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펠리페와 김정호, 서로를 뚫기 위해 계속된 로테이션 싸움
- 남자프로배구 / 서영욱 / 2021-04-04 22:30:00
[더스파이크=의정부/서영욱 기자] 서로의 약점을 공략하고 또 가리기 위한 머리 싸움도 치열했다.
4일 의정부체육관에서 열린 KB손해보험과 OK금융그룹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준플레이오프 경기에서는 두 팀 로테이션 싸움이 치열했다. 그 중심에 있던 건 펠리페와 김정호였다.
1세트 OK금융그룹은 펠리페와 케이타가 전위에서 최대한 겹치지 않는 쪽으로 로테이션을 구성했다. 두 외국인 선수가 서로 엇갈리는 사이 펠리페는 김정호를 견제했다. 이는 성공적이었다. 케이타는 1세트 10점을 올렸다. 최익제와 불안한 호흡에 범실도 많긴 했지만 분전했다. 문제는 김정호였다. 케이타와 함께 원투펀치를 이뤄야 할 김정호는 1세트 2점, 공격 성공률 33.33%에 그쳤다. 김정호가 힘을 내지 못하면서 KB손해보험은 추격은 계속했지만 동점에 이르지 못하고 흐름이 끊겼다.
이에 KB손해보험은 2세트 로테이션에 변화를 줬다. 케이타가 펠리페와 최대한 함께 가도록 바꾸는 대신 김정호가 상대적으로 낮은 블로킹을 상대하도록 했다. 김정호는 2세트 4점, 공격 성공률 100%를 기록했다. 로테이션 변화가 효과를 본 셈이었다.
3세트에는 펠리페가 시작 위치를 다시 옮겼다. 김정호와 케이타 모두 어느 정도 맞물리는 쪽으로 방향성을 가져갔다. 여기에 OK금융그룹은 펠리페와 김정호가 전위에서 만나는 상황을 효과적으로 활용했다. 두 선수가 전위에 함께할 때는 펠리페 점유율을 올리며 김정호 낮은 블로킹을 공략했다. 2세트까지 5점, 공격 성공률 30.77%에 그쳤던 펠리페는 3세트에만 10점, 공격 성공률 76.92%를 기록해 앞선 세트까지 아쉬움을 단번에 만회했다. 펠리페가 살아나면서 OK금융그룹은 3세트까지 세트 스코어 2-1로 앞섰다.
벼랑 끝에 몰린 KB손해보험은 다시 2세트와 유사한 로테이션으로 나섰다. 케이타가 펠리페와 맞물려 갔다. 기선제압에 성공한 건 펠리페였다. 케이타 첫 공격을 블로킹으로 잡아냈다. 3세트에 살아난 펠리페는 연이어 강력한 공격을 뽐내며 팀에 주도권을 안겼다. 펠리페가 케이타와 맞물려가면서도 앞서는 공격력을 보여준 덕분에 OK금융그룹은 더 분위기를 살릴 수 있었다(4세트 케이타 7점, 공격 성공률 35% / 펠리페 7점, 공격 성공률 60%).
경기 후 OK금융그룹 석진욱 감독이 "4세트에는 이경수 감독대행에 졌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KB손해보험이 오더 싸움에서 4세트에는 앞섰지만 오히려 OK금융그룹이 힘을 냈고 경기는 4세트에서 끝났다. 4세트 외에 1, 3세트는 펠리페 공격을 살리기 위한 석진욱 감독의 장치가 통했다.
사진=의정부/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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