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래왔듯, 박정아는 차분했고 캣벨은 여유로웠다 [PO2]

여자프로배구 / 김천/김희수 / 2023-03-25 22: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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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연승과 함께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지만, 박정아와 캣벨은 평소와 똑같은 모습이었다. 박정아는 늘 그랬듯 덤덤하고 평온했고, 캣벨도 늘 그랬듯 열정적이면서 여유로웠다.

한국도로공사의 시즌은 다사다난했다. 이고은이 떠난 세터 자리를 홀로 맡은 이윤정은 기복에 시달렸고, 외국인 선수 카타리나 요비치는 아쉬운 경기력을 선보이며 팀을 떠나야 했다. 우여곡절 끝에 3위 자리를 굳히나 싶었던 시즌 후반에는 KGC인삼공사의 맹추격에 간담 서늘한 상황을 맞이하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도로공사는 이 모든 시련들을 이겨내며 더욱 강해졌다. 준플레이오프 없이 플레이오프 직행을 확정지은 한국도로공사는 뛰어난 경기력으로 1차전을 승리로 장식했고, 2차전 역시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세트스코어 3-0(25-23, 25-22, 25-17) 완승을 거뒀다.

그 중심에는 박정아와 캐서린 벨(등록명 캣벨)이 있었다. 두 선수는 이날 자신감 있는 모습으로 팀 공격을 함께 이끌었다. 박정아가 21점, 캣벨이 19점을 올렸다. 두 선수 모두 공격 성공률도 40%를 훌쩍 넘기며 실속까지 챙겼다.

경기 종료 후 진행된 두 선수의 인터뷰에서는 각자의 캐릭터가 그대로 묻어나왔다. 평소 차분하고 평정심이 돋보이는 박정아는 경기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이겨서 기분 좋다. 오늘(25일)은 좋은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는 담담한 소감을 전했다. 늘 유쾌하고 여유로운 캣벨은 다소 지친 기색이긴 했지만 “이겨서 기분이 좋다. 우리 팀의 성숙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훈련에서 우리가 소통이 잘 안돼서 힘든 부분도 있었는데 경기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서 기쁘다”고 뿌듯한 마음을 드러냈다.
 

시즌 전 한국도로공사가 봄배구, 나아가 챔피언결정전에 오를 거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선수들 역시 그런 세간의 평가를 알고 있었다. 박정아는 “우리 팀의 전력이 좀 떨어지긴 했었으니, 그냥 그런가보다, 부담 없이 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잘 되면 좋고, 아님 말고라고도 생각했다”며 당시를 덤덤하게 돌아봤다.

박정아와 달리 시즌 중 합류한 캣벨은 “나는 중도에 합류했기 때문에 상황이 좀 달랐다. 내가 왔을 때는 우리 팀이 추구하는 목표가 있었고, 그걸 이루기 위해 내가 온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최선을 다해 팀원들을 도우려고 했고, 그 결과 이런 기회(챔피언결정전 진출)까지 이어졌다”고 합류 당시의 마음을 떠올렸다.

두 선수는 챔피언결정전 상대인 흥국생명을 상대하는 마음가짐을 묻는 질문에도 서로의 캐릭터가 한껏 묻어나는 답변을 들려줬다. 박정아는 “마음가짐에서 지고 들어갈 수는 없다. 자신감은 항상 가진다. 물론 결과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나는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다 하고 후회 없는 경기를 할 뿐이다”라며 차분하게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캣벨은 “상대가 전 소속팀인 흥국생명이라고 다를 것은 없다. 같은 경기일 뿐이다. 그냥 즐기려고 생각한다. 매 순간 주어지는 상황에 집중하며 즐기고 싶다”며 특유의 긍정 에너지를 발산했다.

언제나 평온한 ‘돌부처’ 박정아와 언제나 열정적인 ‘깨발랄’ 캣벨의 시너지가 어느덧 한국도로공사를 챔피언결정전까지 이끌었다. 과연 이번 시즌의 최종 관문에서 두 선수는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 그 결말의 첫 장은 29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_김천/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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