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김연경' 흥국생명, 남은 자에게 걸어야 하는 기대

여자프로배구 / 이정원 / 2021-05-20 21:5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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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이정원 기자] 이제 김연경은 없다. 누군가는 김연경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
 

김연경의 소속사 라이언앳은 지난 20일 “김연경이 중국 상하이 광명 여자배구단과 2021-2022시즌 입단에 합의했다”라고 발표했다. 

 

김연경은 2017-2018시즌 이후 오랜만에 중국무대에서 뛴다. 김연경은 “다시 해외 진출을 할 수 있게 돼서 기쁘게 생각한다. 많은 고민 끝에 결정했지만 국내에서 한 시즌을 뛰면서 팬분들에게 받은 사랑과 응원은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다. 앞으로도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라고 다시 해외로 나가는 소감을 밝혔다.

 

2020-2021시즌 준우승 팀 흥국생명의 미래는 어떻게 펼쳐질까. 흥국생명 주장이자 배구여제 김연경은 국내 잔류 대신 중국 진출을 택했다. 흥국생명 전력 구상에도 차질이 생겼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 그러나 이는 절대 쉽게 메울 수 있는 게 아니다. 김연경은 지난 시즌 30경기에 출전해 648점(6위), 공격 성공률 45.92%(1위), 리시브 효율 34.6%(12위), 세트당 서브 0.277개(1위)를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비록 팀을 챔프전 우승 자리에 올리지는 못했지만, 이소영(KGC인삼공사)을 제치고 정규리그 MVP 주인공에 올랐다.

 

그런 김연경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흥국생명은 앞길이 막막하다. 챔프전에서 교체로 좋은 모습을 보였던 이한비도 특별지명을 통해 페퍼저축은행으로 떠났다.

 

결국 남은 국내 윙스파이커 자원은 두 명이다(수련선수 현무린 제외). 김미연, 박현주, 아포짓으로 범위를 넓혀봐도 김다은뿐이다. 결국 트레이드, 신인 드래프트, 선수 등록 기간 전까지 상황을 놓고 본다면 세 선수의 역할은 이전보다 커진다. 

 

세 선수의 지난 시즌 기록을 살펴보자. 김미연은 지난 시즌 30경기에 출전해 169점, 공격 성공률 30.24%, 리시브 효율 22.64%를 기록했다. 세트당 서브 0.269개를 기록하며 이 부문 3위에 올랐다. 하지만 김미연은 발뒤꿈치와 허리 부상으로 고생했다. 봄 배구에서도 리시브에서 불안함을 보이며 아쉬움을 남겼다. 세 명의 선수 중 경험도 많고, 주전 경력도 풍부하지만 국내 제1 공격 옵션으로서는 아쉬운 게 사실이다.

 

박현주는 2년 차 시즌인 2020-2021시즌에 많은 것을 보여주지 못했다. 박현주는 원포인트 서버로 자주 출전했지만 데뷔 시즌(2019-2020시즌)보다 서브의 위력이 많이 떨어졌다(2019-2020시즌 세트당 서브 0.329개, 2020-2021시즌 0.081개). 득점 역시 2019-2020시즌에는 103점을 기록했지만, 2020-2021시즌엔 13점에 머물렀다.

 

김다은은 데뷔 시즌(10경기 출전 39점)에 이어 2020-2021시즌에도 출전 기회를 거의 잡지 못했다. 단 7경기 출전에 그쳤고, 득점도 4점으로 평가가 애매하다.

 

물론 박현주와 김다은은 흥국생명 미래 자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박미희 감독이 이들을 믿고 기회를 부여한다면 잠재력을 터트릴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이는 희망 사항일 뿐, 타팀 공격 라인과 비교하면 무게감이 현저히 떨어진다. 새로운 외인 캣 벨도 윙스파이커와 아포짓을 동시에 볼 수 있지만 뚜껑을 열어 보기 전까지는 어떠한 판단도 할 수 없다.

 

해외 재진출을 염두에 뒀던 김연경은 제외하더라도 이한비의 페퍼저축은행行이 아쉬울 수 밖에 없다. 이한비는 2019-2020시즌 16경기 103점을 기록한 바 있으며, 이번 챔프전에서도 교체로 출전해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이제 흥국생명은 새로운 도전에 나서야 한다. 지금 상황만 놓고 봤을 때는 흥국생명을 강팀이라고 부를 수 없는 상황. 비시즌 출산 후 다시 돌아온 김해란을 제외하면 특별한 전력 보강도 없었다. 오히려 김연경, 이한비뿐만 아니라 김세영까지. 이탈한 자원이 더 많다. 

 

흥국생명이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은 김미연, 박현주, 김다은에게 기대를 갖고 그들이 능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힘을 주는 것이다. 김미연이 중심을 잡아주고 박현주와 김다은이 부담감을 털어내고 자신들의 잠재력을 터트린다면 흥국생명뿐만 아니라 배구 팬들에게도 신선한 재미를 줄 수 있다. 세 선수에게 이번 비시즌은 굉장히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흥국생명의 미래에 모든 이들이 궁금증을 안고 있다. 물론 추후 상황에 따라 선수단 구성이 달라질 가능성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김미연, 박현주, 김다은의 역할은 지난 시즌보다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팬들은 김미연, 박현주, 김다은의 활약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_더스파이크 DB(문복주, 홍기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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