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산 3,000득점 달성’ 하현용 “후배들에게 짐이 되지 않도록, 더 열심히 해야죠”
- 남자프로배구 / 서영욱 / 2020-12-04 22:09:53
[더스파이크=대전/서영욱 기자] 꾸준함과 자기관리로 통산 3,000득점에 이른 하현용이 베테랑으로서 마음가짐을 돌아봤다.
우리카드 하현용은 4일 삼성화재와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대전 원정 경기를 앞두고 개인 통산 3,000득점에 7점을 남기고 이었다. 기록 달성을 코앞에 두고 하현용은 1세트부터 득점포를 가동했다. 1세트에만 블로킹 3개를 잡아내는 등 총 6점을 올렸다. 2세트 시작과 함께 속공 득점을 추가해 일찌감치 3,000득점 달성에 성공했다. 하현용은 이날 총 9점을 올렸고 우리카드도 삼성화재에 3-0으로 승리했다.
하현용은 주변 사람 덕분에 기록에 관해 알고 있었다고 경기 후 밝혔다. 그는 “직전 경기에서도 구단 관계자분들이 얼마 안 남았다고 하셨다. 오늘도 많은 분이 이야기해주셔서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도 알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하)승우가 속공을 많이 올려줬다. 알고 올린 것 같진 않다. 안 맞는 것도 있었지만 승우가 요새 자신감을 얻어서 올려준다. 세터가 속공을 자신 있게 올리면 처리하는 선수도 수월하다. 승우가 자신감을 찾고 나도 속공으로 도와줬다”라고 경기 중 기록 달성 상황도 돌아봤다.
하현용은 “신영철 감독님께서 신인드래프트에서 뽑아주셨고 또 첫 경기부터 기회를 주셨다. 그때 첫 득점이 아직도 기억난다. 감독님 밑에서 기록을 세울 수 있어 영광이다”라며 신인 시절 자신을 뽑고 우리카드에서 다시 만난 신영철 감독 밑에서 기록을 세웠다는 점이 주는 의미도 언급했다.
하현용은 V-리그 원년인 2005시즌부터 줄곧 선수 생활을 이어오고 있다. 당시 입단 동기 중에는 하현용 포함 남녀부에서 총 네 명(하현용, 곽동혁, 황연주, 임명옥)만이 남아있다. 그만큼 오랜 시간에 걸쳐 꾸준히 리그에서 뛸 충분한 몸 상태와 기량을 유지했다는 뜻이다. 하현용은 여전히 몸 상태가 좋다면서 베테랑으로서 느끼는 책임감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몸 상태는 전혀 나쁘지 않다. 몸은 좋은데 뭔가 베테랑으로서 팀에 보탬이 되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가끔 부담될 때도 있다. 그걸 떨쳐버리지 못하면 뭔가 후배들에게 짐이 되는 느낌이다. 팀에 보탬이 되지 못하고 짐이 된다면, 나이도 있기에 밀려나는 거다. 그래서 뭔가 더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후배들을 위해서 더 열심히 해야 한다. 후배 때는 시키는 대로만 열심히 했지만 지금은 스스로 해내지 않으면 도태된다.”
이런 책임감과 부담은 올 시즌에도 해당한다. 특히 최근에는 주포 나경복이 부상으로 빠져있다. 팀이 흔들릴 수도 있는 상황이기에 베테랑 하현용 역할도 더 중요해졌다. 하현용은 “나는 내가 제일 걱정하는 것 같다. 후배들은 그렇게 생각 안 하는데 스스로 만족하지 못해서 그런 것 같다”라고 운을 뗀 후 “경복이가 부상으로 빠지고 전화위복이 된 것 같다. 하승우와 알렉스도 맞아가고 있고 오늘도 승리했다. 연승을 달리면서 선수들도 자신감이 생겼다”라고 최근 팀 분위기를 돌아봤다.
이어 “경복이가 빨리 돌아오면 좋겠지만 몸이 다 낫지 않은 상태에서 오길 원하진 않는다. 확실히 낫고 돌아올 때까지 남은 선수들이 더 뭉쳐서 많이 이겨보겠다”라고 의지도 다졌다.
하현용은 아직 은퇴 시기를 고민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언제까지 할지 정해놓진 않았다. 주위에서 후배들에게 이 나이까지 할 수 있다는 모범이 되기에 끝까지 해보라고 하신다”라며 “욕심일지 모르나 아직 몸 상태가 좋아 은퇴까진 생각하지 않았다”라고 자기 생각을 밝혔다.
미들블로커이기에 득점만큼이나 블로킹도 욕심 나는 기록이다. 하현용은 4일 경기 포함 통산 873블로킹을 기록 중이다. 남자부 통산 4위로, 이선규와 윤봉우만이 이른 통산 900블로킹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하현용은 “개인적인 욕심이라면 이선규 선수처럼 1,000블로킹 이상 하고 싶다”라면서도 “기록은 제가 열심히 하다 보면 달성할 수도, 안 될 수도 있다. 기록은 최대한 신경 쓰지 않고 싶다”라고 말했다. 동시에 그는 기록보다도 승리에 여전히 더 목마르다고 밝히며 인터뷰를 마쳤다. “저는 여전히 팀 승리가 매 경기 더 중요하다. 아직 챔피언결정전을 못 가봤다. 매 경기 이기다 보면 그것도 가능하리라 생각한다.”
사진=대전/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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