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은 패했어도, 배구대통령은 빛났다

남자프로배구 / 이정원 / 2021-01-28 21:3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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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스파이크=수원/이정원 기자] 신영석은 정말 대단한 선수다. 

 

신영석은 한국전력 이적 후 새로운 배구의 재미를 느끼고 있다. 속공과 블로킹은 물론이고 최근에는 리시브 부담감을 덜어주기 위해 리시브에도 가담하고 있다. 정말 만능이다. 

 

한국전력은 28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우리카드와 경기를 가졌다. 이날 경기는 굉장히 중요했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면 3연승을 거둠과 동시에 4위로 올라서기 때문이다. 

 

신영석은 1세트부터 폭발했다. 비록 팀은 세트를 내줬으나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상대 공격을 연이어 막아냈고 속공에서도 100%의 성공률은 보여줬다. 팀이 세트를 가져오지 못한 게 이상할 정도로 뛰어난 활약이었다. 

 

흔들리지 않았다. 이후에도 속공과 블로킹, 서브 전천후에 걸쳐 팀에 도움을 줬다. 신영석이 터지니 옆에 있던 러셀은 물론이고 지지부진하던 박철우도 살아났다. 

 

2, 3세트는 신영석과 함께한 한국전력의 분위기로 흘러갔다. 특히 신영석은 2세트와 3세트를 끝내는 마지막 득점을 모두 기록했다. 3세트까지 신영석은 블로킹 4개, 서브에이스 1개 포함 14점에 공격 성공률은 90%였다. 범실은 단 두 개뿐이었다. 

 

4세트에도 신영석의 진가는 여전했다. 초반 주도권 싸움에서 연이은 속공 득점을 올렸다. 군더더기 없고 완벽한 정점 높이에서 때린 깔끔한 속공 득점이었다. 세터 황동일은 리시브만 안정적으로 오면 신영석을 적극 활용했다. 21-24, 22-24에서는 연속 속공 득점을 올리며 팀 추격에 힘을 보탰다. 몸을 날리는 수비도 여럿 보였다. 

 

신영석은 이날 18점, 공격 성공률 92%를 기록했지만 한국전력은 우리카드 알렉스(40점) 벽을 넘지 못하고 2-3으로 패했다. 승점 1점 획득에 만족해야 했다. 

 

경기는 패했어도 신영석의 활약은 빛났다. 그가 트레이드로 온 후 정말 한국전력은 달라졌다. 신영석의 효과는 비단 코트 위 활약이 전부가 아니다. 코트 위 플레이는 물론이고 코트 밖에서도 팀 동료들의 사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계속해서 박수를 보냈다. 분위기메이커 역할을 자청하며 경기를 끝까지 끌고 갔다. 정말 배구대통령 그 자체였다.

 

이날 경기를 보면서 왜 사람들이 신영석을 배구대통령이라 부르는지 알 수 있었다. 패했어도 신영석은 빛났다. 우리는 2021년 배구대통령과 같은 시대에 살고 있다. 

 

 

사진_수원/유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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