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텨줬어야지, 큰일 날 뻔 했잖아” 김연경이 레이나에게 푸념(?)을 늘어놓은 이유는?

여자프로배구 / 장충/김희수 / 2023-11-01 00:0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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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일 날 뻔 했잖아~” “놀라서 그런 거였어요.” 김연경이 늘어놓은 장난기 넘치는 푸념에 레이나가 귀여운 변명을 내놨다.

흥국생명의 아시아쿼터 선수 레이나 토코쿠(등록명 레이나)는 시즌 초반 타 팀의 아시아쿼터 선수들에 비해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김연경과 김미연이라는 2년째 유지 중인 날개 조합이 버티고 있기도 했고, 선수 본인도 완벽하지 않은 몸 상태와 적응 기간 부족으로 인해 다소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3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치러진 GS칼텍스와의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경기에서 레이나는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쳤다. 자신의 주 포지션이 아닌 미들블로커로 나섰지만, 블로킹 2개 포함 8점을 올리며 존재감을 드러냈고, 공격 성공률도 75%로 높았다. 69.57%의 공격 성공률로 18점을 터뜨리며 맹활약한 김연경과 함께 팀 승리에 일조한 레이나였다.

김연경이 잠시 옷을 갈아입는 사이, 경기 후 인터뷰실에는 레이나가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GS칼텍스가 쉽지 않은 상대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지난 정관장과의 경기에서 패했기 때문에 더 많은 연습을 했다. 원정 경기라서 긴장도 많이 됐는데 빠르게 이겨서 기분이 좋다”는 승리 소감을 먼저 전했다.

시즌 초반 활약이 다소 부족했던 와중에, 자신의 주 포지션이 아닌 자리에 나서야 하는 상황은 레이나에게 분명 부담이었다. 그러나 레이나는 부담을 떨쳐내고 좋은 활약을 펼쳤다. “감독님꼐서 팀에 부족한 부분을 내가 채울 수 있길 바란다고 말하셨다”고 밝힌 레이나는 “미들블로커로는 고등학교 때 3개월 정도 뛰어본 게 전부다. 미들블로커로 들어가게 돼서 놀라긴 했지만 도움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레이나가 이야기를 이어가던 중, 김연경도 인터뷰실을 찾았다. 김연경은 “직전 경기에서 다 이긴 경기를 놓쳤기 때문에 선수들끼리 반성을 많이 했다. 경기를 다시 돌려보면서 어떤 부분에서 우리가 안 됐는지도 분석했다. 결국 우리의 집중력이 갑작스럽게 흐트러지면서 반격을 내준 것이 원인이라는 걸 알았고, 조금만 더 집중하면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열심히 준비했다. 선수들이 각자의 역할을 잘 해줬다”고 경기 소감을 전했다.

선배 김연경이 바라보는 레이나는 어떤 잠재력을 가진 선수인지도 궁금했다. 김연경은 “워낙 공격력이 좋은 선수고, 점프와 탄력도 좋다. 앞으로 더 좋은 공격력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부상 때문에 팀과 함께 한 시간이 그리 길지는 않다. 갈수록 더 좋아질 것이라고 본다”며 레이나의 장점을 설명했다. 


이날 2세트가 끝난 뒤 김연경과 레이나는 코트 위에서 격하게 기쁨을 나누다가 바닥으로 쓰러지기도 했다. 김연경은 “기분이 너무 좋아서 (레이나에게) 안기려고 했는데 넘어졌다. 내가 좀 무거웠나보다. 큰일 날 뻔 했는데, 밸런스를 잘 잡았다(웃음)”고 당시를 돌아봤다. 이야기를 듣던 레이나가 “놀라서 그런 거다”라며 소심한(?) 변명을 내놓자, 김연경은 “버텨줬어야지. 이제 안기면 안 될 것 같다”며 장난기 넘치는 푸념을 늘어놓기도 했다.

“이제 버스와 지하철도 탈 수 있게 됐다”고 말할 정도로 코트 안은 물론 밖에서도 순조롭게 적응해가고 있는 레이나는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흥국생명의 우승을 향한 여정에 힘을 보탤 참이다. 흔들리지 않는 에이스 김연경 역시 레이나와 함께 늘 그래왔듯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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