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나의 힘’ 러셀 “같은 땅에 있다는 것, 큰 위안 되죠”
- 남자프로배구 / 서영욱 / 2020-12-15 22:18:56
[더스파이크=수원/서영욱 기자] 러셀이 사랑의 힘을 앞세워 팀의 3-0 완승을 이끌었다.
한국전력 러셀은 15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경기에서 양 팀 통틀어 최다인 21점, 공격 성공률 58.62%를 기록하는 맹활약으로 한국전력 3-0 승리를 이끌었다. 강점인 서브 에이스도 3개를 기록했다.
이날 고무적이었던 또 다른 요인은 기복 없이 매 세트 꾸준했다는 점이다. 경기, 세트마다 기복 있는 편이라는 평가를 듣는 러셀이지만 이날은 달랐다. 1세트 8점, 공격 성공률 54.55%를 기록한 러셀은 2세트 4점, 공격 성공률 50%를 기록했다. 마지막 3세트에는 9점을 책임지면서 공격 성공률 70%에 달했다. 매 세트 주포 역할을 해준 러셀이다.
기복이 줄어든 것에 대해 한국전력 장병철 감독은 러셀 웜업 과정에 변화를 줬다고 언급했다. 기존 루틴보다 10분 빨리 나와 몸을 풀게 했다. 경기 후 인터뷰실을 찾은 러셀은 “웜업 과정에 변화를 준 셈인데, 긍정적이다. 몸이 더 빨리 달아오르고 나은 것 같다”라고 밝혔다.
기복이 있다는 건 러셀도 인지하고 있었다. 경기력에 기복이 있다는 평가를 알고 있다던 러셀은 “집중력과 마음가짐 때문이었던 것 같다. 오늘은 안 된 건 뒤로 하고 바로 다음 플레이에 집중했다. 마음가짐을 잘 가져가면서 잘 풀린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변화를 준 몸풀기 과정 외에 러셀에게 심적인 안정을 준 요인이 하나 더 있다. 아내 이유하 씨가 정말 오랜만에 한국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이유하 씨는 컵대회 직후인 9월 미국으로 돌아갔다가 그저께 입국했다. 다만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은 짧다. 러셀은 아내가 3주만 머무르며 그중 2주간 자가격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실제로는 일주일만 같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같은 한국에 있다는 사실 자체가 러셀에게는 큰 힘이 됐다. 러셀은 “아내와 같은 땅에서 같은 시간대에 있다는 점만으로도 굉장히 위안이 된다. 경기 중에도 같이 있다고 생각하니 잘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경기 후 장병철 감독 역시 "러셀은 아내가 있어야 잘하는 것 같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아내와는 매일 페이스타임을 활용해 연락하고 있는 러셀이다. 배구 선수 출신인 아내는 러셀 경기를 보고 조언을 건네기도 한다고. 러셀은 “오늘 승리로 아내가 좋아하길 바란다. 이전에도 안 좋은 부분이 있으면 지적도 하고 코칭도 했다”라며 “오늘은 기분 좋게 이겨서 아내도 기분 좋을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빨리 돌아가기 위해 3-0으로 이긴 것 아니냐는 말에 러셀을 밝게 웃으며 “예스”라고 답한 이후 “물론 그런 여부를 떠나 3-0 승리는 항상 좋다. 최근 5세트 경기가 많았는데 그게 오늘 동기부여가 돼서 일찍 끝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사진=수원/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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