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철 감독의 핀잔 “이상현, 그렇게 말해도 못하더니 마지막에 해내더라” [벤치명암]
- 남자프로배구 / 장충/김희수 / 2023-12-20 22:16:08
신승을 거둔 신영철 감독이 이상현에게 애정 어린 핀잔을 던졌다. 비디오 판독에 대한 작심 발언도 이어갔다.
우리카드가 2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을 세트스코어 3-2(19-25, 25-18, 25-22, 23-25, 15-13)로 꺾고 승점 2점을 챙겼다. 우여곡절이 많은 경기였다. 1세트를 무력하게 내줬다가 2-3세트를 달라진 경기력으로 잡아냈고, 4세트에는 마테이 콕(등록명 마테이)의 서브에 대한 논란의 비디오 판독이 진행되기도 했다. 그렇게 향한 5세트에서 이상현과 마테이가 존재감을 드러내면서 극적인 승리를 거둔 우리카드였다.
승장 신영철 감독은 “아이고, 힘들어 죽겠다”를 외치며 인터뷰실 의자에 앉았다. 그는 “선수들이 끝까지 잘해줬다. 상대 세터에 따른 경기 운영 방식 변화를 가져간 부분이 주효했다. 다만 상대의 공격 코스가 뻔히 대각인데도 블록 위치 선정이 안 좋았던 부분은 아쉽다. (한)태준이의 볼 분배에도 조금 문제가 있었다”고 경기 내용을 돌아봤다.
이날 4세트 23-24에서 마테이의 서브에 대한 주심의 인/아웃 비디오 판독 결과가 아웃으로 나오자, 신 감독을 포함한 우리카드의 모든 구성원들은 격분한 상태로 항의를 이어갔다. 신 감독은 그 때의 경기 지연으로 인해 5세트 시작과 동시에 경고를 받기도 했다.
신 감독은 “볼이 바닥에 닿는 순간에 확실히 라인에 물려 있는 걸 봤는데도 아웃을 부르니 화가 날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현대캐피탈 선수들도 인이라고 보고 별다른 리액션을 안 하고 있는 상태였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이런 식으로 오독을 한 뒤에 사후 판독해서 ‘오독이었다, 미안하다’라고 하고 끝나는 건 말도 안 된다. 이런 거 하나로 경기의 결과가 바뀔 수도 있기 때문이다”라며 작심 발언을 했다.
한편 이날 5세트 13-13에서 결정적인 블로킹을 잡아낸 이상현에 대해 신 감독은 “(이)상현이에게 경기 내내 ‘상대를 따라가지 말고 위치만 지켜라. 그러면 거기로 공이 온다’고 계속 이야기했다. 그런데 계속 몸이 따라다니면서 말한 대로 못하더니 마지막에 해내더라”라며 애정 어린 핀잔을 던졌다. 그러면서도 신 감독은 “아직 섬세함은 떨어지는 선수지만 높이와 탄력이 좋은 선수다. 구력을 더 키우면 큰 보탬이 될 것”이라며 이상현을 칭찬했다.
한편 현대캐피탈은 승점 1점 획득에 만족해야 했다. 아흐메드 이크바이리(등록명 아흐메드)와 허수봉이 43점을 합작했고, 홍동선도 13점을 보탰지만 지나치게 많았던 범실(34개, 우리카드 17개)이 발목을 잡았다. 승기를 잡을 기회였던 13-13에서 아흐메드의 공격이 이상현의 손에 걸린 것도 뼈아팠다. 경기를 5세트까지 끌고 간 자체는 긍정적이었지만, 마무리가 아쉬운 현대캐피탈이었다.
패장 최태웅 감독은 “훈련량을 늘리고 있는 과정에서 발생한 체력 저하로 인해 경기 후반에 범실이 좀 늘어난 것 같다. 그래도 훈련량을 줄일 수는 없다. 선수들은 좋아지고 있다. 비록 졌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경기를 치른 선수들을 칭찬하고 싶다”며 긍정적으로 경기를 돌아봤다.
이날 현대캐피탈의 선발 미들블로커는 차이 페이창(등록명 페이창)과 최민호였지만, 5세트에는 페이창 대신 차영석이 최민호와 함께 선발로 나섰다. 최 감독은 “속공에 강점이 있는 선수라 그 부분을 염두에 두고 선발로 기용했다. 이현승과의 빠른 호흡에 기대를 걸었다. 비시즌을 오롯이 함께 보내지 못했음에도 본인이 몸 관리를 잘 해왔기 때문에 경기를 뛰는 데 지장이 없다”며 차영석에 대한 기대감과 긍정적인 평가를 들려줬다.
최 감독은 인터뷰실을 빠져나가며 “선수들의 전투력이 계속 상승하고 있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남겼다. 패배 속에서도 희망을 본 최 감독이었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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