아무래도 나이가 들면서 경기를 뛰고 싶은 욕망이 커지는 데 크게 표시가 났다. 전광인의 부재 속에 문성민과 박상하가 정말 잘해줬다. 플레이오프에서 어려운 고비를 넘겼고, 이번 경기까지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걸 다 쏟아부었다”라고 선수들의 마음을 헤아렸다.
2018-2019시즌 우승 이후 리빌딩을 거치면서 어려운 시간을 보냈다. 리빌딩 3년 만에 챔프전에 오른 최태웅 감독은 “다시는 못할 것 같다. 어린 선수들도 형들과 계속 비교되면서 힘들었을 거다. 이번 시즌 성장한 모습을 보면서 지난 2-3년이 헛되이 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세대교체를 한 현대캐피탈의 시대가 다시 올 거라 굳게 믿고 싶다”라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챔프전을 처음 경험하는 선수들이 많았던 현대캐피탈. 최태웅 감독은 선수들을 생각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최 감독은 “엄지척 두개를 해주고 싶다. 플레이오프를 하면서 걱정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고, 선수들에게 영향이 갔을 거다. 그럼에도 선수들이 다 참아줬다”라고 하면서 울컥했고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감정을 추스린 최 감독은 “나보다 더 재밌게 하는 모습을 보면서 좋았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현대캐피탈의 시계는 다시 돌아간다. 벌써부터 다음 시즌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최 감독은 “아시아쿼터와 다음 시즌 오레올이 떠날 것 같아 트라이아웃을 준비해야 한다. 내일 하루만 쉬고 영상을 봐야 할 거다. 어린 선수들이 성장해온 걸 앞으로 국가대표에서도 성장할 수 있는 길이 마련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며 시즌을 마무리했다.
사진_천안/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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