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철 감독의 유쾌한 한 마디 “상현이가 요새 말을 좀 잘 듣는다” [벤치명암]

남자프로배구 / 장충/김희수 / 2023-12-07 22: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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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현의 활약에 대해 신영철 감독이 “요새 말을 잘 들어서”라는 유쾌한 비결을 공개했다.

우리카드가 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3라운드 경기에서 대한항공을 세트스코어 3-1(24-26, 25-23, 25-23, 25-22)로 꺾고 승점 3점을 챙겼다. 마테이 콕(등록명 마테이)-김지한 쌍포가 44점을 합작했고, 한성정과 이상현도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힘을 보탰다. 블로킹에서도 11-7로 앞선 우리카드는 승점 30점에 도달하며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승장 신영철 감독은 “1세트에는 우리가 좀 버벅거렸다. 연습 때부터 선수들의, 특히 마테이의 리듬이 좀 좋지 않았다. 오더 싸움에서도 상대가 지난 경기 대비 변화를 줬다. 2세트부터는 우리도 오더에 변화를 주며 대응한 것이 주효했고, 선수들도 분석을 토대로 지시한 대로 잘 따라와 줬다. 이상현이 들어오고, 한태준의 속공 패스도 잘 올라가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며 경기를 돌아봤다.

이날 승리로 우리카드는 대한항공을 상대로 이번 시즌 3전 전승을 달렸다. “선수들에게는 큰 자신감이 될 것이다. 특히 마테이나 한태준 같이 젊은 선수들은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적당한 자신감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3연승을 긍정적으로 바라본 신 감독은 “수비나 연결 동작에서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 끊임없는 훈련을 통해 더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며 방심하지 않고 다음을 준비할 것임을 전했다.

신 감독은 미들블로커들과 속공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들려줬다. 먼저 2세트를 끝낸 한태준과 박진우의 속공 호흡에 대해 신 감독은 “속공수들에게는 늘 빨리 때리라는 주문을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점프를 빠르게 뛰는 것이 아니라 손을 빨리 드는 것이 중요하다. 점프를 빨리 떠봤자 손을 빨리 들지 못하면 올라오는 공에 템포를 맞출 수 없다. 2세트의 마지막 속공은 박진우가 손을 빠르게 들어서 상대의 맨투맨 블록이 뜨더라도 충분히 점수를 낼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고, 한태준도 박진우에게 좋은 패스를 올렸기 때문에 두 선수를 칭찬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신 감독은 계속해서 게임 체인저가 된 이상현에 대해서도 코멘트를 남겼다. “최근에 이상현이 말을 좀 잘 듣는다”며 웃음을 터뜨린 신 감독은 “이상현이 단양 프리시즌 매치 때 폼이 좋았는데, 부상으로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다시 예전의 안 좋은 습관들이 나왔다. 그런데 그 시기에는 또 박준혁이 말을 잘 들었다. 요즘은 또 박준혁보다 이상현이 말을 잘 듣는다”며 이상현의 경기력이 올라온 비결로 자신의 말을 잘 듣는 부분을 유쾌한 말투와 함께 짚었다.

한편 대한항공은 우리카드를 상대로 또 한 번 무너지며 1위 탈환에 실패했다. 링컨 윌리엄스(등록명 링컨)가 허리 통증으로 자리를 비운 가운데 임동혁이 29점을 터뜨렸지만, 1세트를 제외한 모든 세트에서 미묘하게 팀적인 균형이 맞지 않는 모습이었다. 정지석은 복귀전에서 서브 득점 1개‧블로킹 1개 포함 8점을 올리며 준수한 모습을 보였지만 팀 패배를 막지는 못했다. 


패장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현재 팀의 상태가 100%가 아닌 것은 맞지만, 그게 변명이 될 수는 없다. 있는 선수들로 점수를 내고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 중요한 순간에 득점이 나오지 못한 부분이 아쉬웠고, 우리카드는 중요한 순간에 좋은 공격을 구사했다. 축하한다. 우리는 팀적으로 더 스마트해져야 한다”라며 겸허하게 패배를 받아들였다. 그는 “좀 더 두려움 없는 플레이를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실수를 하더라도 바로 털어버리고 다음 걸 준비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이건 내가 해야 할 일이다. 팀의 리더로서 선수들을 두려움에서 꺼내줘야 한다”며 자기 자신에게도 채찍질을 가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이날 시즌 첫 실전을 소화한 정지석에 대해서는 “복귀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이번 경기에서의 모습은 긍정적이었다. 만족도를 퍼센티지로 따지자면 82.5% 정도 될 것 같다. 내 계산이 맞다면 말이다(웃음). 우선 정지석이 코트에서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 이제 훈련을 통해 더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한다”며 밝은 모습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날 대한항공의 플레이는 어딘가 모르게 아귀가 맞지 않았다. 1-2세트에는 김규민의 화력이 대단했지만 임동혁이 충분히 뒤를 받치지 못했고, 반대로 3-4세트에는 임동혁이 엄청난 화력을 뿜어냈지만 김규민이 침묵했다. 이 부분에 대한 의견을 묻자 틸리카이넨 감독은 “꼭 그 부분뿐만 아니라, 복합적인 문제들이 많이 얽혀 있는 상황이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지금 우리의 플레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배구는 팀 스포츠다. 어떤 상황이든 선수들은 서로를 도와가며 경기를 풀어가야 한다”라며 전반적인 개선이 필요한 상황임을 언급했다.

대한항공의 다음 경기는 10일 인천에서 치러지는 KB손해보험과의 홈경기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내가 의사는 아니지만, 그 경기에 링컨이 나설 수 있을 확률은 매우 희박할 것 같다”며 링컨의 복귀는 어려울 것임을 밝혔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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