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전술, 이제는 없을까? 틸리카이넨 감독에게는 ‘아직 한 발 남았다’ [도드람컵]
- 남자프로배구 / 구미/김희수 / 2023-08-10 21:43:53
이동공격과 중앙으로 침투하는 시간차까지, 대한항공의 공격 옵션은 더욱 다채로워졌다. 그러나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아직도 새로운 무기의 개발이 끝나지 않았음을 알렸다.
대한항공이 10일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조별리그 A조 예선 경기에서 KB손해보험을 세트스코어 3-1(17-25, 25-21, 25-18, 25-21)로 꺾고 조별리그 전승을 달성했다. 이준이 팀내 최다인 18점을 올렸고, 이수황은 데뷔 후 한 경기 최다 득점인 15점을 터뜨렸다. 곽승석과 진지위도 각각 15점, 14점을 보탰다. 이날 승리로 대한항공은 A조 1위로 준결승에 올랐고, 11일에 펼쳐지는 삼성화재-파나소닉 경기의 패자와 맞붙는다.
승장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밝은 표정으로 인터뷰실을 찾았다. 예선 전승을 예상했는지 묻자 틸리카이넨 감독은 “결과에 대해 별다른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다만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기술들을 잘 보여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있었다. 이게 되면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의 특수한 상황에서 우리는 더 재밌는 배구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이번 경기 시작 전에도 선수들의 몸 상태에 대해 고민이 많았는데, 선수들이 잘 버텨주면서 경기를 잘 마무리했다”고 답했다.
이날 조재영은 이동공격 옵션을 여러 차례 선보였다. 득점으로 연결된 것은 한 번뿐이었지만 흥미로운 장면들이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이동공격에 대해 “지난 시즌을 시작하기 전부터 준비해온 옵션이다. 시즌 때 모든 걸 보여준 것은 아니다. 다가오는 시즌에도 보여줄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이번 대회에서 썼던 것들 중 필요한 것들이 있다면 주전 선수들이 돌아온다 해도 적용해서 쓸 수는 있을 것이다”라는 이야기를 들려줬다.
이동공격과 중앙 시간차, 개인 시간차 등 사실상 현 스쿼드로 보여줄 수 있는 공격 패턴은 거의 다 보여준 것처럼 보이는 상황, 틸리카이넨 감독에게 설마 새로운 것이 더 나올 수 있을지 물었다. 그는 “물론이다”라고 답하며 웃어보였다. 덧붙여 틸리카이넨 감독은 “나는 마치 새 핸드폰이 계속 출시되는 것처럼 늘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떠올린다. 하지만 나 혼자 해내는 것들은 아니다. 코칭스태프들, 선수들과 아이디어를 공유하면서 만들어내는 것이다. 배구는 원래 늘 변화하는 종목이고, 나는 늘 그 변화가 기대된다”고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말했다.
인터뷰실을 찾은 후인정 감독의 얼굴에는 씁쓸한 미소가 담겨 있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내용이 더 좋지 않았다. 구상한 것들이 있었는데 선수들이 기대만큼 따라와 주지 못했다”고 대회를 돌아본 후 감독은 이날 리시브에서 불안함을 노출한 배상진에 대해 “기술적인 문제가 조금 더 큰 것 같다. 원래 배구에서 리시브가 가장 어렵다. 하루아침에 되는 부분은 아니다. 본인의 역량과 센스가 있어야 실력이 향상된다. 배상진 역시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며 훈련으로 그의 리시브를 보강할 것임을 밝혔다.
대회는 끝났지만, 시즌 개막까지는 아직 시간이 남아 있다. 후 감독은 “포지션 별로 갖춰야 할 것들이 있다. 그걸 리그 개막 전까지 보강하면서 남은 비시즌을 보내겠다”는 짧은 향후 청사진을 밝히며 인터뷰실을 떠났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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