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했지만 아쉬움 가득한 후인정 감독 “안일한 모습 있었다” [벤치명암]
- 남자프로배구 / 천안/박혜성 / 2023-03-14 22:13:46
“점수가 벌어지다 보니 선수들이 안일한 모습이 있었다.”
후인정 감독이 이끄는 KB손해보험이 14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현대캐피탈과 6라운드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5-20, 27-25, 22-25, 25-21, 15-12)로 승리했다.
봄 배구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끝까지 최정예 멤버로 싸워 승리를 따냈다. 후인정 감독은 “쉽지 않은 경기였다. 상대는 주전 선수들이 빠졌고 우리는 주전 선수들이 다 뛰었는데 이런 경기가 오히려 부담스러운 경기다. 그래도 선수들이 끝까지 최선을 다해 승리할 수 있어서 기분 좋다”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승리하긴 했지만 찝찝한 승리였다. 세트마다 큰 점수 차로 리드하고 있었지만 따라잡혔고 결국 승부를 5세트까지 끌고 갔다. 후인정 감독은 “리시브 문제다. 리시브가 흔들리다 보니 세터와 공격수 간의 호흡도 어긋났다” 이어 “그리고 점수가 벌어지다 보니 선수들이 안일한 모습이 있었다. 하지만 그러다 보면 순식간에 잡히는 게 배구다. 흐름을 확실하게 가져가야 했는데 내주다 보니 어렵게 풀어갔다”라고 알렸다.
이날 1세트 중반 후인정 감독은 황택의 세터를 빼고 신승훈을 투입했지만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남은 경기를 황택의로 이어갔다. 후인정 감독은 “잘해줄 때는 잘해주는데 갑자기 이상한 토스가 나올 때가 있다. 갑자기 고치긴 힘들다. 황택의가 군에 입대하면 신승훈이 팀을 이끌어 가야 하기 때문에 황택의에 버금가는 세터로 잘 키워보겠다”라고 말했다.
KB손해보험은 비예나가 풀리지 않을 때 반대편에 있는 한성정이 활로를 뚫어주는 모습을 보였다. 22점을 기록하며 공격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한성정이지만 후인정 감독은 만족하지 않았다. “우리가 한성정에 기대하는 건 공격적인 모습보다 리시브와 수비다. 이번 경기에서 공격은 좋은 모습을 보였지만 수비적인 부분에서는 그러지 못했다. 수비 쪽에 더 도움이 되어줘야 한다”라고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이제 KB손해보험은 오는 17일 한국전력과 경기를 끝으로 2022-2023시즌을 마무리한다. 후인정 감독은 “마지막 경기도 총력전을 다할 것이다. 마지막 경기이기 때문에 승리를 통해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라고 다짐했다.
반면 현대캐피탈은 3연패 수렁에 빠지게 됐다. 최태웅 감독은 “외국인 선수도 없는 상황에서 아쉽게 패하긴 했지만 포스트 시즌에 어린 선수들이 대담하고 담력 있게 하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훨씬 더 경기력이 더 좋아야 승리할 수 있을 거라는 걱정이 되는 경기였다”라며 아쉬운 모습을 나타냈다.
이날 현대캐피탈은 모든 세트마다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며 KB손해보험에 주도권을 내주며 시작했다. 이에 대해 최태웅 감독은 “특별한 이유보다는 주전 선수들이 3명이나 빠졌기 때문에 화력 싸움에서 밀렸다”라고 설명했다.
이미 순위는 2위로 확정됐지만 현대캐피탈은 어느덧 3연패에 빠져있다. 포스트 시즌을 앞두고 연패를 기록하고 있는 것에 대한 불안감은 없을까. 최태웅 감독은 “지금의 연패와 포스트 시즌이 연결될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젊은 선수들 3명 정도가 투입될 수 있는데 그 상황에서 젊은 선수들이 얼마나 대담한 모습으로 싸울 수 있을까가 걱정이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긍정적인 요소도 분명 있었다. 오랜만에 풀타임을 소화한 문성민이 블로킹 2점, 서브 4점 포함 23점을 올리는 맹활약을 펼쳤다. 최태웅 감독 역시 문성민의 활약에 박수를 보냈다. “역시 현대캐피탈의 기둥인 것 같다. 몸이 아픈데도 참고해주는 모습은 현대캐피탈뿐만 아니라 한국배구의 모범적이고 젊은 선수들의 귀감이 되는 대단한 선수다”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현대캐피탈은 오는 18일 정규리그 마지막으로 OK금융그룹과 경기를 치른다. 최태웅 감독은 이날에는 모든 선수를 기용할 것이라 전했다. “포스트 시즌 전 모든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에 초점을 둬야 할 것 같다. 이번 경기처럼 젊은 선수들만 기용하는 것이 아닌 모든 선수를 출전시킬 생각이다”라고 전하며 자리를 떠났다.
사진_천안/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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